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손에 쥔 40대, 환율 1100원일 때 달러로 바꿨더니…" [영앤리치 포트폴리오]

조미현기자 구독입력2025.11.08 10:00수정2025.11.08 14:20글자크기 조절기사 스크랩기사 스크랩공유공유댓글0댓글클린뷰클린뷰프린트프린트정보기술(IT) 스타트업 임원으로 일하던 40대 A씨는 2021년 회사가 해외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인수대금의 상당액을 해외 주식으로 받은 그는 지분을 매각할 경우 자산 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한 부의 증가에 따라 자산관리 필요성을 느낀 A씨는 프라이빗뱅커(PB)를 찾았다.A씨의 첫 번째 자산 전략은 ‘환율’이었다. 2021년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기록했다. PB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화하는 동안 금리는 낮게 유지되겠지만, 향후 긴축으로 전환하면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며 달러 자산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A씨는 이에 따라 매각대금 중 80%를 달러로 보유하고, 나머지 20%는 원화로 환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A씨는 3년간 약 30%의 환차익을 거뒀다. 단순한 환율 전략이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결정적 요인이 됐다.거액 자산을 처음 운용하는 A씨에게 PB는 ‘안정 속 효율’을 제시했다. 달러 자산의 80%는 미국 단기국채, 나머지 20%는 월 지급식 고금리 주가연계증권(ELS)과 코코본드(조건부 전환사채)로 구성했다. 스타트업 엑시트(투자 회수)를 통해 갑작스럽게 자산을 보유한 고객일수록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글로벌 금리가 2021년 하반기 이후 오르면서 주식시장은 조정받았다. 하지만 A씨 자산은 견고했다. 단기국채와 코코본드에서 발생한 안정적 이자 수익으로 글로벌 기술주 펀드를 분할 매수해 장기 성장성에 대비했다.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자 단기채권 일부를 미국 중장기채권으로 교체하며 듀레이션(채권의 금리 민감도)을 확대했다. 동시에 S&P500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가 편입해 금리 하락과 주가 반등에 대비했다. 결과적으로 A씨의 포트폴리오는 목표 대비 40~50%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A씨의 자산 운용이 돋보인 또 다른 이유는 세금 구조를 활용한 투자 방식이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의 최고세율자는 정기예금 이자소득에 대해 최대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세후 수익률이 예금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 경우 금리 상승기에 채권을 매입하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지만, 만기가 짧은 채권을 저가에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자본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이다.A씨는 실제로 금리 급등기에 저금리로 발행된 미국 단기국채를 매입했다. 표면금리는 연 3~4%에 불과했지만, 절세 효과를 감안하면 정기예금 이자율 연 6~8%에 해당하는 실질 이익을 거뒀다. 단순히 금리를 좇기보다 세후 수익률을 고려한 선택이었다.A씨의 포트폴리오 핵심은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이다. 금리·환율 변화에 따라 단기채와 중장기채 비중을 조정하고, 기술주·ETF 등 위험자산은 단계적으로 편입했다. 단기 차익보다 안정성과 세후 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이숙남 하나은행 클럽원 강남파이낸스PB센터 골드 PB는 “스타트업 창업자나 IT 임원 등 영앤리치 고객은 부를 빠르게 얻는 만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며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라도 절세, 환율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금리를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좋아요싫어요후속기사 원해요ⓒ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경제 구독신청모바일한경 보기조미현 기자한국경제신문 금융부 기자입니다.ADVERTISEMENT관련 뉴스1돈 냄새 제대로 맡았다…큰거 한방 노리고 '8000억 풀베팅'국내 채권형 펀드에 투자된 '동학개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고공 행진하자 안전자산인 채권 대신 주식을 담아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져서다.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단독] 이마트 노브랜드, 새로운 PB "끼니" 출시고물가와 외식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노브랜드가 4000원 미만의 초저가 1인용 냉동 간편식 시리즈 '끼니'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3[포토] 홈플러스, 가을 캠핑 겨냥 PB 캠핑용품 신상품 출시홈플러스가 지난 2월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던 PB 캠핑용품의 인기와 성원에 힘입어, 가을 캠핑을 겨냥한 ‘심플러스 캠핑상품’ 10여종을 새로 출시했다...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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