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캔버스에 점 찍고 선 그어 만든 도자…이헌정 개인전

박의래기자구독구독중이전다음"도예는 근육 쓰는 일, 회화는 명상과 일기"이미지 확대이헌정 개인전 '흙의 기억에 색을 입히기' 전시전경[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도자는 흙과 불의 예술이다. 흙을 말아 올리고 유약을 입힌 뒤 불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우연이 이어지고,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눈앞에 작품이 드러난다.반면 회화는 즉각적이다. 작가가 원하는 색을 고르거나 만들어 캔버스에 바르면 바로 나타난다.도자, 조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자기 생각을 펼치는 작가 이헌정(58)의 개인전이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에서 각각 열리고 있다.서울 전시 '흙의 기억에 색을 입히기'는 작가의 도예적 사유를 회화로 확장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대구 전시 '항아리'는 도예 작업 중심으로 꾸며졌다.서울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도예 작업이 근육을 쓰는 육체적 작업이라면 내게 회화는 명상이자 일기 같은 것"이라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되새기는 일"이라고 말했다.이미지 확대이헌정 2025년 작 무제[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 전시장 1층은 알록달록한 색의 회화로 꾸며졌다.그의 회화는 점과 선으로 구성돼 있다. 152×152㎝ 크기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2025년 작 '무제'는 알록달록한 점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또 다른 2025년 작 '무제'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칠해진 바탕에 무수히 많은 선이 서로 교차하며 화면을 채우고 있다.이미지 확대이헌정 2025년 작 무제[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152×147.5㎝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회화 2024년 작 '무제'는 푸른색, 분홍색, 황토색 배경에 가운데 붉은색으로 큰 원형의 덩어리가 그려져 있다.작가는 "그림의 기본은 점, 선, 면이다. 내게 점은 사건이고, 선은 그 사건들을 연결하는 것, 그리고 면은 점과 선이 모두 모인 우주"라며 "점을 찍고 선을 긋는 행위들은 물레질하고 흙을 쌓아 올리는 도예 과정과 닮았다"고 말했다.이미지 확대이헌정 2024년 작 '무제'(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손갤러리 서울에 전시된 이헌정 2024년 작 '무제'. 2025.11.15. laecorp@yna.co.kr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1층과 달리 흑백의 풍경이 주를 이룬다.147.5×152㎝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작품 2025년 작 '무제'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화면 가득 나이테 같은 원을 그려 넣었다. 원 사이에는 도자기의 균열처럼 원이 끊겨 있기도 하다. 또 흰색 물감은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다.다른 회화도 검은색 바탕에 흰색 선으로 구성됐는데 역시 흰색 물감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했다.작가는 "캔버스를 세워놓고 물감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지 않으며 그렸다"며 "불확실한 변화를 통제하기보다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전시장에서는 도자 조각 '소년'과 '섬'도 감상할 수 있다.이미지 확대이헌정 2025년 작 '무제'(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손갤러리 서울에 전시된 이헌정 2025년 작 '무제'. 2025.11.15. laecorp@yna.co.kr이헌정은 홍익대 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했고,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과정에서 조각을 전공한 후 가천대 건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청계천에 192m 길이의 도자벽화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를, 2009년엔 지하철 9호선 사평역 도자벽화를 제작했다.서울과 대구 전시 모두 내년 1월 17일까지 이어진다.이미지 확대이헌정 작가(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이헌정 작가가 지난 13일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5. laecorp@yna.co.krlaecorp@yna.co.kr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5/11/15 07:01 송고2025년11월15일 07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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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는 근육 쓰는 일, 회화는 명상과 일기"
이미지 확대이헌정 개인전 '흙의 기억에 색을 입히기' 전시전경[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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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도자는 흙과 불의 예술이다. 흙을 말아 올리고 유약을 입힌 뒤 불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우연이 이어지고,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눈앞에 작품이 드러난다.
반면 회화는 즉각적이다. 작가가 원하는 색을 고르거나 만들어 캔버스에 바르면 바로 나타난다.
도자, 조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자기 생각을 펼치는 작가 이헌정(58)의 개인전이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에서 각각 열리고 있다.
서울 전시 '흙의 기억에 색을 입히기'는 작가의 도예적 사유를 회화로 확장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대구 전시 '항아리'는 도예 작업 중심으로 꾸며졌다.
서울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도예 작업이 근육을 쓰는 육체적 작업이라면 내게 회화는 명상이자 일기 같은 것"이라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되새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이헌정 2025년 작 무제[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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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시장 1층은 알록달록한 색의 회화로 꾸며졌다.
그의 회화는 점과 선으로 구성돼 있다. 152×152㎝ 크기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2025년 작 '무제'는 알록달록한 점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 다른 2025년 작 '무제'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칠해진 바탕에 무수히 많은 선이 서로 교차하며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이미지 확대이헌정 2025년 작 무제[우손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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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47.5㎝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회화 2024년 작 '무제'는 푸른색, 분홍색, 황토색 배경에 가운데 붉은색으로 큰 원형의 덩어리가 그려져 있다.
작가는 "그림의 기본은 점, 선, 면이다. 내게 점은 사건이고, 선은 그 사건들을 연결하는 것, 그리고 면은 점과 선이 모두 모인 우주"라며 "점을 찍고 선을 긋는 행위들은 물레질하고 흙을 쌓아 올리는 도예 과정과 닮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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