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한미동맹 현대화’…워싱턴의 전략을 읽어야 한다 [세상읽기]
수정2025-09-30 08:00등록2025-09-30 08: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김정섭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광고관세 협상과 더불어 ‘한-미 동맹 현대화’는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계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관세와 대미 투자 방식을 둘러싸고 후속 협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반면, 동맹 현대화 문제는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동맹 변화를 간과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동맹 변화의 양상과 폭을 두고 다양한 전망과 시나리오가 제시돼왔다. 주한미군 감축만 해도 수천명에서 많게는 철수에 준하는 수만명까지 다양한 규모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이러한 가상 시나리오들이 단순 나열되는 데 그치고, 정작 워싱턴이 한-미 동맹을 어떤 전략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는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구체적 방식에서는 크게 세가지 전략적 관점이 경합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첫째는 ‘중국 견제 최우선 진영’의 동맹 조정론이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동맹국의 책임 분담과 비용 전가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자원과 군사 태세는 중국 견제에 집중돼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특히 대만해협을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미·중 지역 헤게모니 판도를 결정짓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역내 동맹 네트워크를 철저히 이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틀 속에서 다루려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한미군 일부 감축, 한반도 역외 작전을 고려한 병력 조합 변경, 전략적 유연성 확보 등이 강조된다.광고광고둘째는 ‘고립적 현실주의 진영’의 동맹 축소론이다. 최근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가 주한미군을 사실상 철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한미군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 미군을 괌과 사이판 등 제2도련선 부근으로 후퇴시켜야 한다는 전면적 재조정을 주장한다. 현재와 같은 전진 배치로는 미군의 생존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들은 대만을 미국의 사활적 이익으로 보지 않으며, 인·태 지역에서 미국은 헤게모니 유지가 아니라 중국과 일정한 세력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셋째는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론’에 입각한 동맹 확장론이다. 이들은 대만해협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가 미군의 작전적·군수지원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주한미군은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 위협과 대만해협 분쟁 간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동맹 확장론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넘어 한-미 동맹의 명실상부한 지역동맹화 비전을 추구한다.광고문제는 동맹 현대화가 실제 한반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당초에는 국방부의 중국 견제론이 대세처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흐름도 감지된다. 발간을 앞둔 국방전략서(NDS)가 중국 견제보다는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후문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억제를 중시하는 국방부의 기조 사이에서 엇박자가 존재한다.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재로서는 동맹 조정론을 기준으로 한국의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즉, 한반도 방어의 한국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흐름이라고 보고, 한국군의 자강 노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역할 변화에는 신중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동맹 확장론은 동맹의 결속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미-중 분쟁에 빨려 들어가는 ‘연루의 위험’을 경계해야 하는 담론이다. 대만 유사시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평시부터 한-중 관계에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맹 축소론은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태 지역 미군 태세의 전반적 재조정에 담긴 군사적 합리성과는 별개로, 중국의 세력권 확장을 인정하며 미국이 후퇴한다는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한-미 동맹 현대화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 관점에서 제기된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변화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미 동맹은 진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은 동맹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저변에 깔린 워싱턴의 전략적 사고를 이해하며 능동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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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정섭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관세 협상과 더불어 ‘한-미 동맹 현대화’는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계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관세와 대미 투자 방식을 둘러싸고 후속 협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반면, 동맹 현대화 문제는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동맹 변화를 간과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동맹 변화의 양상과 폭을 두고 다양한 전망과 시나리오가 제시돼왔다. 주한미군 감축만 해도 수천명에서 많게는 철수에 준하는 수만명까지 다양한 규모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이러한 가상 시나리오들이 단순 나열되는 데 그치고, 정작 워싱턴이 한-미 동맹을 어떤 전략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는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구체적 방식에서는 크게 세가지 전략적 관점이 경합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중국 견제 최우선 진영’의 동맹 조정론이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동맹국의 책임 분담과 비용 전가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자원과 군사 태세는 중국 견제에 집중돼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특히 대만해협을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미·중 지역 헤게모니 판도를 결정짓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역내 동맹 네트워크를 철저히 이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틀 속에서 다루려 한다. 이런 맥락에서 주한미군 일부 감축, 한반도 역외 작전을 고려한 병력 조합 변경, 전략적 유연성 확보 등이 강조된다.
둘째는 ‘고립적 현실주의 진영’의 동맹 축소론이다. 최근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가 주한미군을 사실상 철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한미군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 미군을 괌과 사이판 등 제2도련선 부근으로 후퇴시켜야 한다는 전면적 재조정을 주장한다. 현재와 같은 전진 배치로는 미군의 생존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들은 대만을 미국의 사활적 이익으로 보지 않으며, 인·태 지역에서 미국은 헤게모니 유지가 아니라 중국과 일정한 세력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셋째는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론’에 입각한 동맹 확장론이다. 이들은 대만해협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가 미군의 작전적·군수지원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주한미군은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 위협과 대만해협 분쟁 간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동맹 확장론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넘어 한-미 동맹의 명실상부한 지역동맹화 비전을 추구한다.
문제는 동맹 현대화가 실제 한반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당초에는 국방부의 중국 견제론이 대세처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흐름도 감지된다. 발간을 앞둔 국방전략서(NDS)가 중국 견제보다는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후문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억제를 중시하는 국방부의 기조 사이에서 엇박자가 존재한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재로서는 동맹 조정론을 기준으로 한국의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즉, 한반도 방어의 한국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흐름이라고 보고, 한국군의 자강 노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역할 변화에는 신중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동맹 확장론은 동맹의 결속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미-중 분쟁에 빨려 들어가는 ‘연루의 위험’을 경계해야 하는 담론이다. 대만 유사시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평시부터 한-중 관계에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맹 축소론은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태 지역 미군 태세의 전반적 재조정에 담긴 군사적 합리성과는 별개로, 중국의 세력권 확장을 인정하며 미국이 후퇴한다는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 동맹 현대화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 관점에서 제기된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변화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미 동맹은 진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은 동맹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저변에 깔린 워싱턴의 전략적 사고를 이해하며 능동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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