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정치판에 큰 시장이 열린다 [뉴스룸에서]
김태규기자수정2026-01-27 05:00등록2026-01-27 05: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2022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왼쪽)이 김경 서울시의원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 블로그 갈무리광고김태규 | 사회부장광고김병기 의원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18호 인재’였다. 전직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이라는 경력이 이채로웠다. 음지에 있던 정보기관 출신이 왜 야당에서 정치를 시작하려는지, 정치 무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했다. 정치부 기자로서 그런 궁금증을 안고 만난 그는 강퍅해 보였다. 특히 점심 자리에 배석한 보좌관과는 마치 장군과 부관 정도의 분위기로 위계가 확실했다. 동지적·수평적 관계가 많았던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달랐던 점만 기억에 남았다. 소속 정당 문화와는 전혀 다른 디엔에이를 가졌기에 이곳에서 오래 정치를 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친문 정치인’으로서 재선에 성공했고 2022년 대선 때는 현안 대응 티에프 단장을 맡아 이재명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대선 패배 뒤엔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와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며 신명(새로운 친명)으로 급부상했다. 3선 고지에 오른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까지 됐다.권불십년. 그의 오래된 비위 의혹이 공론화되고 원내대표 사퇴는 물론 여당에서 쫓겨나는 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그의 잘못은 한두번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 2016년 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가 된 직후엔, 2년 전 국정원 공채에서 자신의 아들이 탈락한 결과가 잘못됐다는 점을 피감기관인 국정원에 인사기록으로 남기라고 요구했다. 2016년 7월 김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통화하면서 이런 점을 따졌고 국정원 기조실장이 “경력직 해 가지고 추가로 인원을 좀 뽑을 겁니다”라고 답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이 통화로부터 넉달 뒤 국정원 경력 공채가 열렸고, 김 의원 아들은 합격했다.) 서울 동작구 전 구의원 2명이 탄원서를 통해 김 의원 쪽에 현금 3천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다고 한 시점은 2020년 상반기다. 같은 해 김 의원 부인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건을 경찰이 내사하자 김 의원이 보좌진에게 ‘부인이 결제한 식당에서 시시티브이가 공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통화 녹음 파일도 있다. 2024년 11월에는 대한항공에서 160만원대 최고급 호텔 숙박권을 받아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대통령도 부패하고 무능하면 구속되고 탄핵되는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국회의원 참 세다.광고광고강선우 의원도 이재명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될 정도로 잘나가던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2022년 김경 서울시의원에게서 1억원을 받았고 이 문제를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과 상의했다. 국회의원·지방의원의 ‘부패 공생 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경험은 닮았다. 강 의원의 ‘1억원 실토’에 김 의원은 “원칙으로 해결해야 됩니다”라며 김 시의원을 공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공천 여부를 확정 짓는 회의에 불참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고 했다. 두 사람 다 원칙을 얘기했는데 김 시의원은 무난히 공천을 받았다. 돈을 쓰면 공천하는 게 그들이 말하는 ‘원칙’인가.‘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으로 상징되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정치권이 많이 깨끗해졌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때가 됐다. 직전 대통령 부인은 매관매직을 일삼았고, 그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 의원은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부패는 특정 정치세력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정치인의 부패 경험이 단죄되지 않으면 범행은 반복되고 대담해진다. 국가 형벌권의 작동이 필요하지만 사정 기능을 이끌었던 검찰은 정치권력까지 찬탈하고 나라를 말아먹다 이젠 손발이 묶였다. 중대범죄수사청이 들어설 올해 10월까지는 부패 수사 기능의 공백 상태다. 그때까지 이를 전담해야 하는 경찰은 권력자 비리를 수사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 여전히 미숙하다. 국민의힘은 ‘공천 뇌물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윤 어게인 정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광고당장 올해 6월3일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일렬 투표’ ‘묻지마 투표’ 분위기에서 거대 양당의 공천을 따내려는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쟁투가 예상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이 더 이상 토호들의 이권 쟁탈로 오염돼선 안 되는데 큰일이다.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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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국회의원(왼쪽)이 김경 서울시의원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 블로그 갈무리
김병기 의원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18호 인재’였다. 전직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이라는 경력이 이채로웠다. 음지에 있던 정보기관 출신이 왜 야당에서 정치를 시작하려는지, 정치 무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했다. 정치부 기자로서 그런 궁금증을 안고 만난 그는 강퍅해 보였다. 특히 점심 자리에 배석한 보좌관과는 마치 장군과 부관 정도의 분위기로 위계가 확실했다. 동지적·수평적 관계가 많았던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달랐던 점만 기억에 남았다. 소속 정당 문화와는 전혀 다른 디엔에이를 가졌기에 이곳에서 오래 정치를 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친문 정치인’으로서 재선에 성공했고 2022년 대선 때는 현안 대응 티에프 단장을 맡아 이재명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대선 패배 뒤엔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와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며 신명(새로운 친명)으로 급부상했다. 3선 고지에 오른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까지 됐다.
