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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美스포츠는 이미 'AI 실시간 활용'…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뷰]

기술 "美스포츠는 이미 'AI 실시간 활용'…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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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성기자 구독하기입력2026.03.25 20:37수정2026.03.25 20:37글자크기 조절기사 스크랩기사 스크랩공유공유댓글0댓글클린뷰클린뷰프린트프린트이영한 美 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실험' 끝낸 미국 스포츠…부상 예측 넘어 '전술 IQ' 분석""韓 문제는 기술 아닌 조직문화…인력 0명·데이터 분절에 갇혀"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 사진=홍민성 기자미국 프로 스포츠 현장에서 인공지능(AI)는 이미 '실험'이 아닌 '실전'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MLB(미국 프로야구)는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실시간 경기 분석 시스템을 가동하고, NBA(미국 프로농구)는 3D 영상 트래킹으로 선수 패턴을 분석한다. NFL(미국 프로미식축구)은 아마존 웹서비스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도까지 예측한다.반면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AI 전담 인력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수두룩하다. 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대(UCF) 스포츠경영학과 교수(사진)는 "기술 격차는 핵심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가 지목하는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다. 이 교수는 지난 24일 서울 역삼동 초록소프트 사무실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인 초록소프트가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메이저리그들이 AI를 도입한 지 꽤 됐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어느 수준인가?"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굉장히 폭발적입니다. 미국은 이미 AI 실험 단계를 벗어났어요. MLB는 스탯캐스트와 구글 클라우드 AI를 연계해 경기 중 수천 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전략을 추천합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 규칙 자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봐야 합니다.NBA는 'NBA 세컨드 스펙트럼'이라는 AI 시스템을 통해 트래킹 기술로 선수 움직임을 영상 분석하고 3D로 구현해 전략에 활용합니다. 제가 있는 UCF는 올랜도 매직(NBA 구단)의 기금 지원으로 스포츠 경영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만큼 구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습니다.NFL은 아마존 웹서비스와 '디지털 선수(Digital Athlete)' 프로젝트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과 피로도를 예측합니다. 코칭, 스카우팅, 프론트 운영 전반에 AI가 적용되는데 핵심은 이 모든 시스템이 통합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컨트롤 타워처럼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실시간으로 코칭 스태프, 프론트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경기 전략과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부상 예측, 퍼포먼스 분석은 알려진 사례다. 학계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연구 방향이 있다면?"기술적 분석 차원의 연구는 이미 성숙 단계입니다. 지금 학계는 '전술 지능(Tactical IQ)'과 '인지 구조' 분석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MIT, 스탠퍼드 같은 곳에서는 선수가 전술을 얼마나 잘 인지하느냐를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뇌의 활동을 스포츠에 접목하는 거예요.예를 들어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는 개념이 있는데, 선수가 지금 인지적으로 얼마나 과부하 상태인지를 측정해서 전술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겁니다. 축구로 치면 4-3-3 전술을 선수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거죠. 상황 판단 속도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선수 선발 기준 자체가 데이터로 계량화되고, 전술에 맞는 포지션 배치도 훨씬 정밀해질 수 있습니다.또 하나 주목할 연구 방향은 '멀티 모달(Multi-modal)' 분석입니다. 영상, 데이터, 이미지, 자연어 처리를 통합해서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는 방식이에요. 신체 능력 분석은 이미 AI가 담당하고 있고, 이제는 두뇌 지능과 인지 구조 쪽으로 연구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LLM(대규모 언어 모델) 같은 기술이 구단 운영이나 팬 경험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나?"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AI 때문에 구단을 운영하는 모델 자체가 붕괴되고 재편됐습니다.팬 경험 측면에서는 NBA 한 구단의 'DT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연결)' 플랫폼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방송사가 정해준 화면을 봤다면, 이제는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요. 내가 보고 싶은 선수만 따라가며 볼 수도 있고, 마스코트의 움직임을 선택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 시대가 스포츠에서 현실이 된 거예요.NFL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경기장 내 팬들의 감정과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굿즈를 즉석에서 연계 판매합니다. 기존 CRM(고객 관계 관리) 개념이 AI로 고도화된 사례죠. 프론트 오피스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로 업무 처리 속도와 효율이 달라지고 있고요. 이 모든 게 자동화의 개념이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의 재편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스포츠 AI 도입 격차,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신랄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술 격차는 저는 논할 게 아니라고 봐요. 기술은 받아들이면 됩니다.