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치료 1주일로 단축…로봇수술로 흉터 최소화

이지현기자 구독하기입력2026.01.02 17:55수정2026.01.02 23:45지면A20글자크기 조절기사 스크랩기사 스크랩공유공유댓글0댓글클린뷰클린뷰프린트프린트명의를 만나다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진단부터 수술까지한달 걸리던 치료한 주 내로 마무리국제진료소 강화로신속 진료 체계 정착외국인 환자도 몰려갑상선암 로봇수술접근법 차별화해흉터·부작용 줄여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두경부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두경부에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등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 밀집해 있다. 여러 핵심 기관이 모인 곳인 만큼 암이 생기면 빠르고 정교하게 없애야 한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이런 치료법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귀 뒤쪽에 로봇 팔을 넣어서 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암 초진 환자의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안에 끝낸다. 변 교수는 “항암, 방사선, 수술 등으로 이어지는 고된 일정을 단축하는 ‘시간과의 싸움’은 암 치료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암을 고치려고 한국을 찾는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신속진료 체계가 안착했다”고 했다.◇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 활용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 두경부암 환자를 로봇 등 다양한 도구로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두경부암은 갑상선암을 포함해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등을 통칭한다. 입술과 볼 점막, 잇몸, 혀, 식도, 편도 등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여섯 번째로 흔한 암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신규 환자가 6000명가량 진단받는다.두경부엔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인체 기관이 밀집해 있다. 작고 좁은 부위에 혈관, 신경 등도 모였다. 해부학적 특성 탓에 수술 난도가 높다. 비인두암이나 후두암 등은 수술이 힘들어 초기부터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활용한다. 내시경이나 로봇 등으로 두경부암을 치료하는 의사도 많지 않다. 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을 폭넓게 활용한다. 환자의 미용적·기능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귀 뒤 접근법으로 흉터 최소화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최근엔 암 환자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갑상선암 수술을 할 때 목 부분을 절개하면 흉터가 남는다. 항상 외부에 노출된 부위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들을 위해 흉터를 줄이거나 보이지 않게 감추는 최소침습 수술법 개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엔 가슴 부위 유륜이나 겨드랑이 등을 절개해 접근하는 수술을 많이 활용했다. 이런 수술도 한계는 있다. 암이 생긴 부분 외에 가슴 쪽에 광범위한 상처를 낸다. 수술 후 암은 사라졌지만 가슴 앞부분에 감각 이상이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변 교수는 침샘 종양을 제거할 때 쓰는 수술에서 힌트를 얻었다. 귀 뒤편 주름 부위를 절개한 뒤 피부 안쪽으로 접근하면 갑상선도 닿을 수 있다. 사람 손이 직접 도달하기엔 공간이 좁다.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을 이용한 갑상선암 수술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목 안에서만 수술이 이뤄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목의 해부학적 구조엔 상당히 익숙하기 때문에 여러 돌발 상황이 생겨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이 수술을 활용하는 의사가 늘면서 최근엔 경부 림프 절제술 등에도 이런 치료법이 쓰인다. 아랫입술 안쪽 점막을 절개해 턱뼈 밑으로 접근하는 갑상선암 수술도 늘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수술 후 아래턱 감각이상 등이 생길 위험이 크다. 좁은 부위이기 때문에 커다란 암 조직은 꺼내는 게 힘들다. 암이 작은 초기 갑상선암 등에만 활용된다. 변 교수는 “과거엔 두꺼운 로봇 팔을 활용해 3~4개씩 구멍을 뚫는 수술이었지만 이젠 구멍 하나(단일공)만 뚫고 시행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암이 생긴 위치나 수술 후 흉터에 대한 환자의 민감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했다.◇1주일 내 수술하는 신속 시스템암 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으면 1주일 안에 수술 등 맞춤 치료를 하는 암신속지원센터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를 많이 진료하다 보니 자연히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통상 다른 병원은 치료까지 3~4주가량 걸린다. 그는 “해외에서 짧은 기간 한국을 찾은 환자는 신속하게 케어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검사와 협진이 늘다 보니 자연히 항암, 방사선, 수술 등을 하는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몽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에서 찾은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 의료진 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들 국가에선 여전히 작은 갑상선 종양으로도 조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다. 