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26점 차로 지웠다
한국 농구, 12년 만의 결승
이현중의 7개 3점슛과 26점·14리바운드, 이우석의 19점, 그리고 51점으로 묶은 수비. 항저우 7위의 상처를 지나 5전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한국이 이제 20일 밤 금메달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한국 남자농구가 2026년 9월 18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이란을 77-5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진출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이란을 결승에서 79-77로 꺾었지만, 그 뒤 아시안게임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이란은 자주 한국의 길을 막았다. 직전 항저우 대회 5∼8위 순위전에서도 한국은 이란에 82-89로 졌다. 이번 승리가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무게를 갖는 이유다.
결과는 대승이었지만 출발부터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1쿼터는 탐색전 성격이 강했고 한국은 12-8로 앞섰다. 차이가 본격적으로 벌어진 것은 2쿼터부터였다. 전반에는 이우석이 돌파와 외곽슛을 섞어 14점을 몰아넣었고, 이현중은 11점과 10리바운드로 이미 더블더블을 완성했다. 한국은 전반을 36-24로 마쳤다. 이어 3쿼터에만 25점을 올리며 61-37까지 달아났고, 4쿼터 초반에는 격차를 27점까지 벌렸다. 이란이 추격의 실마리를 잡기 전에 슛과 수비, 리바운드에서 동시에 압박한 경기였다.
승부를 갈라놓은 3쿼터, 외곽포가 수비의 문을 열었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높이와 몸싸움, 하프코트 수비를 강점으로 삼아 온 팀이다. 한국은 이 상대를 정면의 골밑 싸움만으로 밀어내려 하지 않았다. 외곽으로 수비를 끌어내고, 한 번의 패스로 끝내기보다 추가 패스와 리턴 패스로 3점 라인을 열었다. 준결승에서 한국은 3점슛 14개를 성공시켰고 성공률은 42%였다. 반면 이란은 3점슛 2개, 성공률 9%에 묶였다. 같은 40분 동안 외곽 득점에서만 큰 간격이 생겼고, 그 차이가 이란의 페인트존 수비까지 넓게 흔들었다.
핵심 장면은 3쿼터였다. 최준용, 이현중, 이정현이 번갈아 외곽슛을 넣으면서 이란 수비가 한 발씩 더 바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장재석과 이승현이 골밑에서 공간을 얻었고, 컷인과 세컨드 찬스도 살아났다. 특히 이현중은 3쿼터 막판 3점슛과 상대 반칙을 동시에 얻어 4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점수 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한 장면 뒤 이란 수비의 선택지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었다. 외곽을 막기 위해 넓게 서면 한국의 돌파와 인사이드가 열리고, 안쪽을 지키면 다시 3점이 날아오는 구조가 됐다.
한국은 3점슛 14개를 넣었고 이란은 2개에 그쳤다. 외곽에서 만들어낸 36점의 차이는 단순한 슛감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수비 간격과 도움수비 위치, 리바운드 출발점까지 바꿔 놓았다.
이런 외곽 의존도가 결승에서도 똑같이 통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단판 토너먼트에서 3점 성공률은 흔들릴 수 있고, 상대가 더 공격적으로 스위치하거나 슈터를 쫓아다니면 같은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번 준결승에서 확인된 것은 한국이 슛이 잘 들어간 날에만 강한 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슈터를 살리기 위해 리바운드와 스크린, 엑스트라 패스가 함께 움직였고, 슛이 성공하자 곧바로 전환수비까지 연결됐다. 공격과 수비가 따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승의 본질에 더 가깝다.
