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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나 때문에 연패"...자책한 류현진, 호투 원동력은 한화팬 응원에 돌렸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지난 닷새 동안 자책감에 빠졌다. 에이스인 자신이 무너진 뒤 잘나가던 팀이 급격히 흔들렸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모든 걸 돌려놓을 기회가 왔다. 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 그리고 류현진은 드라마를 썼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고, 3-0으로 승리했다. 5연패 탈출. 지난 11시즌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던 류현진도 KBO리그 복귀 뒤 첫 승을 거뒀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이었다. 서사가 있는 승리다. 류현진은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전을 당했다. 그냥 패전이 아니다. 프로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5회만 9점을 내줬다. 연속 7안타를 맞았다. 더그아웃에 들아가 피칭 데이터를 보는 그의 얼굴은 매우 상기돼 있었다. 무엇보다 이 경기에서 패한 한화는 이후 4경기에서도 내리 졌다. 7연승 포함 정규시즌 첫 10경기에서 8승(2패)을 거뒀지만, 5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그렇게 다시 류현진 등판이 다가왔다. 이날 류현진은 빅리그를 누비던 시절에 버금가는 투구를 보여줬다.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어렵지 않게 147, 148㎞/h를 찍었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력도 완벽했다. 류현진은 이날 두산전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만 13개를 던졌고, 초구를 커브로 구사하는 배포 있는 승부만 7번 시도했다. 현재 두산 타선엔 5홈런을 기록한 강승호, 4홈런 김재환, 최근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 기록한 양석환 그리고 전날(10일) 2차전에서 1회 스리런포로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무너뜨린 양의지가 있다. 경험도 많고, 장타력도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수 싸움에서 앞섰고, 제구로 제압했다. 그게 원래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경기 뒤 "앞서 나선 경기(3월 23일 LG 트윈스전·4월 5일 키움전)에서 한 이닝에 실점을 많이 하며 고전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잘 넘긴 것 같다. 첫 승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잘 됐다"라고 전했다. 개인 최다 실점을 기록한 뒤 바로 이어진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특유의 강인한 멘털도 돋보였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경기 당일에는 충격을 받은 게 맞다. 하지만 이후 괜찮아졌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투구 내용과 별개로 심기일전하며 공을 던진 경기였다. 류현진은 5일 키움전 뒤 팀이 연패를 당한 걸 "나로 인해 연패가 시작됐다"라며 자신의 탓으로 여겼다. 11일 두산전을 앞두고 숙소 사우나에서 만난 투수 코치에게 "내가 시작한 연패를 꼭 끊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고 한다. 투구 내용에서 달라진 점도 있었다. 류현진은 구속이 빨라진 점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몸 상태나 구위보다는 제구력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쓴 게 잘 통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KBO리그에 복귀한 뒤 (주 무기)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팔 스로잉을 조금 빠르게 하며 다른 접근으로 공을 던지는 준비를 해 (문제점을) 잡은 것 같다. 직구와 비슷한 각도로 가다가 떨어지는 공이 되면서 헛스윙이나 범타 유도가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한화팬들은 2회부터 류현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마지막 이닝을 직감한 듯 류현진이 6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는 큰 함성으로 맞이했다. 류현진은 "(그런 함성을) 진작 들을 수 있도록 잘 던졌어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홈·원정 모두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한화팬들 정말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도 더 집중력 있는 경기력을 더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팬들 덕분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KBO리그 통산 99승을 기록했다. 100승까지 1승만 남았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등판을 준비한다. 선발 투수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 될 전망이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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