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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입시 위한 독서 교육은 그만”, 아이들이 ‘주인공’ 되는 책읽기 [.txt]

경기 “입시 위한 독서 교육은 그만”, 아이들이 ‘주인공’ 되는 책읽기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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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준기자수정2026-04-18 07:00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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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북클럽서 ‘안네의 일기’ 읽고 생각 나눔역할극 체험 공유하고 2차대전 세계사 공부도동네책방 넘어 이웃·친구끼리 다양한 모임‘책읽는 부모-책읽는 아이’ 강한 상관관계 눈길광고지난 3일 저녁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꿈틀책방 운양점의 ‘고마워 북클럽’ 6기 어린이들이 ‘안네의 일기’ 독후감 발표회에서 친구의 발표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광고“내 이름이 딱 불렸을 때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다이애나 최제이, 하늘빛초 5)“다른 사람이 삭제당하는 걸 보니까 억울해 보이고 슬펐어요.”(인이 윤세인, 하늘빛초 4)광고광고“누군가를 삭제하는 건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월월이 이시연, 하늘빛초 4)지난 3일 저녁 7시30분,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탁 트인 강변에 해거름참 어둠이 드리울 즈음. 하늘빛마을의 한적한 아파트 단지 동네서점에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꿈틀책방 운양점에서 열린 ‘고마워 북클럽’ 시간. 책방지기 이숙희 대표와 배현명 선생님(초등학교 교사)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았다.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 12명이 ‘책장 뒤 비밀공간에서―안네의 일기’(지학사 아르볼, 2019)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이날 모임은 한주 전 ‘은신처 놀이’의 소감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안네 가족을 비롯한 유대인의 은신 생활을 ‘삭제된 사람들’ ‘생존한 사람들’ ‘삭제시킨 사람들’로 나눠 역할극으로 체험한 뒤였다. 놀이처럼 진행한 역할극이었지만, 아이들에겐 결코 가볍기만 한 놀이가 아니었다.김아인(장기초4) 어린이가 안네의 은신 가옥을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광고이어진 ‘부엉즈 발표회’에서 아이들은 각자 책을 읽고 준비해 온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마다 자신만의 별명을 가진 아이들은 각자의 별명만큼이나 다른 이야기를 다채롭게 들려주었다.다이애나(최제이)는 유대인들의 수용소 생활을 설명했고, 바다(김아인, 장기초 4)는 안네 가족이 숨어 살던 주택의 평면도와 안네의 방 꾸밈새를 그려 왔다. 나비(이나윤, 청수초 4)는 스티로폼으로 안네의 방을 정교하게 재현한 미니어처를 만들어 와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안네 프랑크 박물관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만들어(고은우, 은여울초 5), 안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인이(윤세인),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소개하며 인종주의의 부당함을 말해준 월월이(이시연)까지, 모든 아이는 각자의 방식대로 책을 소화하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이날 발표회는 자연스럽게 세계사 수업으로까지 확장됐다. 카피바라봐라(이시윤, 하늘빛초 6)가 ‘히틀러와 1·2차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정리해 왔고, 짱구(이윤우, 하늘빛초 6)는 유대인을 고용해 목숨을 구한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어 신들러(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포도(유현준, 보름초 6)는 ‘성선설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묵직한 주제로 인간의 본성과 군국주의를 설명하기도 했다.이나윤(청수초4, 가운데) 어린이는 안네가 나치 독일에 붙들려가기 전까지 살았던 은신처의 방을 정교하게 재연한 모형을 만들어왔다. 조일준 선임기자유현준 어린이(보름산초6)가 ‘성선설과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책 이야기만 오간 것도 아니다. 친구들을 코믹하게 캐리커처로 그려와 웃음을 선물해준 빵빵이(전하준, 하늘빛초 5), ‘안네의 일기’를 본뜬 ‘노랑이의 일기’를 써와 창작 재능을 보여준 노랑이(문채린, 하늘빛초 5), 멋진 베이스 기타 연주를 들려준 베남이자스(박지호, 운양초 3)까지, 이날 책방은 발표와 웃음, 연주가 뒤섞인 작은 문화 공간이 됐다.두시간 가까이 이어진 발표회 내내 아이들의 눈은 반짝였다. 북클럽을 이끄는 배현명 교사(부엉이샘)는 아이들이 고루 말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이끌었다. “아이들에게 책과 다리를 놓아주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질문을 해주는 어른이 필요합니다. 