26점·14리바운드·3점슛 7개, 이현중이 바꾼 공격의 기준
준결승의 가장 선명한 숫자는 이현중의 26점과 14리바운드다. 그는 3점슛 13개를 던져 7개를 넣었고 4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슈터의 역할에 갇히지 않고 수비 리바운드를 직접 확보해 공격 전개를 시작했고, 도움수비가 몰릴 때는 패스로 다음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에 이미 11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완성했다는 점은 경기의 흐름을 설명한다. 외곽슛이 폭발하기 전부터 리바운드와 활동량으로 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번 대회 전체 흐름에서도 이현중의 존재감은 꾸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에서 23점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전에서는 24점 10리바운드, 요르단과의 8강에서는 20분만 뛰고도 3점슛 6개를 포함해 28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만들었다. 일본전에서는 득점이 16점으로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7어시스트로 공격 연결에 기여했다. 에이스의 가치가 매 경기 같은 방식의 고득점에 있지 않고, 수비가 무엇을 막으려 하느냐에 따라 득점과 리바운드, 패스의 비중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현중에게 이번 대회는 개인 커리어의 중요한 교차점이기도 하다. NBA 공식 팀 페이지는 그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이그지빗 10 계약을 맺고 2026-27시즌 로스터 경쟁에 나선다고 전하고 있다. 일본 B리그 나가사키에서 2025-26시즌을 보낸 뒤 다시 미국 도전을 택한 상태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대표팀의 에이스에서 곧바로 NBA 캠프 경쟁자로 역할이 바뀐다. 그래서 이번 결승은 메달 한 개뿐 아니라, 그가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넓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마지막 대표팀 무대라는 의미도 갖는다.
이현중의 3점슛이 눈에 가장 잘 보였지만, 경기의 체온을 올린 것은 14개의 리바운드였다. 공을 끝까지 소유한 팀이 결국 슛 기회도 더 오래 갖는다.
전반을 책임진 이우석, 한 명에게 몰리지 않은 득점 구조
이현중이 후반에 승부를 끊었다면, 전반의 난도를 낮춘 선수는 이우석이었다. 이우석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9점을 기록했고, 전반에만 14점을 올렸다. 이란이 한국의 첫 옵션을 이현중으로 좁혀 압박할 때 이우석은 외곽에서 기다리기만 하지 않았다. 골밑으로 직접 파고들어 득점 인정 반칙을 얻었고, 수비가 안쪽으로 좁혀지면 다시 3점 라인에서 마무리했다. 이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이란은 특정 한 명에게 수비 자원을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정현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더했다. 조별리그 일본전에서는 이정현이 25점 7어시스트로 공격의 중심을 맡았고, 베테랑 장재석이 18점 8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인도네시아전에서는 유기상이 3점슛 7개로 21점을 쏟았다. 8강 요르단전에서는 등록 선수 12명이 모두 득점했다. 이 기록들은 한국이 매 경기 같은 득점원 하나에 의존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상대가 한 축을 막으면 다른 축에서 공격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주전과 벤치의 역할 간격도 줄었다.
이 분산 구조는 결승에서 더 중요해진다. 상대가 중국이든 일본이든 이현중에 대한 수비 준비는 가장 먼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첫 패스가 막힐 때 두 번째 볼핸들러가 얼마나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느냐, 코너 슈터가 얼마나 정확하게 자리를 잡느냐, 벤치에서 들어온 선수가 경기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느냐가 단판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준결승은 그 질문에 상당히 긍정적인 답을 준 경기였다.
이란을 51점에 묶었다, 대승의 바닥에는 수비가 있었다
77점이라는 한국의 득점만 보면 이전 세 경기의 세 자릿수 공격보다 화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토너먼트의 성격을 생각하면 더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이란의 51점이다. 한국은 공격이 잠시 끊기는 구간에도 수비 간격을 유지했고, 이란의 외곽을 2개 성공에 묶었다. 장신 선수와 가드 사이의 픽앤롤을 한 번에 무너뜨리지 않도록 첫 수비와 도움수비의 거리를 유지했고, 미스매치가 생기면 빠르게 다시 매치업을 찾아갔다.
