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봄날’은 계속된다. 멜론 20년 역사상 최장기 차트인 기록을 경신하면서 사실상 봄을 대표하는 노래가 됐다. ‘봄날’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음원 발표된 이후 무려 7년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멜론 일간 차트 순위권에 올랐다. 현재 10억 스트리밍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급기야 KBS2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1위 후보로까지 올랐다. BTS가 발매한 수많은 앨범 중 유독 ‘봄날’이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 ◇ 편지 같은 가사음악 전문가들은 ‘봄날’ 흥행 요인으로 서정적인 메시지를 꼽는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 꽃 피울 때까지 /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보고 싶다 /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봄날’ 노래를 듣고 있으면 쓸쓸함과 따스함이 공존한다. 작사, 작곡에 BTS 멤버인 RM과 슈가가 참여했는데 이들은 개인적인 경험담을 가사에 녹여 진정성을 더했다. 이런 진정성이 계절적인 요인과 맞물려 더욱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BTS 멤버 모두가 군복무 중인 상황도 역주행에 한몫했다. 실제로 ‘봄날’은 지난해 12월 12일 지민과 정국의 동반입대로 BTS 멤버 전원이 군 공백기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 83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는 2025년 팀 활동 재개를 기다리는 아미의 바람이 순위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김도현 음악 평론가는 “현재 모든 BTS 멤버들이 군복무 중이다. 이에 아미(팬클럽 명)들은 멤버들을 그리워하며 ‘봄날’을 스트리밍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봄처럼 따뜻한 메시지가 팬들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반전 매력 ‘성공’ ‘봄날’ 이전에 방탄소년단 하면 강렬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런’(RUN),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등 강렬한 곡들이 전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이전과 상반된 분위기의 ‘봄날’로 또 다시 흥행을 견인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젊은 연령층뿐 아닌 40·50세대에게도 ‘봄날’이 사랑받으며 BTS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그룹이 됐다. ‘봄날’은 잔잔한 멜로디와 달리 퍼포먼스 그룹 답게 안무 강도는 상당히 높다. ‘눈꽃이 떨어져요’ 가사에 맞게 눈꽃이 흩날리는 손동작과 빠른 발 스텝은 방탄소년단 퍼포먼스 답다. ‘봄날’ 안무는 유독 공간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안무’라고 불린다. 특히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가사에서 지민의 독무는 현대무용 출신다운 부드러운 춤 선으로 화제를 모았다. ◇ 사라지는 벚꽃 연금 속 유의미한 성과 과거 벚꽃 연금송이라고 하면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하이포X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 로이킴 ‘봄봄봄’, 로꼬X유주의 ‘유연히 봄’ 등이 꼽혔다. 모두 3~4월이 다가오면 역주행으로 멜론 톱100에 등장하곤 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소 잠잠해졌다. 지난해 봄에는 벚꽃 연금송 대신 4세대 걸그룹들의 노래가 차트를 차지했다. 뉴진스의 ‘디토’, ‘OMG’, 아이브의 ‘키치’, ‘I AM’ 르세라핌의 ‘피어리스’, 에스파의 ‘스파이시’ 등이 연이어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벚꽃 연금이라 불리던 노래들이 상위권은 물론 1위까지 치고 올라오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올 봄에는 방탄소년단의 ‘봄날’이 다른 벚꽃 연금송 대신 봄을 맞은 차트를 달구고 있다.김도현 음악 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세대교체가 일어난 거다. 노래를 듣는 연령층이 점점 어려지면서 벚꽃 연금이라 불리던 노래들의 화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BTS의 ‘봄날’이 꾸준히 차트인을 했다는 건 큰 성과”라면서 “BTS의 경우 여전히 어린 연령층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그룹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세대에게는 BTS의 ‘봄날’이 자연스레 봄을 대표하는 노래로 인식된다”라고 분석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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