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입니다. 한국 구단들은 대부분 모기업이 있어 톱다운(top-down·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의사결정) 구조가 강합니다. 스포츠단이 광고 도구로 활용되는 경향도 있고요. 이런 구조에서는 AI 관련 의사결정이 최악의 효율을 냅니다.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데이터 관리 체계)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국은 구단별로 데이터가 분절돼 있어요. 야구만 봐도 삼성 구단과 LG 구단이 각자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리그 차원에서 통합 분석이 안 됩니다. 통합 플랫폼 자체가 없는 거죠. 가장 충격적인 건 인력입니다. 미국 구단들은 AI 전담 인력이 많게는 30명인 데도 있어요. 한국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많습니다."▶ 구단 입장에서 AI 투자 대비 성과(ROI·Return On Investment)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저한테 답은 명확합니다. ROI 관점으로 AI를 접근하면 국내에서는 도입 자체가 안 됩니다. 미국 구단들은 AI를 ROI 극대화 수단이 아니라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위험 관리)'로 접근합니다. 부상 예방 AI를 도입했을 때 정확한 인과관계를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안 했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거죠.두 번째는 AI를 고정 비용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마케팅 비용처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비행기는 날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 과학자들 사이에서 비행기가 뜨는 유체역학적 원리는 아직 완전한 컨센서스(consensus·합의)가 없습니다. 그래도 비행기는 뜨고,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씁니다.AI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ROI를 증명하지 못해도 해야 하는 일이 된 거예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가 '머니볼(Moneyball·데이터 분석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방식)' 전략을 초기에 도입했을 때처럼, 남들이 다 하는데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 이미 됐습니다."▶ 한국 AI 기업들의 미국 스포츠 시장 진출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수익이 생기는 성과까지는 아직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여하는 네트워크 안에서 여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고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겁니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진입하는 것과 백지에서 시작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아직 판이 완전히 굳기 전이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어요. 미국 스포츠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이번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는 AI와 스포츠의 관계를 인터넷 혁명에 빗댔다. 초록소프트는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김 대표는 "30년 전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AI도 지금 스포츠 산업을 바꾸는 과정에 있다"며 "직선으로 쭉 발전하는 게 아니라 도입했다가 거부가 있고 다시 도입하는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20년 뒤에는 지금의 AI가 당연한 것이 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대표는 기술 도입의 방향성도 강조했다. "한 방송사가 야구 중계에 AI 분석 데이터를 과하게 송출했다가 팬들의 반발로 다시 줄인 사례처럼, 스포츠의 본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쓰일 때 성공하고 훼손하는 방향으로 쓰일 때 실패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 시프트(특정 타자의 타구 방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비 위치를 바꾸는 전략)가 결국 금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LA 다저스가 재키 로빈슨, 노모 히데오, 박찬호 등을 앞장서서 영입하며 시장을 넓혀온 것처럼 ROI가 아닌 조직의 아이덴티티와 미래 지향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좋아요싫어요후속기사 원해요ⓒ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경제 구독신청모바일한경 보기홍민성 기자구독하기안녕하세요. 홍민성 기자입니다.ADVERTISEMENT관련 뉴스1몸값 44조 美유망 스타트업, '中모델' 사용 숨겼다가 들통미국의 인공지능(AI) 기업이 새 코딩 모델을 출시하면서 자체 기술 대신 중국 기술을 활용한 사실을 숨겼다가 뒤늦게 시인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보유했음에도 중국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22...2젠슨 황 한마디에 'AI 코인' 급등 왜?…‘X402 프로토콜’ 주목 [황두현의 웹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주목하는 발언을 내놓자 관련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일제히 급등했다.황 CEO는 지난 16일 엔비디아 연례행사 'GTC 2026' ...3"포트폴리오만 믿었다간 낭패"…전문가가 짚은 인테리어 계약 함정 [인터뷰]이사를 앞두거나 오래된 집을 새로 단장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시공 사례와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업체 선정 단계부터 막막함을 호...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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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한 美 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실험' 끝낸 미국 스포츠…부상 예측 넘어 '전술 IQ' 분석""韓 문제는 기술 아닌 조직문화…인력 0명·데이터 분절에 갇혀"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 사진=홍민성 기자미국 프로 스포츠 현장에서 인공지능(AI)는 이미 '실험'이 아닌 '실전'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MLB(미국 프로야구)는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실시간 경기 분석 시스템을 가동하고, NBA(미국 프로농구)는 3D 영상 트래킹으로 선수 패턴을 분석한다. NFL(미국 프로미식축구)은 아마존 웹서비스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도까지 예측한다.