수술 중 후두 신경이 망가져 평생 이물감이나 호흡곤란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수술 후 성대마비가 생긴 환자도 흔하다. 국내에선 후두 등 주변 신경을 하나씩 확인하며 이들을 최대한 살린다. 갑상선 조직도 최대한 작게 도려낸다. 현지 국립암센터 의료진조차 변 교수 수술을 보면서 놀라움을 나타낼 정도다. 국제진료소에서 이런 국가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진을 교육하는 것은 그에겐 또 다른 보람이다.변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부위를 줄이는 검사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만 찾아가는 조영제를 넣은 뒤 이를 확인하며 수술해 잔존암만 ‘쏙쏙’ 없애는 방법이다. 미세 암이 어디 남았을지 몰라 암이 생긴 부위보다 1~2㎝ 정도 더 넓게 조직을 잘라내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술 내비게이션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변 교수는 “쉰 목소리, 구내염, 목 부위 멍울 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며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 결절 등이 확인되면 ‘괜찮다’고 자가 진단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약력2004년 연세대 의대 졸업2013~2018년 세브란스병원 교수2016년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 학회 동아학술상2018~2019년 고려대안암병원 교수2019년~현재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좋아요싫어요후속기사 원해요ⓒ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경제 구독신청모바일한경 보기이지현 기자구독하기ADVERTISEMENT관련 뉴스1모듈형 로봇수술 국내 첫 도입…해외 의사들도 방한해 '열공 모드'표적·면역항암제와 로봇 수술이 도입된 뒤 암 치료법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엔 신장을 모두 도려내는 수술이 필요했던 암 환자도 면역항암제로 암 덩어리를 줄인 뒤 로봇을 활용해 신장 조직을 보존하는 수...2'눈 중풍' 치료 국내 첫 시행…세계 유일 OLED 검사법 개발‘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동맥폐쇄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사진)는 2007년 급격한 시력 저하 증상이 생긴 60대 환자에게 국내 처음으로 ...3수술법 표준화로 개복없이 복강경 간이식…세계 최고 권위자‘0.1%’. 삼성서울병원에서 내시경 등을 이용한 복강경 간이식 수술을 받다가 배를 여는 개복 수술로 전환한 환자의 비율이다. 통상 복강경 수술을 하다가 해부학적 문제가 있거나 난도가 높아지면 ...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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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를 만나다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진단부터 수술까지한달 걸리던 치료한 주 내로 마무리국제진료소 강화로신속 진료 체계 정착외국인 환자도 몰려갑상선암 로봇수술접근법 차별화해흉터·부작용 줄여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두경부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두경부에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등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 밀집해 있다. 여러 핵심 기관이 모인 곳인 만큼 암이 생기면 빠르고 정교하게 없애야 한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이런 치료법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귀 뒤쪽에 로봇 팔을 넣어서 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암 초진 환자의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안에 끝낸다. 변 교수는 “항암, 방사선, 수술 등으로 이어지는 고된 일정을 단축하는 ‘시간과의 싸움’은 암 치료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암을 고치려고 한국을 찾는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신속진료 체계가 안착했다”고 했다.◇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 활용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 두경부암 환자를 로봇 등 다양한 도구로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두경부암은 갑상선암을 포함해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등을 통칭한다. 입술과 볼 점막, 잇몸, 혀, 식도, 편도 등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여섯 번째로 흔한 암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신규 환자가 6000명가량 진단받는다.두경부엔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인체 기관이 밀집해 있다. 작고 좁은 부위에 혈관, 신경 등도 모였다. 해부학적 특성 탓에 수술 난도가 높다. 비인두암이나 후두암 등은 수술이 힘들어 초기부터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활용한다. 내시경이나 로봇 등으로 두경부암을 치료하는 의사도 많지 않다. 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을 폭넓게 활용한다. 환자의 미용적·기능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귀 뒤 접근법으로 흉터 최소화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최근엔 암 환자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갑상선암 수술을 할 때 목 부분을 절개하면 흉터가 남는다. 