리바운드 역시 수비의 마지막 단계였다. 좋은 수비를 해도 상대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면 한 번 더 수비해야 한다. 이현중이 14리바운드를 잡아낸 것은 그 부담을 줄였고, 포워드들이 적극적으로 박스아웃에 참여하면서 센터 한 명에게 리바운드를 맡기지 않았다. 수비 리바운드가 잡힌 뒤에는 가드에게 공을 건네기만 기다리지 않고 가까운 선수가 바로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이 때문에 수비 성공이 곧 전환 공격의 출발점이 됐다.
한국이 결승에서 경계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준결승의 큰 리드가 자칫 공격 리듬에 대한 과신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결승 상대는 일본-중국 준결승의 승자다. 두 팀 모두 이란과 다른 방식으로 한국 수비를 시험할 수 있다. 일본은 빠른 볼 이동과 가드의 속도를 앞세울 수 있고, 중국은 높이와 골밑 마무리를 통해 공격 리바운드 비중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결승에서는 3점슛 성공 개수만큼이나 첫 수비, 수비 리바운드, 턴오버 관리가 승부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82-66에서 77-51까지, 5전 전승이 만들어진 방식은 매번 달랐다
이번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한 경기의 폭발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승리 방식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첫 경기의 긴장감과 4쿼터 집중력 저하라는 숙제를 안고도 82-66으로 이겼다. 바로 다음 인도네시아전에서는 4쿼터를 32-7로 압도하며 그 약점을 빠르게 수정했다. 일본전에서는 전반 열세를 뒤집으며 100-83으로 승리했고, 요르단전에서는 1쿼터부터 압박해 114-80으로 완파했다. 이란전에서는 공격 득점이 줄어도 수비로 51점에 묶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현중 23점. 첫 승을 만들었지만 4쿼터 8득점에 그쳐 경기 마무리 집중력이 과제로 남았다.
인도네시아전. 이현중 24점 10리바운드, 유기상 3점슛 7개 포함 21점. 4쿼터 32-7로 전날의 약점을 바로 수정했다.
일본전. 이정현 25점 7어시스트, 장재석 18점 8리바운드. 3쿼터 후반 재역전한 뒤 4쿼터에 승기를 굳혔다.
요르단과 8강. 이현중 28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12명이 모두 득점했고 팀 어시스트 36개를 기록했다.
이란과 준결승. 이현중 26점 14리바운드, 이우석 19점. 팀 3점슛 14개와 강한 수비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다섯 경기의 합계 스코어는 한국 475점, 상대 328점이다. 경기당 평균으로는 한국이 95.0점, 상대가 65.6점이다. 숫자 자체도 크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전술에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이현중의 개인 화력에 기대는 장면이 많았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유기상과 이정현, 이우석, 장재석 등 다른 득점원이 전면에 나왔다. 결승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은 상대가 무엇을 차단하느냐에 따라 다른 방식의 공격을 꺼낼 수 있는 상태다.
항저우 7위에서 12년 만의 결승으로, 같은 이름의 대표팀이 달라진 지점
2023년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농구는 7위로 대회를 마쳤다. 8강에서 중국에 70-84로 패한 뒤, 5∼8위 순위전에서 이란에도 82-89로 졌다. 당시 7위는 아시안게임 역대 최저 순위였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4강에 오르지 못한 사례 자체가 드물었고, 국제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은 그 결과를 불과 3년 만에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전의 과정은 단순한 세대교체 한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다. 항저우 멤버 일부는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에 있고, 새 얼굴이 그 사이에 더해졌다. 이정현은 항저우에서도 핵심 가드였고 이번 대회 일본전에서 25점을 넣었다. 이승현과 장재석 같은 베테랑 빅맨은 경기의 거친 구간을 버텼다. 여기에 이현중, 유기상, 이우석, 여준석, 문유현, 에디 다니엘 등 서로 다른 연령대의 자원이 조합됐다. 경험을 버리고 새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 위에 새로운 역할을 덧붙이는 방식에 가깝다.