권불십년. 그의 오래된 비위 의혹이 공론화되고 원내대표 사퇴는 물론 여당에서 쫓겨나는 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그의 잘못은 한두번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 2016년 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가 된 직후엔, 2년 전 국정원 공채에서 자신의 아들이 탈락한 결과가 잘못됐다는 점을 피감기관인 국정원에 인사기록으로 남기라고 요구했다. 2016년 7월 김 의원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통화하면서 이런 점을 따졌고 국정원 기조실장이 “경력직 해 가지고 추가로 인원을 좀 뽑을 겁니다”라고 답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이 통화로부터 넉달 뒤 국정원 경력 공채가 열렸고, 김 의원 아들은 합격했다.) 서울 동작구 전 구의원 2명이 탄원서를 통해 김 의원 쪽에 현금 3천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다고 한 시점은 2020년 상반기다. 같은 해 김 의원 부인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건을 경찰이 내사하자 김 의원이 보좌진에게 ‘부인이 결제한 식당에서 시시티브이가 공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통화 녹음 파일도 있다. 2024년 11월에는 대한항공에서 160만원대 최고급 호텔 숙박권을 받아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대통령도 부패하고 무능하면 구속되고 탄핵되는 ‘선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국회의원 참 세다.
강선우 의원도 이재명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될 정도로 잘나가던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2022년 김경 서울시의원에게서 1억원을 받았고 이 문제를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과 상의했다. 국회의원·지방의원의 ‘부패 공생 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경험은 닮았다. 강 의원의 ‘1억원 실토’에 김 의원은 “원칙으로 해결해야 됩니다”라며 김 시의원을 공천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공천 여부를 확정 짓는 회의에 불참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고 했다. 두 사람 다 원칙을 얘기했는데 김 시의원은 무난히 공천을 받았다. 돈을 쓰면 공천하는 게 그들이 말하는 ‘원칙’인가.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으로 상징되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정치권이 많이 깨끗해졌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때가 됐다. 직전 대통령 부인은 매관매직을 일삼았고, 그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 의원은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부패는 특정 정치세력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정치인의 부패 경험이 단죄되지 않으면 범행은 반복되고 대담해진다. 국가 형벌권의 작동이 필요하지만 사정 기능을 이끌었던 검찰은 정치권력까지 찬탈하고 나라를 말아먹다 이젠 손발이 묶였다. 중대범죄수사청이 들어설 올해 10월까지는 부패 수사 기능의 공백 상태다. 그때까지 이를 전담해야 하는 경찰은 권력자 비리를 수사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 여전히 미숙하다. 국민의힘은 ‘공천 뇌물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윤 어게인 정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당장 올해 6월3일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일렬 투표’ ‘묻지마 투표’ 분위기에서 거대 양당의 공천을 따내려는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쟁투가 예상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이 더 이상 토호들의 이권 쟁탈로 오염돼선 안 되는데 큰일이다.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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