항상 외부에 노출된 부위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들을 위해 흉터를 줄이거나 보이지 않게 감추는 최소침습 수술법 개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엔 가슴 부위 유륜이나 겨드랑이 등을 절개해 접근하는 수술을 많이 활용했다. 이런 수술도 한계는 있다. 암이 생긴 부분 외에 가슴 쪽에 광범위한 상처를 낸다. 수술 후 암은 사라졌지만 가슴 앞부분에 감각 이상이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변 교수는 침샘 종양을 제거할 때 쓰는 수술에서 힌트를 얻었다. 귀 뒤편 주름 부위를 절개한 뒤 피부 안쪽으로 접근하면 갑상선도 닿을 수 있다. 사람 손이 직접 도달하기엔 공간이 좁다.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을 이용한 갑상선암 수술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목 안에서만 수술이 이뤄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목의 해부학적 구조엔 상당히 익숙하기 때문에 여러 돌발 상황이 생겨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이 수술을 활용하는 의사가 늘면서 최근엔 경부 림프 절제술 등에도 이런 치료법이 쓰인다. 아랫입술 안쪽 점막을 절개해 턱뼈 밑으로 접근하는 갑상선암 수술도 늘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수술 후 아래턱 감각이상 등이 생길 위험이 크다. 좁은 부위이기 때문에 커다란 암 조직은 꺼내는 게 힘들다. 암이 작은 초기 갑상선암 등에만 활용된다. 변 교수는 “과거엔 두꺼운 로봇 팔을 활용해 3~4개씩 구멍을 뚫는 수술이었지만 이젠 구멍 하나(단일공)만 뚫고 시행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암이 생긴 위치나 수술 후 흉터에 대한 환자의 민감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했다.◇1주일 내 수술하는 신속 시스템암 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으면 1주일 안에 수술 등 맞춤 치료를 하는 암신속지원센터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를 많이 진료하다 보니 자연히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통상 다른 병원은 치료까지 3~4주가량 걸린다. 그는 “해외에서 짧은 기간 한국을 찾은 환자는 신속하게 케어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검사와 협진이 늘다 보니 자연히 항암, 방사선, 수술 등을 하는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몽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에서 찾은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 의료진 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들 국가에선 여전히 작은 갑상선 종양으로도 조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다. 수술 중 후두 신경이 망가져 평생 이물감이나 호흡곤란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수술 후 성대마비가 생긴 환자도 흔하다. 국내에선 후두 등 주변 신경을 하나씩 확인하며 이들을 최대한 살린다. 갑상선 조직도 최대한 작게 도려낸다. 현지 국립암센터 의료진조차 변 교수 수술을 보면서 놀라움을 나타낼 정도다. 국제진료소에서 이런 국가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진을 교육하는 것은 그에겐 또 다른 보람이다.변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부위를 줄이는 검사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만 찾아가는 조영제를 넣은 뒤 이를 확인하며 수술해 잔존암만 ‘쏙쏙’ 없애는 방법이다. 미세 암이 어디 남았을지 몰라 암이 생긴 부위보다 1~2㎝ 정도 더 넓게 조직을 잘라내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술 내비게이션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변 교수는 “쉰 목소리, 구내염, 목 부위 멍울 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며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 결절 등이 확인되면 ‘괜찮다’고 자가 진단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약력2004년 연세대 의대 졸업2013~2018년 세브란스병원 교수2016년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 학회 동아학술상2018~2019년 고려대안암병원 교수2019년~현재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명의를 만나다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진단부터 수술까지한달 걸리던 치료한 주 내로 마무리국제진료소 강화로신속 진료 체계 정착외국인 환자도 몰려갑상선암 로봇수술접근법 차별화해흉터·부작용 줄여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두경부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두경부에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등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 밀집해 있다. 여러 핵심 기관이 모인 곳인 만큼 암이 생기면 빠르고 정교하게 없애야 한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이런 치료법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귀 뒤쪽에 로봇 팔을 넣어서 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암 초진 환자의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안에 끝낸다. 변 교수는 “항암, 방사선, 수술 등으로 이어지는 고된 일정을 단축하는 ‘시간과의 싸움’은 암 치료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암을 고치려고 한국을 찾는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신속진료 체계가 안착했다”고 했다.