문제 풀이를 잘하는 것보다 질문을 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죠.”이날 북클럽은 아이들이 ‘독서의 주인공’이 되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차이와 다양성을 경험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가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읽기의 경험은 문제 풀이와 수행 중심의 학원식 독서 교육과는 다른 결처럼 보였다. 아이들은 친구의 발표에 까르르 웃기도, 엉뚱하거나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10살 바다는 온라인 북클럽만 하다가 올해 처음 ‘고마워 북클럽’에 나왔다. “처음에는 조금 머쓱하고 부끄러웠는데 친구들이랑 점점 익숙해지고 함께 놀고 그러니까 너무 좋아요.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여기서 여러가지 과자를 먹는다는 것!”전하준(하늘빛초 5) 어린이는 북클럽 친구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왔다. 조일준 선임기자북클럽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빵빵이(전하준) 엄마 손지윤씨는 “아이가 하교 후 학원까지 마치고 피곤할 텐데도 여기는 꼭 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초등 2학년 딸은 토요일 오전 이숙희 책방지기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작가를 초청하는 ‘스토리 타임’에 간다. 손씨 자신도 한 달에 한 번 하는 ‘게으른 북클럽’에, 남편은 매주 일요일 오전에 아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아왈빠왈’ 북클럽에 온다.포도 아빠 유창호씨도 “아이가 책 읽는 과정 자체를 즐거워한다. (클럽을 한 뒤로) 자기 생각을 글로 쓰고 발표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바다 엄마 김현영씨는 “선생님이 그림책이나 짧은 동화책뿐 아니라 제법 텍스트가 긴 문학책 중에서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좋은 책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함께 읽고 즐기면서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고마워 북클럽은 이 대표가 책방에서 운영하는 여러 책읽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대표는 2016년 7월 김포 북변동에 꿈틀책방(1호점)을 열었다. 올해가 꼭 10년이다. 이어 2023년엔 지금 자리에 있던 동네 책방이 운영자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되자 무리를 감수하고 인수해 꿈틀책방 2호점으로 재단장했다. ‘찐’ 책사랑 아니고는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었다.문채린(하늘빛초5) 오린이가 ‘안네의 일기’ 형식을 본뜬 자작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이처럼 동네책방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북클럽’이 있는가 하면, 가정에서 자녀와 또래 친구 몇명을 모아 사랑방처럼 운영되는 ‘어린이 북클럽’도 있다. 중2, 초3 두 딸을 둔 황유진씨가 그런 사례다. 황씨는 외국 그림책을 번역해왔는데, 2020년부터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어린이 북클럽’을 시작해 7년째 운영해왔다.“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때부터 일대일로 그림책을 읽었는데 구속력이 없어 자꾸 끊겼어요. 그런데 아이가 3학년이 됐을 때, 아이 친구의 엄마들이 자녀를 독서·논술 학원에 보냈다가 입시 교육 식이라 부담을 느껴 그만두고, 저에게 북클럽 운영을 제안했어요. 저도 아이 혼자서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훨씬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 생전 처음 어린이 북클럽 ‘리더’가 됐어요.”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는 친구들과 시간이 안 맞아 중단했다. 그러나 작은아이와 친구들이 함께하는 북클럽은 지금도 주 1회씩 하고 있다. 그림책, 동화, 동시집 등을 고루 읽는다. 황씨는 “아이들이 다양한 텍스트를 접하며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과 긴 이야기를 소화하는 힘을 기르고, 서로 다른 감정과 해석을 나누면서 표현력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린이 북클럽’은 읽기를 ‘혼자 하는 활동’에서 ‘함께 경험을 나누는 활동’으로 바꾼다.박지호(운양초3) 어린이가 미국 흑인 싱어송라이터 지미 핸드릭스의 1967년 발표곡 ‘리틀 윙’을 베이스키타로 연주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어린이 북클럽을 오랫동안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 북클럽’(열린어린이)이라는 책 출간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김슬기씨는 딸이 초등 1학년이던 때부터 6학년까지 자택에서 ‘어린이 북클럽’을 직접 운영했다. 그는 아이들의 심리와 독서의 힘, 북클럽 운영 노하우까지 담아 책을 썼다. 대학 시절 대형 프랜차이즈 독서·논술 학원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는 김씨가 아이를 독서·논술 학원에 보내지 않고 북클럽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독서·논술 학원은 아이들이 책을 직접 고를 수 없어요. 