2014 → 2023 → 2026
2014 인천에서는 결승에서 이란을 79-77로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2023 항저우에서는 중국과 이란에 연달아 패해 7위로 내려갔다. 2026 나고야에서는 다시 이란을 준결승에서 77-51로 제압하고 12년 만에 결승에 복귀했다.
같은 ‘12년’이라는 간격이 반복되지만, 이번 결승의 의미는 과거 재현이 아니라 현재 대표팀 시스템이 국제대회 단판 승부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2014년의 기억은 한국 농구가 왜 이번 대회를 중요하게 보는지도 설명한다. 당시 한국은 이란과의 결승에서 종료 2분여를 남기고 5점 차로 뒤졌지만, 양동근의 3점슛과 김종규의 3점 플레이로 뒤집어 79-77로 우승했다. 그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없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동메달, 항저우에서는 7위였다. 그러므로 2026년 결승은 단순한 메달 색깔 경쟁을 넘어, 한동안 흔들렸던 남자 대표팀의 아시아 최상위권 복귀 여부를 가늠하는 경기다.
첫 외국인 사령탑 마줄스, ‘한 경기 결과’보다 시스템을 시험하는 대회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은 한국 남자농구 성인 대표팀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025년 12월 라트비아 출신 마줄스 감독을 선임하면서 국제 경쟁력 강화와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약 20년의 지도 경력과 라트비아 연령별 대표팀 경험, 유럽 클럽 무대 경험을 가진 지도자에게 대표팀을 맡긴 것은 한 대회 성적만이 아니라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택이었다.
부임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26년 2월 데뷔전에서 대만에 패했고, 8월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는 주축 선수 공백 속에 연이틀 큰 점수 차로 졌다. 특히 일본 원정의 패배는 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둔 시점이라 우려가 컸다. 그러나 9월 조별리그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는 100-83으로 승리했다. 같은 상대를 짧은 기간 안에 다시 만나 경기 내용과 결과를 바꿔냈다는 점은 대표팀이 전술을 수정하고 로스터 변화에 대응한 흔적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공격의 폭과 선수 역할의 유동성이다. 가드가 공을 오래 소유하는 장면을 줄이고, 포워드가 직접 볼을 운반하거나 하이포스트에서 패스의 연결점이 되는 장면이 늘었다. 8강 요르단전의 36어시스트는 이런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결승 결과와 별개로 이 시스템이 성공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대표팀은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이어가야 하고, 협회가 제시한 장기 목표에는 2028 LA 올림픽 진출도 포함돼 있다. 아시안게임은 그 긴 과정에서 가장 강한 중간평가에 가깝다.
12명 전원이 기능을 가진 명단, 결승에서 필요한 것은 ‘역할의 겹침’
이번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은 이정현, 문유현, 변준형, 유기상, 이우석, 이현중, 안영준, 에디 다니엘, 최준용, 여준석, 이승현, 장재석의 12명으로 구성됐다. 포지션별로 보면 전통적인 포인트가드-센터 구분보다 여러 역할을 겹쳐 수행할 수 있는 포워드 자원이 많다. 이현중과 이우석, 안영준, 최준용, 여준석은 상황에 따라 외곽 수비와 리바운드, 볼 운반, 컷인을 나눠 맡을 수 있다.
대회 중 변수도 있었다. 여준석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발을 다친 뒤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요르단과의 8강에서 복귀했고, 조별리그에 참가하지 못했던 최준용은 토너먼트부터 합류했다. 대표팀이 완전체로 모인 시점은 8강부터였다. 그럼에도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는 점은 선수층의 폭을 보여준다. 동시에 최준용과 여준석의 컨디션이 결승에서 어느 정도까지 올라오는지가 마지막 로테이션의 깊이를 좌우할 수 있다.
이정현·변준형·문유현
첫 압박을 넘기고 픽앤롤의 방향을 정한다. 일본전처럼 가드가 직접 득점원이 될 때 공격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다.
이현중·이우석·유기상·안영준·최준용·여준석·에디 다니엘
외곽슛, 스위치 수비, 리바운드, 컷인을 섞는다. 현대 대표팀 농구에서 가장 넓은 역할을 맡는 구간이다.
