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설탕세 꺼낸 대통령, 건강·세수확충 기대…물가 상승은 부담
박수지,서영지,이주빈,서혜미,손지민기자수정2026-01-28 18:56등록2026-01-28 18:56
박수지,서영지,이주빈,서혜미,손지민기자
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element.0:00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설탕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 등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제안했다. 확장 재정 기조를 내세우는 이 대통령이 최근 체납액 징수 강화에 이어, 재원 마련을 위해 직접 ‘곳간 살림’을 챙기는 모양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 부담, 저소득층에 타격이 더 큰 역진성 문제까지 논쟁 지점도 여럿 있다.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냐”고 적었다. 설탕세를 도입하면 설탕 사용 억제를 유도해 비만율을 낮추는 등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한편, 지역·공공 의료에 재투자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건강권과 공공의료 재투자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이 세금이 아니라 ‘부담금’이라고 콕 집은 데는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은 특정 이용자 및 수혜자로부터 걷어 기금에 편입한 뒤 제한된 목적에 한해 지출한다. 담배 한갑(4500원)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841원)이 대표적이다. 흡연자로부터 걷은 부담금을 금연 및 보건 사업에만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흡연율 감소로 인해 국민건강증진금은 최근 몇년간 매해 수입(약 3조원)보다 지출이 더 커, 연 1조원 넘는 부족분을 다른 기금에서 차입해 추가 재원 마련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설탕세가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광고영국·프랑스 등 120여개국이 도입한 설탕세는 이미 건강과 관련해선 입증된 효과가 있다. 2018년부터 당이 있는 음료에 세금을 매기는 영국의 경우, 도입 이후 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은 46% 감소했다. 섭취하는 평균 당 함량도 기존보다 줄었다.국내에서는 2021년 강병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탕 부담금 도입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가공식품 100ℓ당 설탕 20㎏을 초과하면, 제조사가 부담금 2만8천원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강병원 의원안에 따르면, 100㎖당 11g의 당이 포함된 콜라 1.5ℓ에는 약 165원의 부담금이 붙게 된다.광고광고다만 설탕세를 도입할 경우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부담스럽다. 담배와 달리 설탕은 탄산·과일음료, 과자·빵 등 가공식품 전반에 걸친 주요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물가당국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설탕세 내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회사에 가격 인상 자제 요구를 계속 하는 상황에서 설탕세로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정책을 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저소득층에 대한 역진성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서울시민 식생활 실태 분석과 식생활 정책방향’(2024) 연구를 보면, 취약계층인 저소득층과 1인가구가 고소득층·다인가구에 비해 당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의대 교수)은 “기업은 달게 만들고, 소비자는 달아야 맛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단맛에 길들여졌다. 가공식품을 먹는 건 개인의 취향이 아니고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광고역진성을 고려해 기존 조세 체계 정비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설탕세 도입은 국민 건강 증진으로 의료에 투자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지만, 재원 마련 방법은 다양하다”며 “금융투자 과세 등 조세가 필요하지만 저항이 큰 것은 내버려두고 저소득층 역진성이 큰 부담금 먼저 손대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박수지 기자suji@hani.co.kr서영지 기자yj@hani.co.kr이주빈 기자yes@hani.co.kr서혜미 기자ham@hani.co.kr손지민 기자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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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설탕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 등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제안했다. 확장 재정 기조를 내세우는 이 대통령이 최근 체납액 징수 강화에 이어, 재원 마련을 위해 직접 ‘곳간 살림’을 챙기는 모양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 부담, 저소득층에 타격이 더 큰 역진성 문제까지 논쟁 지점도 여럿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냐”고 적었다. 설탕세를 도입하면 설탕 사용 억제를 유도해 비만율을 낮추는 등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한편, 지역·공공 의료에 재투자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건강권과 공공의료 재투자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세금이 아니라 ‘부담금’이라고 콕 집은 데는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은 특정 이용자 및 수혜자로부터 걷어 기금에 편입한 뒤 제한된 목적에 한해 지출한다. 담배 한갑(4500원)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부담금(841원)이 대표적이다. 흡연자로부터 걷은 부담금을 금연 및 보건 사업에만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흡연율 감소로 인해 국민건강증진금은 최근 몇년간 매해 수입(약 3조원)보다 지출이 더 커, 연 1조원 넘는 부족분을 다른 기금에서 차입해 추가 재원 마련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설탕세가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국·프랑스 등 120여개국이 도입한 설탕세는 이미 건강과 관련해선 입증된 효과가 있다. 2018년부터 당이 있는 음료에 세금을 매기는 영국의 경우, 도입 이후 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은 46% 감소했다. 섭취하는 평균 당 함량도 기존보다 줄었다.
국내에서는 2021년 강병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탕 부담금 도입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가공식품 100ℓ당 설탕 20㎏을 초과하면, 제조사가 부담금 2만8천원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강병원 의원안에 따르면, 100㎖당 11g의 당이 포함된 콜라 1.5ℓ에는 약 165원의 부담금이 붙게 된다.
다만 설탕세를 도입할 경우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부담스럽다. 담배와 달리 설탕은 탄산·과일음료, 과자·빵 등 가공식품 전반에 걸친 주요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물가당국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설탕세 내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회사에 가격 인상 자제 요구를 계속 하는 상황에서 설탕세로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정책을 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소득층에 대한 역진성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서울시민 식생활 실태 분석과 식생활 정책방향’(2024) 연구를 보면, 취약계층인 저소득층과 1인가구가 고소득층·다인가구에 비해 당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의대 교수)은 “기업은 달게 만들고, 소비자는 달아야 맛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단맛에 길들여졌다. 가공식품을 먹는 건 개인의 취향이 아니고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역진성을 고려해 기존 조세 체계 정비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설탕세 도입은 국민 건강 증진으로 의료에 투자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지만, 재원 마련 방법은 다양하다”며 “금융투자 과세 등 조세가 필요하지만 저항이 큰 것은 내버려두고 저소득층 역진성이 큰 부담금 먼저 손대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수지 기자suji@hani.co.kr서영지 기자yj@hani.co.kr이주빈 기자yes@hani.co.kr서혜미 기자ham@hani.co.kr손지민 기자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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