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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소풍’ 나문희 “돌볼 남편 없어, 연기하다 세상 떠나도 된단 심정”


“배우가 건강하고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고 생각해요. 그 기회가 오게 하기 위해서 운동하고 목욕하면서 건강히 지내려고 하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같은 정보 프로그램 보며 공부도 하고요.”배우 나문희(82)는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반백년이 넘는 시간을 연기에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그에겐 도전할 게 남아 있는 모양이다. ‘소풍’에서 김영옥과 투톱 주연을 맡은 나문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존엄한 삶과 죽음이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80대에 접어든 배우가 여전히 스크린에서 주연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 사회 문제에 유효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 나문희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남다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인 김영옥이 나문희와 인생의 끝자락에 선 친구지간으로 호흡을 맞췄다.“다른 친한 배우들도 많지만 김영옥 언니와 하고 싶었어요. 언니랑 저는 특별히 긴장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느껴지는 그런 사이거든요. 처음엔 언니가 안 한다고 했는데 제가 ‘언니가 안 하면 이 작품 안 할 거야’라고 하고 기다렸더니 마음을 돌려주더라고요. 저를 그만큼은 좋아해 주나봐요. (웃음)” 삶의 마지막에 선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소풍’의 이야기 골자는 삶과 죽음에서 멀지 않다. 특히 몸이 불편한 두 친구가 존엄한 죽음을 떠올리는 부분은 ‘소풍’에 분명한 차별점을 안긴다. 단순히 노인 배우들이 출연하는 힐링 영화라고만 ‘소풍’을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나문희는 실제 지난해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다. 이때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 보건소에 갔다가 퇴짜를 맞은 경험이 있다. 그는 “그때만 해도 연명치료 중단 승인을 보건소에서 안 해줬다. 보건소에서 병원을 안내해줬는데 상황상 못 했다”며 “지금은 보건소에서도 해준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당연히 사는 날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늘에서 주신 시간인데 귀하게 써야지 함부로 죽음을 택해선 안 되겠죠. 다만 병에 걸려서 정말 회복할 수 없을 때는 얘기가 다를 것 같아요. 회복이 될지 안 될지는 병원에서 잘 알 거 아니에요. 아픈 몸으로 한없이 누워 있는 게 다름 아닌 지옥 아니겠어요. 지옥에 너무 오래 있지 않고 해방될 수 있는 길이 있길 바라요.” 다행히 나문희는 남편과 마지막 시간을 행복하게 보냈다. 그는 “‘백만송이 장미’에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장미는 피고’라는 가사가 있지 않느냐”며 “아주 미워하는 마음 없이 순수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그런 꽃을 나는 영감님과 한 번 피워봤던 것 같다. 마지막을 함께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나문희는 이제 연기를 하다 그곳에서 그대로 세상을 떠나도 괜찮다는 심정이 됐다. 돌봐야 할 남편이 더 이상 없기에 불러주는 곳 어디서든 연기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도 어떤 감독님이 외국에서 작품을 하는데 같이 하자는 연락을 해온 상태”라며 “나는 너무 좋다고 했다. 이제 내가 돌볼 식구가 집에 없다. 날개를 달고 날아가 연기를 하다 그곳에서 죽어도 되는 팔자”라고 말했다.“실제 저의 16살은 너무 배가 고팠어요. 연기도 배고픈 시절에 시작했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던 그 때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다만 40대 무렵부터 연기의 즐거움을 느끼며 일을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소풍’에서 저는 상당히 과감하고 솔직하고 용감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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