선생님이 책을 정하고 교육 목표를 중심으로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따라가는 거죠. 아이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성인까지 평생 독자가 되려면, 직접 책을 고르는 방법을 배우고 함께 생각하며, 책을 읽는 경험이 쌓이는 게 중요하거든요.”어린이 북클럽의 장점이 이렇게 많지만, 성인 북클럽과 달리 어린이 북클럽은 여전히 많지 않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 어른이 필요하고,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들도 시간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최근 어린이의 책 읽기가 학원 중심으로 ‘외주화’되는 흐름을 우려한다. 초등 문해력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그 관심이 아이의 자발적 읽기보다 학원 의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책 전문가이자 평론가인 한미화 작가는 “요즘 30대 양육자들이 자녀의 독서에 대한 관심이 낮고, 특히 10살 미만 어린이들의 읽기를 학원에 ‘외주화’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어린이가 즐거운 독자가 되려면, 처음에는 부모와, 그다음에는 또래와 북클럽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지난 5일 오전, 일요일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이기고 꿈틀책방 운양점에서 자녀와 아빠가 함께 책을 읽는 ‘아왈빠왈’ 멤버들이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부모의 독서 습관이 자녀의 독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여러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부모의 자녀일수록 책을 가까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10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발표한 ‘2025년 어린이·청소년 독서 및 도서관 이용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그룹에선 책을 좋아하는 부모의 비율이 72.4%였고 책을 읽지 않는 부모의 비율은 4.7%에 그쳤다.다른 나라는 어떨까? 영국의 아동·청소년 도서 출판사 파셔와 시장 컨설팅업체 닐슨 아이큐가 지난해 발표한‘어린이들의 읽는 즐거움(Children's Reading for Pleasure) 연례 보고서 2025’를 봐도, 최근 10여년새 성인 독서율이 크게 줄고 있으며, 이는 자녀 세대의 독서율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보고서에 따르면, 0~4살 자녀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비율이 2012년에서 2024년 사이에 급감(64%→41%)했는데, 같은 기간 매일 책을 읽는 어린이·청소년(0~17살)의 비율도 38%→25%로 줄었다. 특히 초등학교 취학 전 5~7살 어린이에 한정해 보면, ‘집에서 (거의) 매일 책을 읽어주는’ 비율의 감소(52%→36%) 폭이 ‘아이가 (거의) 매일 스스로 책을 읽는’ 비율의 감소(54%→34%) 폭과 거의 일치했다.최근 10여년새 영국에서도 성인의 일일 독서율과 어린이의 일일 독서율이 급감한데다 감소 폭도 거의 같았다. ‘어린이들의 읽는 즐거움(Children's Reading for Pleasure) 연례 보고서 2025’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독서율(1년간 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의 비율)은 38.5%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어린이 사교육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독서 환경을 조성할수록 아이의 독서 습관이 잘 형성된다”며 “양육자들, 또는 예비 양육자들이 독서에 관심 가질 수 있도록 대학·직장·군부대와 같은 사회적 거점에서 책을 함께 읽는 환경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대표는 ‘독서 경영’ 등을 사회적 독서 환경 사례로 들었다.그러나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모든 부모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거의) 매일’ 아이와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많은 부모가 자녀를 독서·논술 학원에라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학교의 ‘한 학기 한 책 읽기’나 ‘아침 독서’ 정례화,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독서 연계, 도서관이나 동네책방의 어린이 북클럽 등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백 대표는 “어린이 독서 동아리는 지식뿐 아니라 사회성과 사고력을 키우고,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서로 추천하는 책들을 읽으면서 지적으로 굉장히 풍요로워지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독서 동아리만큼 좋은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독서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조일준 선임기자iljun@hani.co.kr

