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출 1호 정성조의 두번째 시즌 “이제 증명의 시간”
남지은기자수정2025-09-25 06:00등록2025-09-25 06: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지난해 남자프로농구(KBL)에서 ‘비선수 출신’ 처음으로 프로에 지명된 정성조(고양 소노)가 새 시즌을 앞두고 지난 23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좀 더 담대해졌다. 코트를 누비는 게 낯설었던 느낌도 사라졌다. 지난 20일 남자프로농구(KBL) 시범경기에 나선 고양 소노 정성조(25)의 모습이다.정.성.조. 이름 세 글자는 이제 지울 수 없는 케이비엘의 역사가 됐다. 학교 농구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비선출’(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닌) 중에서 프로가 된 최초의 이름이다.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승기 전 소노 감독이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내가 잘해서 다른 이(비선출)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가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허니문 기간을 지나 이제 ‘증명의 무대’에 오른다. 그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사실상 첫 번째 시즌(2025~2026)이 다음 달 3일 개막한다.“시즌 시작 뒤 들어왔던 지난해와 달리 (팀과) 처음부터 같이 운동하면서 시즌을 준비하다 보니 간절함과 함께 부담감이 커요. 하지만 내가 잘해야 다른 비선출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으니까 이번 시즌 최선을 다해 나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광고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에 있는 구단 훈련장(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만난 정성조는 다부지게 말했다.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럽게 내뱉었지만, 자신은 있어 보였다. 그만큼 비시즌 동안 노력했기 때문이다.정성조.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잠깐 나와도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흘린 땀이 한강이다. 지난 시즌 자신의 플레이를 “무모했다”라고 표현한 그는 이번 시즌 그 “무모함 속에서 차분함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지난 시즌 잘한 경기와 못한 경기의 편차가 컸기 때문이다. “오전 일찍 훈련장에 나와 슛 연습을 하고, 운동이 끝난 뒤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면서 슛 성공률을 높이려고 했어요. 매 경기 안정적으로 경기하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광고광고강점인 속도감은 살리고 약점인 체력과 수비를 보완하려고도 했다. “감독님께서도 제가 공격적으로 하기를 원하시니까 팀 색깔에 맞춰 속도가 좋은 장점을 잘 이용하고 싶어요.” 수비는 “지난 시즌 경기 등을 보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포지션을 가드로 바꾸고 있는데 그는 “아직은 많이 어렵고 배울 게 많다”고 자신을 다독였다.스스로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학교 밖, 동호회 농구에서는 유명세를 떨친 고수다. ‘3 대 3’ 농구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시스템을 갖추고 팀플레이로 굴러가는 프로의 세계는 낯선 것이 많다. 안에서 본 프로의 생활은 또 달랐다고 한다. “밖에서 봤을 때는 멋있고 화려한 것만 보였는데 훈련도 엄청 힘들고 (선수들이) 부상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더라”며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보이더라”고 했다.광고그 안에서 그도 살아남아야 한다. 다행히 “저기서 뛰고 있는 선수가 내가 맞나?” 싶었던 지난 시즌이 지나고 “이제는 현실감이 들고 코트에서 많은 게 보인다”고 했다.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평균 9분10초를 뛰며 평균 3.4득점 했다. 그는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게 아쉬웠다”며 올 시즌에는 “(전체 54경기의 절반인) 27경기”를 목표로 잡았다.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도 목표입니다.”정성조.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정성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가 중학교 때 3개월간 엘리트 교육을 받고 그만둔 뒤 줄곧 동호회에서 농구했다. 지난해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친 이후 6개월 동안 준비해 ‘일반인 테스트’를 보고 프로가 됐다. 그의 등장은 실력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스포츠계 뿌리 깊은 엘리트 농구를 허무는 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런 점에서 그가 이번 시즌 뭔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그는 “많은 분들이 기대와 함께 우려도 하신다. 노력해서 그 우려를 지워주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반드시 보여줘야만 하는 시기다. 지난해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뽑힌 그는 이번 시즌 뒤 계약이 종료된다. 여러 마음이 들겠지만 그는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도록 경기만 생각하며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그는 지난 시즌 8~9경기 연속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좌절감”을 이겨내려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럴 때 이렇게 되뇌었단다. “내가 이 정도 노력했는데 될 거다. 기회가 올 거다.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경기에 나섰고, 농구판에서 정성조 이름을 알렸다. 올 시즌도 그 마음으로 뛴다. 시즌 종료 뒤 ‘정성조’ 세 글자는 어떻게 새겨질까. 한계를 깨뜨린 도전으로 남을지, 짧은 반짝임으로 끝날지는 그의 손끝에서 결정될 것이다.광고남지은 기자myviollet@hani.co.kr-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
지난해 남자프로농구(KBL)에서 ‘비선수 출신’ 처음으로 프로에 지명된 정성조(고양 소노)가 새 시즌을 앞두고 지난 23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좀 더 담대해졌다. 코트를 누비는 게 낯설었던 느낌도 사라졌다. 지난 20일 남자프로농구(KBL) 시범경기에 나선 고양 소노 정성조(25)의 모습이다.
