수원FC의 돌풍이 시즌 막판 사그라들고 있다. 전력 보강은커녕 오히려 출혈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FC의 돌풍을 이끌었던 김은중 감독의 시름도 깊어만 가고 있다.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수원FC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팀이었다. K리그1 11위까지 추락해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밀렸기 때문이다. 자칫 강등 위기로 내몰렸던 수원FC는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은중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맞이했다. 김은중호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강원FC나 김천 상무에 가리긴 했으나, 수원FC는 4월 중순 이후 단 한 번도 7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을 만큼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에 내몰렸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상승세가 시즌 내내 이어졌다. 자연스레 1년 전 강등을 걱정하던 수원FC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그런데 시즌 중반부터 온갖 악재가 이어졌다. 핵심 선수들이 잇따라 팀을 떠난 게 시작이었다. 지난여름 이승우는 전북 현대로, 권경원은 코르파간(아랍에미리트)으로 향했다. 다른 상위권 팀들이 저마다 전력을 보강하던 시기, 김은중 감독은 핵심 선수들이 시즌 도중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여기에 손준호 악재까지 터지면서 결국 팀이 무너졌다.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중국축구협회의 발표와 맞물려 영구 제명 징계가 나왔다.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해명이 석연치 않았던 손준호와 수원FC는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손준호 이슈 이후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는 결국 손준호 이탈 이후 2연패·10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남은 일정도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에서 남은 2경기는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이다. 수원FC가 2경기를 모두 놓치면 6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나마 파이널A(상위 스플릿) 진입은 확정했지만, 시즌 내내 파이널A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던 김은중호의 도전이 시즌 막판 허무하게 힘을 잃게 될 수도 있다.김은중 감독은 지난 김천 상무전 2-4 패배 후 “남은 경기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컨디션 좋은 선수들로 경기를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남은 시즌 희망적인 목표보다 체념에 가까운 이 한마디는 수원FC와 김은중 감독이 처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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