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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좌파 영화 초등생 관람 막자”… ‘서울의 봄’ 향한 공격, 볼썽사납다


시대는 변했는데 여전히 대중예술을 향한 공격의 수준은 5공화국 시절에 머물러 있는 꼴이다.최근 보수를 표방하는 일부 유튜버들이 영화 ‘서울의 봄’이 좌편향 영화라며 단체 관람을 하려는 초등학교들에 민원이 들어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에서는 단체 관람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서울의 봄’ 단체 관람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스러운 의견을 받았다고 했는데, 진짜 걱정해야 할 건 영화를 정치적인 논리로 해석해서 이용하려는 일각의 어른들 아닐까 싶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등 하나회 멤버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이 벌인 군사반란을 다룬 작품이다. 군사반란이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9시간을 사실상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전두광(전두환), 노태건(노태우) 등 실존 인물과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보수 표방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것은 반란 세력에 대항해 군인들이 직접 출동했다는 세부적인 묘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된 9시간은 5공 청문회에서 일부 언급됐을 뿐 이후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대중에게 낱낱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 세력이 이후 정권을 잡았음에도 이때의 일이 ‘군사반란’으로 기록되게 된 건, 당시 그들과 대립했던 진압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내의 세부적인 묘사가 역사적 사실과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더라도 큰 줄기와 골자는 일치한다는 의미다.실제로 5공화국 시절 광주민주화운동 같은 사회에 큰 아픔을 남긴 일이 벌어졌고, 신군부의 집권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암흑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의 봄’을 좌편향 영화라 보긴 어렵다. 좌파든 우파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 언제부터 우파가 군부정치를 옹호하는 세력이 됐는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영화를 정치 싸움에 이용하는 건 오히려 우파에 대한 모독일 수밖에 없다.‘서울의 봄’ 속 최한규(최규하 전 대통령 모티브)와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이 좌파였는가. 그 당시 정권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로부터 임명을 받은 사람들인가. 12.12 군사반란은 좌파와 우파의 진영 대립이 아닌, 정권 찬탈의 욕망을 가졌던 신군부와 기존 군부 세력 사이의 갈등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결과로 대한민국이 또 한 번 군부 치하에 놓이게 됐을 뿐이다.권력을 좇는 과정이 정의로웠는가 그렇지 않은가. ‘서울의 봄’은 그 명분의 싸움을 담은 작품으로 봐야 한다. 영화를 만들지 않고 보지 않으면 역사가 사라질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역사의 아픔과 당당히 마주하고 배움으로써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아닐까. 정치 싸움으로 아이들에게서 이 같은 기회마저 빼앗으려는 어른들의 탐욕이 무섭다. 마치 ‘서울의 봄’ 속 누군가처럼.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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