이승현·장재석
스크린과 몸싸움, 박스아웃을 책임진다. 득점보다 상대의 높이를 버텨 외곽 자원들이 움직일 시간을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
결승에서는 이 ‘역할의 겹침’이 특히 중요하다. 중국을 만나면 더 큰 라인업을 상대로 포워드들의 집단 리바운드가 필요하고, 일본을 다시 만나면 빠른 가드와 외곽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스위치와 로테이션을 반복해야 한다. 어느 상대든 특정 포지션 한 명에게 모든 임무를 맡기는 방식은 부담이 크다. 한국이 준결승까지 보여준 장점은 필요할 때 여러 선수가 비슷한 기능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일 19시40분, 마지막 상대는 일본-중국 준결승 승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남자농구 결승은 9월 20일 오후 7시40분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의 상대는 18일 열리는 일본과 중국의 준결승 승자다. 준결승 직후 시점에는 상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팀을 전제로 결승을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다만 한국은 두 팀 가운데 일본과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금메달 결정전
장소: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첫 아시안게임 결승에 나선다. 상대는 일본-중국 준결승 승자다.
일본이 올라오면 이번 대회 두 번째 한일전이 된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전반 40-42로 뒤졌지만, 3쿼터 후반 이정현의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돌린 뒤 100-83으로 이겼다. 다만 한 번 이긴 상대와 다시 만나는 결승은 완전히 다른 경기다. 일본은 첫 경기에서 드러난 수비 매치업과 리바운드 약점을 수정해 나올 가능성이 높고, 개최국의 홈 분위기도 더 강해질 수 있다.
중국이 올라오면 높이와 리바운드가 가장 큰 시험이 된다.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 중국에 70-84로 패한 기억이 있다. 당시와 현재의 로스터와 지도체제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국전은 한국이 외곽슛으로 공간을 넓히는 동시에 수비 리바운드에서 버텨야 하는 전형적인 대조 구도가 될 수 있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준결승의 26점 차 승리가 결승의 출발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단판 결승은 다시 0-0에서 시작한다.
결승의 네 가지 체크포인트, 3점보다 먼저 볼 장면들
준결승에서 3점슛 14개가 터졌기 때문에 결승 전망도 외곽슛에 집중되기 쉽다. 그러나 단판에서는 슛 성공률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오히려 반복 가능한 요소가 무엇인지 보는 편이 중요하다. 한국이 결승에서 같은 수준의 경기력을 재현하려면 경기 초반부터 수비 리바운드와 볼 관리, 벤치 로테이션, 파울 관리가 안정돼야 한다.
첫 수비를 끝내는 힘
준결승에서 이현중이 14개를 잡았다. 결승에서는 포워드까지 박스아웃에 참여해 상대의 두 번째 공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에게 쉬운 점수를 주지 않기
큰 경기일수록 실책 한 번이 속공으로 직결된다. 세트 오펜스의 완성도보다 먼저 볼 것은 불필요한 볼 손실이다.
핵심 포워드의 출전시간
스위치 수비가 많아질수록 포워드와 빅맨의 파울 부담이 커진다. 이승현, 장재석, 최준용의 파울 수는 로테이션 폭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현중 압박 뒤 누가 열리나
이우석, 이정현, 유기상 가운데 누가 초반 슛을 넣느냐에 따라 상대가 이현중에게 쓰는 더블팀의 강도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경기 속도 조절도 중요하다. 한국은 일본전처럼 빠른 템포에서도 득점할 수 있고, 이란전처럼 하프코트 비중이 높은 경기에서도 수비로 버틸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결승의 이상적인 그림은 한 가지 템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불편해하는 속도로 경기를 끌고 가는 것이다. 리드할 때는 소유권을 길게 쓰고, 상대가 공격 리바운드에 많은 숫자를 투입했을 때는 빠르게 전환하는 식의 선택이 필요하다.