어린이북클럽서 ‘안네의 일기’ 읽고 생각 나눔

역할극 체험 공유하고 2차대전 세계사 공부도

동네책방 넘어 이웃·친구끼리 다양한 모임

‘책읽는 부모-책읽는 아이’ 강한 상관관계 눈길

지난 3일 저녁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꿈틀책방 운양점의 ‘고마워 북클럽’ 6기 어린이들이 ‘안네의 일기’ 독후감 발표회에서 친구의 발표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내 이름이 딱 불렸을 때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다이애나 최제이, 하늘빛초 5)

“다른 사람이 삭제당하는 걸 보니까 억울해 보이고 슬펐어요.”(인이 윤세인, 하늘빛초 4)

“누군가를 삭제하는 건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월월이 이시연, 하늘빛초 4)

지난 3일 저녁 7시30분,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탁 트인 강변에 해거름참 어둠이 드리울 즈음. 하늘빛마을의 한적한 아파트 단지 동네서점에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꿈틀책방 운양점에서 열린 ‘고마워 북클럽’ 시간. 책방지기 이숙희 대표와 배현명 선생님(초등학교 교사)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았다.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 12명이 ‘책장 뒤 비밀공간에서―안네의 일기’(지학사 아르볼, 2019)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모임은 한주 전 ‘은신처 놀이’의 소감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안네 가족을 비롯한 유대인의 은신 생활을 ‘삭제된 사람들’ ‘생존한 사람들’ ‘삭제시킨 사람들’로 나눠 역할극으로 체험한 뒤였다. 놀이처럼 진행한 역할극이었지만, 아이들에겐 결코 가볍기만 한 놀이가 아니었다.

김아인(장기초4) 어린이가 안네의 은신 가옥을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이어진 ‘부엉즈 발표회’에서 아이들은 각자 책을 읽고 준비해 온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마다 자신만의 별명을 가진 아이들은 각자의 별명만큼이나 다른 이야기를 다채롭게 들려주었다.

다이애나(최제이)는 유대인들의 수용소 생활을 설명했고, 바다(김아인, 장기초 4)는 안네 가족이 숨어 살던 주택의 평면도와 안네의 방 꾸밈새를 그려 왔다. 나비(이나윤, 청수초 4)는 스티로폼으로 안네의 방을 정교하게 재현한 미니어처를 만들어 와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안네 프랑크 박물관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만들어(고은우, 은여울초 5), 안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인이(윤세인),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소개하며 인종주의의 부당함을 말해준 월월이(이시연)까지, 모든 아이는 각자의 방식대로 책을 소화하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날 발표회는 자연스럽게 세계사 수업으로까지 확장됐다. 카피바라봐라(이시윤, 하늘빛초 6)가 ‘히틀러와 1·2차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정리해 왔고, 짱구(이윤우, 하늘빛초 6)는 유대인을 고용해 목숨을 구한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어 신들러(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포도(유현준, 보름초 6)는 ‘성선설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묵직한 주제로 인간의 본성과 군국주의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나윤(청수초4, 가운데) 어린이는 안네가 나치 독일에 붙들려가기 전까지 살았던 은신처의 방을 정교하게 재연한 모형을 만들어왔다. 조일준 선임기자

유현준 어린이(보름산초6)가 ‘성선설과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조일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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