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독과점 도전’ 직면한 엔비디아, ‘피지컬 AI 잠재력’ 지닌 한국과 동맹
박종오,이재호,채반석기자수정2025-11-03 07:17등록2025-11-03 07:00
박종오,이재호,채반석기자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 왼쪽)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세계 인공지능(AI·에이아이) 칩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기업과 대규모 협력 방안을 발표한 것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기술 표준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엔비디아와 제조업 기반의 ‘피지컬 인공지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한국이 ‘인공지능 동맹’을 결성했다는 의미다.2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는 ‘글로벌 칩 외교’의 연장선이다. 최근 황 최고경영자는 중국·일본·중동·영국 등 세계 주요국들을 돌며 엔비디아 ‘칩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런 행보의 하나로 지난달 31일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지피유) 26만장을 2030년까지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했다.이런 결정은 국내 핵심 제조기업들과 맺어온 공급망 협력이 일차적인 발판이 됐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칩에 탑재되는 메모리(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데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등의 혁신을 추진해왔다. 네이버는 한국의 독자 인공지능 개발 모델을 비롯해 차세대 ‘피지컬 인공지능’ 플랫폼 공동 개발 협의를 이어왔다.광고엔비디아로서는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의존했던 자사 인공지능 칩 판매처를 한국 정부와 기업으로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구글, 오픈에이아이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 칩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라는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중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급속히 좁히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 칩 국산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엔비디아로서는 위협 요인이다.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과 피지컬 인공지능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을 두고, 자체 인공지능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테슬라나 정치적 부담이 큰 중국 전기차 업체 등과의 협력보다는 한국 기업을 최적의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얘기가 산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이번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는 자사 칩과 서비스의 중장기적 수요 기반을 넓히고, 한국 정부와 기업도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과 피지컬 인공지능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국으로서는 경쟁 상대인 중국에 견줘 뒤처진 로봇·자율주행차 등 첨단 제조업 혁신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광고광고피지컬 인공지능은 황 최고경영자가 챗지피티(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다음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핵심 분야다. 산업 자동화, 로봇 분야 등에서 활용되는 이 인공지능을 우선 도입해 적용하기엔 제조업과 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이 최적의 시험대다. 황 최고경영자가 방한 기간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제조, 인공지능 역량을 모두 갖춘 드문 나라”라고 추켜세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전 한국인터넷진흥원장)는 “앞으로 기존 지피유를 대체할 인공지능 칩 활용이 확대되면서 엔비디아 독과점도 오래 못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황 최고경영자가 피지컬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려는 포석으로 한국을 택했고, 우리는 인공지능 칩이 필요한 절실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 협력 방안은 윈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박종오 기자pjo2@hani.co.kr, 이재호 기자ph@hani.co.kr, 채반석 기자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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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 왼쪽)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세계 인공지능(AI·에이아이) 칩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기업과 대규모 협력 방안을 발표한 것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기술 표준을 선점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엔비디아와 제조업 기반의 ‘피지컬 인공지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한국이 ‘인공지능 동맹’을 결성했다는 의미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는 ‘글로벌 칩 외교’의 연장선이다. 최근 황 최고경영자는 중국·일본·중동·영국 등 세계 주요국들을 돌며 엔비디아 ‘칩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런 행보의 하나로 지난달 31일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지피유) 26만장을 2030년까지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런 결정은 국내 핵심 제조기업들과 맺어온 공급망 협력이 일차적인 발판이 됐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칩에 탑재되는 메모리(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데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등의 혁신을 추진해왔다. 네이버는 한국의 독자 인공지능 개발 모델을 비롯해 차세대 ‘피지컬 인공지능’ 플랫폼 공동 개발 협의를 이어왔다.
엔비디아로서는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의존했던 자사 인공지능 칩 판매처를 한국 정부와 기업으로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구글, 오픈에이아이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 칩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라는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중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급속히 좁히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 칩 국산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엔비디아로서는 위협 요인이다.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과 피지컬 인공지능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을 두고, 자체 인공지능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테슬라나 정치적 부담이 큰 중국 전기차 업체 등과의 협력보다는 한국 기업을 최적의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얘기가 산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번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는 자사 칩과 서비스의 중장기적 수요 기반을 넓히고, 한국 정부와 기업도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과 피지컬 인공지능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국으로서는 경쟁 상대인 중국에 견줘 뒤처진 로봇·자율주행차 등 첨단 제조업 혁신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피지컬 인공지능은 황 최고경영자가 챗지피티(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다음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핵심 분야다. 산업 자동화, 로봇 분야 등에서 활용되는 이 인공지능을 우선 도입해 적용하기엔 제조업과 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이 최적의 시험대다. 황 최고경영자가 방한 기간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제조, 인공지능 역량을 모두 갖춘 드문 나라”라고 추켜세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전 한국인터넷진흥원장)는 “앞으로 기존 지피유를 대체할 인공지능 칩 활용이 확대되면서 엔비디아 독과점도 오래 못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황 최고경영자가 피지컬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려는 포석으로 한국을 택했고, 우리는 인공지능 칩이 필요한 절실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 협력 방안은 윈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pjo2@hani.co.kr, 이재호 기자ph@hani.co.kr, 채반석 기자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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