반면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AI 전담 인력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수두룩하다. 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대(UCF) 스포츠경영학과 교수(사진)는 "기술 격차는 핵심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가 지목하는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다. 이 교수는 지난 24일 서울 역삼동 초록소프트 사무실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인 초록소프트가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메이저리그들이 AI를 도입한 지 꽤 됐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어느 수준인가?"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굉장히 폭발적입니다. 미국은 이미 AI 실험 단계를 벗어났어요. MLB는 스탯캐스트와 구글 클라우드 AI를 연계해 경기 중 수천 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전략을 추천합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 규칙 자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봐야 합니다.NBA는 'NBA 세컨드 스펙트럼'이라는 AI 시스템을 통해 트래킹 기술로 선수 움직임을 영상 분석하고 3D로 구현해 전략에 활용합니다. 제가 있는 UCF는 올랜도 매직(NBA 구단)의 기금 지원으로 스포츠 경영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만큼 구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습니다.NFL은 아마존 웹서비스와 '디지털 선수(Digital Athlete)' 프로젝트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과 피로도를 예측합니다. 코칭, 스카우팅, 프론트 운영 전반에 AI가 적용되는데 핵심은 이 모든 시스템이 통합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컨트롤 타워처럼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실시간으로 코칭 스태프, 프론트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경기 전략과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부상 예측, 퍼포먼스 분석은 알려진 사례다. 학계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연구 방향이 있다면?"기술적 분석 차원의 연구는 이미 성숙 단계입니다. 지금 학계는 '전술 지능(Tactical IQ)'과 '인지 구조' 분석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MIT, 스탠퍼드 같은 곳에서는 선수가 전술을 얼마나 잘 인지하느냐를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뇌의 활동을 스포츠에 접목하는 거예요.예를 들어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는 개념이 있는데, 선수가 지금 인지적으로 얼마나 과부하 상태인지를 측정해서 전술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겁니다. 축구로 치면 4-3-3 전술을 선수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거죠. 상황 판단 속도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선수 선발 기준 자체가 데이터로 계량화되고, 전술에 맞는 포지션 배치도 훨씬 정밀해질 수 있습니다.또 하나 주목할 연구 방향은 '멀티 모달(Multi-modal)' 분석입니다. 영상, 데이터, 이미지, 자연어 처리를 통합해서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는 방식이에요. 신체 능력 분석은 이미 AI가 담당하고 있고, 이제는 두뇌 지능과 인지 구조 쪽으로 연구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LLM(대규모 언어 모델) 같은 기술이 구단 운영이나 팬 경험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나?"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AI 때문에 구단을 운영하는 모델 자체가 붕괴되고 재편됐습니다.팬 경험 측면에서는 NBA 한 구단의 'DT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연결)' 플랫폼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방송사가 정해준 화면을 봤다면, 이제는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요. 내가 보고 싶은 선수만 따라가며 볼 수도 있고, 마스코트의 움직임을 선택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 시대가 스포츠에서 현실이 된 거예요.NFL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경기장 내 팬들의 감정과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굿즈를 즉석에서 연계 판매합니다. 기존 CRM(고객 관계 관리) 개념이 AI로 고도화된 사례죠. 프론트 오피스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로 업무 처리 속도와 효율이 달라지고 있고요. 이 모든 게 자동화의 개념이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의 재편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스포츠 AI 도입 격차,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신랄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술 격차는 저는 논할 게 아니라고 봐요. 기술은 받아들이면 됩니다.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입니다. 한국 구단들은 대부분 모기업이 있어 톱다운(top-down·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의사결정) 구조가 강합니다. 스포츠단이 광고 도구로 활용되는 경향도 있고요. 이런 구조에서는 AI 관련 의사결정이 최악의 효율을 냅니다.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데이터 관리 체계)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국은 구단별로 데이터가 분절돼 있어요. 야구만 봐도 삼성 구단과 LG 구단이 각자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리그 차원에서 통합 분석이 안 됩니다. 통합 플랫폼 자체가 없는 거죠. 가장 충격적인 건 인력입니다. 미국 구단들은 AI 전담 인력이 많게는 30명인 데도 있어요. 한국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많습니다."▶ 구단 입장에서 AI 투자 대비 성과(ROI·Return On Investment)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저한테 답은 명확합니다. ROI 관점으로 AI를 접근하면 국내에서는 도입 자체가 안 됩니다. 미국 구단들은 AI를 ROI 극대화 수단이 아니라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위험 관리)'로 접근합니다. 부상 예방 AI를 도입했을 때 정확한 인과관계를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안 했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거죠.