결승 뒤에도 이어질 이현중의 NBA 도전과 대표팀의 다음 시험
아시안게임 결승이 끝나면 선수들의 시간표는 곧바로 다시 갈라진다. 가장 주목받는 이동은 이현중의 미국행이다. NBA 공식 포틀랜드 팀 페이지는 이현중이 이그지빗 10 계약으로 로스터 경쟁에 합류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그지빗 10은 정규 로스터를 보장하는 계약이 아니라 트레이닝 캠프와 프리시즌을 통해 자리를 경쟁하는 성격의 계약이다. 대표팀에서 맡은 넓은 역할과 달리 NBA 캠프에서는 자신의 장점인 슈팅과 사이즈를 짧은 출전 시간 안에 더 선명하게 보여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
나고야 다음 무대는 포틀랜드 캠프
이현중은 일본 B리그 나가사키에서 2025-26시즌을 보낸 뒤 미국 도전을 이어간다. 포틀랜드와의 계약은 ‘입단 확정’이 아니라 정규 로스터 경쟁 기회를 얻는 단계다.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과 NBA 캠프 성과는 별개의 평가지만,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슈팅·리바운드·오프볼 움직임은 그의 강점을 설명하는 참고 장면이 될 수 있다.
대표팀도 아시안게임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줄스 감독의 임기는 2027년 말까지 이어지고, 한국은 FIBA 월드컵 예선을 계속 치러야 한다. 협회가 외국인 감독 선임 당시 제시한 장기 목표는 2026 아시안게임과 2028 LA 올림픽까지 연결돼 있었다. 따라서 이번 결승의 결과는 분명 중요하지만, 이후 대표팀 운영에서 선수 선발의 연속성, 국내 리그와 국제대회 일정 조율, 젊은 선수의 역할 확대가 이어져야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변화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이번 대회가 보여준 ‘여러 명이 공을 만지고 여러 명이 슛을 던지는 구조’는 국제농구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현중 한 명의 커리어가 성공한다고 대표팀 전체가 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한 번의 금메달이 장기 경쟁력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결승에서 패하더라도 이번 대회 동안 보여준 공격 분산과 수비 조직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이 얻어야 할 가장 큰 자산은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 과정이다.
12년 만의 결승, 이미 확보한 것은 은메달보다 큰 ‘경쟁 방식’
한국은 이란전 승리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가치가 메달 색깔에만 있지는 않다. 2023 항저우에서 7위로 내려갔던 팀이 3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오른 과정에서, 누가 에이스인지보다 에이스를 어떻게 살리고 다른 선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선명해졌다. 첫 경기의 4쿼터 문제를 다음 경기에서 수정했고, 한 달 전 크게 졌던 일본을 조별리그에서 다시 꺾었으며, 요르단과 이란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압했다.
이란전의 77점은 요르단전 114점보다 작지만 내용은 더 단단했다. 상대가 51점에 그쳤고, 한국은 큰 리드를 잡은 뒤에도 수비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토너먼트 후반부에는 공격의 최고점보다 경기의 최저점을 높이는 팀이 유리하다. 슛이 안 들어가는 날에도 수비와 리바운드, 볼 관리로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준결승은 한국이 그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다섯 경기의 최종 스코어를 합치면 한국은 475점을 넣고 328점을 내줬다. 경기당 95.0득점, 65.6실점, 평균 득실 차 +29.4점이다. 다만 이 숫자를 결승 전망으로 곧장 옮겨서는 안 된다. 인도네시아전 54점 차와 요르단전 34점 차가 평균을 크게 끌어올렸고,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은 4쿼터 한때 흐름을 내주는 장면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평균 자체보다 흔들림에 대응한 방식이다. 조별리그에서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고, 일본전에서는 가드의 창조성을 살렸으며, 8강에서는 36어시스트로 볼을 순환시켰다. 준결승에서는 외곽이 터진 순간에도 수비 강도를 함께 높였다. 서로 다른 형태의 다섯 승리는 결승에서 특정 한 가지 해법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가 된다.