◇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 활용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 두경부암 환자를 로봇 등 다양한 도구로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두경부암은 갑상선암을 포함해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등을 통칭한다. 입술과 볼 점막, 잇몸, 혀, 식도, 편도 등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여섯 번째로 흔한 암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신규 환자가 6000명가량 진단받는다.두경부엔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인체 기관이 밀집해 있다. 작고 좁은 부위에 혈관, 신경 등도 모였다. 해부학적 특성 탓에 수술 난도가 높다. 비인두암이나 후두암 등은 수술이 힘들어 초기부터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활용한다. 내시경이나 로봇 등으로 두경부암을 치료하는 의사도 많지 않다. 변 교수는 갑상선암 등에 로봇 수술을 폭넓게 활용한다. 환자의 미용적·기능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귀 뒤 접근법으로 흉터 최소화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최근엔 암 환자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갑상선암 수술을 할 때 목 부분을 절개하면 흉터가 남는다. 항상 외부에 노출된 부위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들을 위해 흉터를 줄이거나 보이지 않게 감추는 최소침습 수술법 개발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엔 가슴 부위 유륜이나 겨드랑이 등을 절개해 접근하는 수술을 많이 활용했다. 이런 수술도 한계는 있다. 암이 생긴 부분 외에 가슴 쪽에 광범위한 상처를 낸다. 수술 후 암은 사라졌지만 가슴 앞부분에 감각 이상이나 통증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변 교수는 침샘 종양을 제거할 때 쓰는 수술에서 힌트를 얻었다. 귀 뒤편 주름 부위를 절개한 뒤 피부 안쪽으로 접근하면 갑상선도 닿을 수 있다. 사람 손이 직접 도달하기엔 공간이 좁다.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을 이용한 갑상선암 수술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목 안에서만 수술이 이뤄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목의 해부학적 구조엔 상당히 익숙하기 때문에 여러 돌발 상황이 생겨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이 수술을 활용하는 의사가 늘면서 최근엔 경부 림프 절제술 등에도 이런 치료법이 쓰인다. 아랫입술 안쪽 점막을 절개해 턱뼈 밑으로 접근하는 갑상선암 수술도 늘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수술 후 아래턱 감각이상 등이 생길 위험이 크다. 좁은 부위이기 때문에 커다란 암 조직은 꺼내는 게 힘들다. 암이 작은 초기 갑상선암 등에만 활용된다. 변 교수는 “과거엔 두꺼운 로봇 팔을 활용해 3~4개씩 구멍을 뚫는 수술이었지만 이젠 구멍 하나(단일공)만 뚫고 시행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암이 생긴 위치나 수술 후 흉터에 대한 환자의 민감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했다.◇1주일 내 수술하는 신속 시스템암 환자가 처음 진료를 받으면 1주일 안에 수술 등 맞춤 치료를 하는 암신속지원센터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를 많이 진료하다 보니 자연히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통상 다른 병원은 치료까지 3~4주가량 걸린다. 그는 “해외에서 짧은 기간 한국을 찾은 환자는 신속하게 케어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검사와 협진이 늘다 보니 자연히 항암, 방사선, 수술 등을 하는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몽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에서 찾은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 의료진 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들 국가에선 여전히 작은 갑상선 종양으로도 조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다. 수술 중 후두 신경이 망가져 평생 이물감이나 호흡곤란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수술 후 성대마비가 생긴 환자도 흔하다. 국내에선 후두 등 주변 신경을 하나씩 확인하며 이들을 최대한 살린다. 갑상선 조직도 최대한 작게 도려낸다. 현지 국립암센터 의료진조차 변 교수 수술을 보면서 놀라움을 나타낼 정도다. 국제진료소에서 이런 국가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진을 교육하는 것은 그에겐 또 다른 보람이다.변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부위를 줄이는 검사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만 찾아가는 조영제를 넣은 뒤 이를 확인하며 수술해 잔존암만 ‘쏙쏙’ 없애는 방법이다. 미세 암이 어디 남았을지 몰라 암이 생긴 부위보다 1~2㎝ 정도 더 넓게 조직을 잘라내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술 내비게이션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변 교수는 “쉰 목소리, 구내염, 목 부위 멍울 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며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 결절 등이 확인되면 ‘괜찮다’고 자가 진단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약력2004년 연세대 의대 졸업2013~2018년 세브란스병원 교수2016년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 학회 동아학술상2018~2019년 고려대안암병원 교수2019년~현재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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