정.성.조. 이름 세 글자는 이제 지울 수 없는 케이비엘의 역사가 됐다. 학교 농구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 않은 ‘비선출’(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닌) 중에서 프로가 된 최초의 이름이다.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승기 전 소노 감독이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내가 잘해서 다른 이(비선출)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가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허니문 기간을 지나 이제 ‘증명의 무대’에 오른다. 그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사실상 첫 번째 시즌(2025~2026)이 다음 달 3일 개막한다.
“시즌 시작 뒤 들어왔던 지난해와 달리 (팀과) 처음부터 같이 운동하면서 시즌을 준비하다 보니 간절함과 함께 부담감이 커요. 하지만 내가 잘해야 다른 비선출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으니까 이번 시즌 최선을 다해 나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에 있는 구단 훈련장(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만난 정성조는 다부지게 말했다.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럽게 내뱉었지만, 자신은 있어 보였다. 그만큼 비시즌 동안 노력했기 때문이다.
정성조.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잠깐 나와도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흘린 땀이 한강이다. 지난 시즌 자신의 플레이를 “무모했다”라고 표현한 그는 이번 시즌 그 “무모함 속에서 차분함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지난 시즌 잘한 경기와 못한 경기의 편차가 컸기 때문이다. “오전 일찍 훈련장에 나와 슛 연습을 하고, 운동이 끝난 뒤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면서 슛 성공률을 높이려고 했어요. 매 경기 안정적으로 경기하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강점인 속도감은 살리고 약점인 체력과 수비를 보완하려고도 했다. “감독님께서도 제가 공격적으로 하기를 원하시니까 팀 색깔에 맞춰 속도가 좋은 장점을 잘 이용하고 싶어요.” 수비는 “지난 시즌 경기 등을 보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포지션을 가드로 바꾸고 있는데 그는 “아직은 많이 어렵고 배울 게 많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학교 밖, 동호회 농구에서는 유명세를 떨친 고수다. ‘3 대 3’ 농구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시스템을 갖추고 팀플레이로 굴러가는 프로의 세계는 낯선 것이 많다. 안에서 본 프로의 생활은 또 달랐다고 한다. “밖에서 봤을 때는 멋있고 화려한 것만 보였는데 훈련도 엄청 힘들고 (선수들이) 부상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더라”며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보이더라”고 했다.
그 안에서 그도 살아남아야 한다. 다행히 “저기서 뛰고 있는 선수가 내가 맞나?” 싶었던 지난 시즌이 지나고 “이제는 현실감이 들고 코트에서 많은 게 보인다”고 했다.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평균 9분10초를 뛰며 평균 3.4득점 했다. 그는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게 아쉬웠다”며 올 시즌에는 “(전체 54경기의 절반인) 27경기”를 목표로 잡았다.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정성조.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성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가 중학교 때 3개월간 엘리트 교육을 받고 그만둔 뒤 줄곧 동호회에서 농구했다. 지난해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친 이후 6개월 동안 준비해 ‘일반인 테스트’를 보고 프로가 됐다. 그의 등장은 실력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스포츠계 뿌리 깊은 엘리트 농구를 허무는 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런 점에서 그가 이번 시즌 뭔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많은 분들이 기대와 함께 우려도 하신다. 노력해서 그 우려를 지워주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반드시 보여줘야만 하는 시기다. 지난해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뽑힌 그는 이번 시즌 뒤 계약이 종료된다. 여러 마음이 들겠지만 그는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도록 경기만 생각하며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8~9경기 연속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좌절감”을 이겨내려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럴 때 이렇게 되뇌었단다. “내가 이 정도 노력했는데 될 거다. 기회가 올 거다. 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경기에 나섰고, 농구판에서 정성조 이름을 알렸다. 올 시즌도 그 마음으로 뛴다. 시즌 종료 뒤 ‘정성조’ 세 글자는 어떻게 새겨질까. 한계를 깨뜨린 도전으로 남을지, 짧은 반짝임으로 끝날지는 그의 손끝에서 결정될 것이다.
남지은 기자myviollet@hani.co.kr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