마지막 한 경기는 그래서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걸린 무대다. 과거로 보면 2014년 이후 멈춰 있던 아시안게임 우승 시계를 다시 움직일 기회다. 현재로 보면 이현중을 중심으로 이우석, 이정현, 유기상, 여준석, 최준용, 베테랑 빅맨들이 만든 새로운 역할 분담을 완성할 경기다. 미래로 보면 첫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구축 중인 대표팀 시스템이 큰 압박 속에서도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시험대다.
시간의 대비도 선명하다. 2014 인천 결승에서 한국은 이란을 79-77로 두 점 차로 꺾어 정상에 섰다. 2023 항저우에서는 8강 탈락 뒤 순위결정전에서 이란에 82-89로 패했고 결국 7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2026 나고야에서는 같은 이란을 준결승에서 77-51로 잡았다. 세 경기의 숫자만으로 세대 전체의 우열을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겪은 하락의 기억을 한 경기씩 다시 쓰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결승은 그 변화가 단기 토너먼트의 상승세인지, 압박이 가장 큰 마지막 40분에서도 유지되는 경기 방식인지 가르는 지점이 된다.
한국은 이미 이란을 26점 차로 넘었다. 그러나 결승에서 필요한 것은 준결승의 감정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준결승에서 잘했던 원리를 다시 처음부터 실행하는 일이다. 수비 리바운드 하나, 엑스트라 패스 한 번, 불필요한 턴오버 하나를 줄이는 과정이 12년의 간격을 끝낼 수 있다. 20일 밤, 한국 남자농구가 얻으려는 것은 금메달 하나이면서 동시에 다시 아시아 정상권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가장 구체적인 증거다.
경기 전 알아둘 핵심 질문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른 것은 몇 년 만인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2014년에는 결승에서 이란을 79-77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6 준결승 이란전 스코어와 주요 기록은?
한국이 77-51로 이겼다. 이현중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26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이우석이 19점, 이정현이 11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팀 3점슛 14개를 성공시켰다.
결승은 언제 열리나?
대회 조직위원회 일정 기준 9월 20일 오후 7시40분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의 상대는 일본-중국 준결승 승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몇 경기째 무패인가?
준결승까지 5전 전승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일본, 요르단, 이란을 차례로 꺾었다.
이현중은 대회가 끝난 뒤 어디로 가나?
NBA 공식 포틀랜드 팀 페이지에 따르면 이현중은 이그지빗 10 계약으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2026-27시즌 로스터 경쟁에 나선다. 이는 정규 로스터가 보장된 계약이 아니라 캠프 경쟁 기회를 주는 계약이다.
주요 확인 자료
- 아이치·나고야 2026 조직위원회 — 남자농구 파이널 라운드 대진과 9월 20일 결승 일정.
- 대한민국농구협회 — 2026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및 대표팀 공식 경기 기록.
- 연합뉴스 — 9월 18일 한국-이란 준결승 경기 기록과 이현중·이우석 주요 기록.
- 뉴시스 — 이란전 팀 3점슛 수치와 결승 일정, 이란전 세부 흐름.
- 연합뉴스 — 요르단과 8강전 114-80, 이현중 28점 및 팀 어시스트·리바운드 기록.
- 연합뉴스 — 일본과 조별리그 100-83, 이정현·장재석·이현중 기록.
- 연합뉴스 — 인도네시아전 102-48, 이현중과 유기상의 기록.
-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전 82-66, 대회 첫 경기 내용.
- 연합뉴스 —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선임과 대표팀 최초 외국인 사령탑 관련 내용.
-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팀 페이지 — 이현중의 이그지빗 10 계약 및 2026-27 로스터 경쟁 관련 공식 리그 페이지.
- 연합뉴스 —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란전 패배와 역대 최저 순위 관련 기록.
- 연합뉴스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 79-77 이란, 12년 만의 우승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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