두 번째는 AI를 고정 비용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마케팅 비용처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비행기는 날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 과학자들 사이에서 비행기가 뜨는 유체역학적 원리는 아직 완전한 컨센서스(consensus·합의)가 없습니다. 그래도 비행기는 뜨고,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씁니다.AI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ROI를 증명하지 못해도 해야 하는 일이 된 거예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가 '머니볼(Moneyball·데이터 분석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방식)' 전략을 초기에 도입했을 때처럼, 남들이 다 하는데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 이미 됐습니다."▶ 한국 AI 기업들의 미국 스포츠 시장 진출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수익이 생기는 성과까지는 아직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여하는 네트워크 안에서 여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고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겁니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진입하는 것과 백지에서 시작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아직 판이 완전히 굳기 전이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어요. 미국 스포츠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이번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는 AI와 스포츠의 관계를 인터넷 혁명에 빗댔다. 초록소프트는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김 대표는 "30년 전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AI도 지금 스포츠 산업을 바꾸는 과정에 있다"며 "직선으로 쭉 발전하는 게 아니라 도입했다가 거부가 있고 다시 도입하는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20년 뒤에는 지금의 AI가 당연한 것이 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대표는 기술 도입의 방향성도 강조했다. "한 방송사가 야구 중계에 AI 분석 데이터를 과하게 송출했다가 팬들의 반발로 다시 줄인 사례처럼, 스포츠의 본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쓰일 때 성공하고 훼손하는 방향으로 쓰일 때 실패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 시프트(특정 타자의 타구 방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비 위치를 바꾸는 전략)가 결국 금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LA 다저스가 재키 로빈슨, 노모 히데오, 박찬호 등을 앞장서서 영입하며 시장을 넓혀온 것처럼 ROI가 아닌 조직의 아이덴티티와 미래 지향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영한 美 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실험' 끝낸 미국 스포츠…부상 예측 넘어 '전술 IQ' 분석""韓 문제는 기술 아닌 조직문화…인력 0명·데이터 분절에 갇혀"

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UCF) 스포츠 경영학과 교수. / 사진=홍민성 기자미국 프로 스포츠 현장에서 인공지능(AI)는 이미 '실험'이 아닌 '실전'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MLB(미국 프로야구)는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실시간 경기 분석 시스템을 가동하고, NBA(미국 프로농구)는 3D 영상 트래킹으로 선수 패턴을 분석한다. NFL(미국 프로미식축구)은 아마존 웹서비스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도까지 예측한다.반면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AI 전담 인력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수두룩하다. 이영한 센트럴 플로리다대(UCF) 스포츠경영학과 교수(사진)는 "기술 격차는 핵심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가 지목하는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다. 이 교수는 지난 24일 서울 역삼동 초록소프트 사무실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인 초록소프트가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메이저리그들이 AI를 도입한 지 꽤 됐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어느 수준인가?"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굉장히 폭발적입니다. 미국은 이미 AI 실험 단계를 벗어났어요. MLB는 스탯캐스트와 구글 클라우드 AI를 연계해 경기 중 수천 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전략을 추천합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 규칙 자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봐야 합니다.NBA는 'NBA 세컨드 스펙트럼'이라는 AI 시스템을 통해 트래킹 기술로 선수 움직임을 영상 분석하고 3D로 구현해 전략에 활용합니다. 제가 있는 UCF는 올랜도 매직(NBA 구단)의 기금 지원으로 스포츠 경영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만큼 구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습니다.NFL은 아마존 웹서비스와 '디지털 선수(Digital Athlete)' 프로젝트를 통해 선수 부상 위험과 피로도를 예측합니다. 코칭, 스카우팅, 프론트 운영 전반에 AI가 적용되는데 핵심은 이 모든 시스템이 통합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컨트롤 타워처럼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실시간으로 코칭 스태프, 프론트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경기 전략과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부상 예측, 퍼포먼스 분석은 알려진 사례다. 학계에서 주목하는 새로운 연구 방향이 있다면?"기술적 분석 차원의 연구는 이미 성숙 단계입니다. 지금 학계는 '전술 지능(Tactical IQ)'과 '인지 구조' 분석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MIT, 스탠퍼드 같은 곳에서는 선수가 전술을 얼마나 잘 인지하느냐를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뇌의 활동을 스포츠에 접목하는 거예요.예를 들어 '인지 부하(Cognitive Load)'라는 개념이 있는데, 선수가 지금 인지적으로 얼마나 과부하 상태인지를 측정해서 전술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겁니다. 축구로 치면 4-3-3 전술을 선수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거죠. 상황 판단 속도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선수 선발 기준 자체가 데이터로 계량화되고, 전술에 맞는 포지션 배치도 훨씬 정밀해질 수 있습니다.또 하나 주목할 연구 방향은 '멀티 모달(Multi-modal)' 분석입니다. 영상, 데이터, 이미지, 자연어 처리를 통합해서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는 방식이에요. 신체 능력 분석은 이미 AI가 담당하고 있고, 이제는 두뇌 지능과 인지 구조 쪽으로 연구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LLM(대규모 언어 모델) 같은 기술이 구단 운영이나 팬 경험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나?"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AI 때문에 구단을 운영하는 모델 자체가 붕괴되고 재편됐습니다.팬 경험 측면에서는 NBA 한 구단의 'DT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연결)' 플랫폼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방송사가 정해준 화면을 봤다면, 이제는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요. 내가 보고 싶은 선수만 따라가며 볼 수도 있고, 마스코트의 움직임을 선택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 시대가 스포츠에서 현실이 된 거예요.NFL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경기장 내 팬들의 감정과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굿즈를 즉석에서 연계 판매합니다. 기존 CRM(고객 관계 관리) 개념이 AI로 고도화된 사례죠. 프론트 오피스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로 업무 처리 속도와 효율이 달라지고 있고요. 이 모든 게 자동화의 개념이 아니라 비즈니스 구조의 재편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스포츠 AI 도입 격차,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신랄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술 격차는 저는 논할 게 아니라고 봐요. 기술은 받아들이면 됩니다. 진짜 문제는 조직 문화입니다. 한국 구단들은 대부분 모기업이 있어 톱다운(top-down·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의사결정) 구조가 강합니다. 스포츠단이 광고 도구로 활용되는 경향도 있고요. 이런 구조에서는 AI 관련 의사결정이 최악의 효율을 냅니다.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데이터 관리 체계)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국은 구단별로 데이터가 분절돼 있어요. 야구만 봐도 삼성 구단과 LG 구단이 각자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리그 차원에서 통합 분석이 안 됩니다. 통합 플랫폼 자체가 없는 거죠. 가장 충격적인 건 인력입니다. 미국 구단들은 AI 전담 인력이 많게는 30명인 데도 있어요. 한국은 많아야 1~3명, 아예 없는 구단도 많습니다."▶ 구단 입장에서 AI 투자 대비 성과(ROI·Return On Investment)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저한테 답은 명확합니다. ROI 관점으로 AI를 접근하면 국내에서는 도입 자체가 안 됩니다. 미국 구단들은 AI를 ROI 극대화 수단이 아니라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위험 관리)'로 접근합니다. 부상 예방 AI를 도입했을 때 정확한 인과관계를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안 했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거죠.두 번째는 AI를 고정 비용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마케팅 비용처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비행기는 날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전 세계 과학자들 사이에서 비행기가 뜨는 유체역학적 원리는 아직 완전한 컨센서스(consensus·합의)가 없습니다. 그래도 비행기는 뜨고,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씁니다.AI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ROI를 증명하지 못해도 해야 하는 일이 된 거예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가 '머니볼(Moneyball·데이터 분석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방식)' 전략을 초기에 도입했을 때처럼, 남들이 다 하는데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 이미 됐습니다."▶ 한국 AI 기업들의 미국 스포츠 시장 진출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수익이 생기는 성과까지는 아직이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관여하는 네트워크 안에서 여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고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겁니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진입하는 것과 백지에서 시작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아직 판이 완전히 굳기 전이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어요. 미국 스포츠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이번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는 AI와 스포츠의 관계를 인터넷 혁명에 빗댔다. 초록소프트는 UCF와 AI 스포츠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김 대표는 "30년 전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AI도 지금 스포츠 산업을 바꾸는 과정에 있다"며 "직선으로 쭉 발전하는 게 아니라 도입했다가 거부가 있고 다시 도입하는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20년 뒤에는 지금의 AI가 당연한 것이 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대표는 기술 도입의 방향성도 강조했다. "한 방송사가 야구 중계에 AI 분석 데이터를 과하게 송출했다가 팬들의 반발로 다시 줄인 사례처럼, 스포츠의 본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쓰일 때 성공하고 훼손하는 방향으로 쓰일 때 실패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 시프트(특정 타자의 타구 방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비 위치를 바꾸는 전략)가 결국 금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LA 다저스가 재키 로빈슨, 노모 히데오, 박찬호 등을 앞장서서 영입하며 시장을 넓혀온 것처럼 ROI가 아닌 조직의 아이덴티티와 미래 지향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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