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딥테크 창업 문턱 낮춘다|출연연·4대 과기원 지분 보유·외부 자문, 2027년 3월 시행
IT·SCIENCE / LAB-TO-MARKET NOTE · 2026.09.11

연구자 딥테크 창업 문턱 낮춘다
지분·자문 규칙이 바뀐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GIST·DGIST·UNIST를 둘러싼 5개 법률 개정 공포안이 9월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연구자가 공공기술로 창업하거나 기술이전 기업의 지분을 보유할 때의 이해충돌 규제, 그리고 연구기관 직원이 기업에 자문하거나 직위를 맡는 문제에 별도 법적 근거가 생깁니다. 시행 예정 시점은 2027년 3월입니다.

과기출연기관법4대 과기원법연구자 창업기술이전2027년 3월 시행 예정
연구실의 실험 장비와 시제품 공간이 이어진 딥테크 사업화 장면
이번 개정의 핵심은 연구성과를 연구실 안에 머물게 하는 규칙과 시장으로 옮기는 규칙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연구자가 자신이 만든 기술로 회사를 세우려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기술이 되는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회사의 지분을 계속 가져도 되는가, 회사에 자문해도 되는가, 연구소로 복귀한 뒤에도 기술을 계속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제도적 질문이 뒤따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월 10일 공개한 조간 보도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 네 개 과학기술원법의 개정 공포안은 9월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국회 본회의 의결은 8월 20일 이뤄졌고, 새 규정은 공포 뒤 6개월을 거쳐 2027년 3월 시행될 예정입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공공 연구자의 창업·기술이전 활동을 일반적인 사적 이해관계와 똑같이 취급하던 지점을 좁히고, 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외부 활동의 법적 통로를 만든 것입니다.

다만 “이해충돌 규제가 사라졌다”라고 읽으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입법자료가 설명하는 방향은 공직윤리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공공기술 기반 창업과 성과확산에 필요한 범위의 특례를 두는 것입니다. 즉 연구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분과 모든 외부활동이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속 기관의 공공기술을 활용한 창업·기술이전과 연결된 특정 상황에 예외 규칙을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행 전에는 기관별 내부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이 취지에 맞게 정비돼야 합니다.

WHY THIS LAW NOW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연구자와 회사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출연연이나 과기원에서 나온 기술은 흔히 발명자와 기술의 관계가 길게 이어집니다. 논문이나 특허를 넘기는 순간 연구자의 역할이 끝나는 경우보다, 시제품이 왜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는지, 실패 모드가 무엇인지, 다음 세대 공정에서 어디를 바꿔야 하는지를 창업팀이나 기술이전 기업에 지속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도체 소재, 양자 장치, 우주·항공 부품, 첨단바이오, 에너지 시스템처럼 실험실 검증에서 실제 산업 환경까지 거리가 긴 분야일수록 이 연결은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2022년 5월 시행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유관단체 소속 연구자에게도 적용됩니다. 2026년 국회에 제출된 개정 제안이유는 연구자가 동시에 공공 연구자이자 기술의 발명자·사업화 주체라는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사적이해관계자 신고·관리 의무와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이 기술이전과 창업의 실질적 제약으로 작동했고, 일부 기관에서는 창업휴직자가 복직할 때 창업기업 지분 처분을 요구하는 내부 규정까지 운영됐다는 점을 입법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한 이유는 지분이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초기 딥테크 기업에서 연구자의 장기 참여를 묶어 두는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금이 부족한 초기 회사는 발명자와 핵심 기술인력에게 지분을 통해 위험과 보상을 나눕니다. 연구자가 복직을 위해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면 창업과 연구 경력 사이에서 선택 압력이 커지고,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의 핵심 맥락을 가진 사람이 장기적으로 남을 유인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법 개정은 바로 그 구조적 마찰을 줄이는 쪽으로 규칙을 이동시킵니다.

연구 시제품과 지분의 연결을 상징하는 실험실 작업대
딥테크 기업에서 발명자의 참여는 기술 설명, 후속개발, 고객 검증으로 이어지는 장기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FIVE LAWS, ONE DIRECTION

하나의 출연연법과 네 개 과기원법, ‘5개 법률’은 어디를 가리키나

이번 보도자료가 말하는 다섯 법률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규율하는 법률 하나와 4대 과학기술원의 개별 법률 네 개입니다. 4대 과기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입니다. 기관의 설립 근거가 서로 다른 만큼 같은 취지의 제도 개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려면 각각의 법률을 함께 손봐야 했습니다.

출연연법 쪽 입법자료는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하거나 기술을 이전한 기업의 주식·지분·자본금을 이해충돌방지법상 특정 사적이해관계 판단 요소로 보지 않도록 하는 특례를 제시했습니다. 과기원 법안들도 교원·연구원이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 또는 기술이전을 한 경우에 같은 방향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동시에 연구기관·연구회 임직원, 과기원 교원·임직원이 해당 공공기술 기반 기업에 노무·조언·자문을 제공하거나 직무 관련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직위를 맡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두는 방향이 논의됐습니다.

여기서 ‘공공기술’이라는 조건은 기사 전체를 읽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연구자가 개인적으로 아무 기업에나 투자하거나 영리활동을 하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어주는 제도가 아니라,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연구성과가 창업·기술이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충돌 규제의 마찰을 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인 허용 범위와 절차는 공포된 법률 문언, 하위 기준, 각 기관의 규정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EQUITY IS NOT A SIDE NOTE

왜 ‘지분 보유’ 한 줄이 딥테크 창업의 속도를 바꿀 수 있나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아이디어와 팀이 만들어진 뒤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서 가설을 검증할 수 있지만 딥테크는 다른 시간표를 가집니다. 장비 구축, 반복 실험, 인증, 생산수율 확보, 규제 대응, 공급망 검증이 길게 이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발명자와 회사의 관계가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자에게 지분이 있다는 사실은 회사가 성공했을 때의 보상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전환하는 위험을 장기간 함께 부담한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기술이전 계약에서 현금 기술료만 받는 방식과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방식은 기업의 현금 사정과 기술의 불확실성에 따라 다른 효과를 냅니다. 초기 기업이 당장 큰 현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면 지분을 활용한 거래가 기술도입의 문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가 그 지분 때문에 곧바로 사적이해관계자로 분류되고 본래 직무와 충돌하는 범위가 넓게 해석되면, 연구자와 기업 모두 장기 협력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이번 특례는 이 고리를 연구성과 사업화라는 목적에 맞게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분 보유 가능’과 ‘기관 업무에서 이해충돌이 없어짐’을 같은 문장으로 읽지 않는 것입니다. 연구자가 해당 기업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정보입니다. 연구과제 선정, 장비 이용, 추가 기술이전 조건, 기관 구매·계약, 후속 특허의 귀속처럼 공적 의사결정과 기업 이익이 만나는 지점에서는 별도의 통제와 투명성이 필요합니다. 법이 성과확산의 길을 넓힐수록 기관 내부에서는 어떤 의사결정에서 연구자를 제척할지, 정보 접근과 기술가치 평가를 어떻게 분리할지 더 정교한 운영이 요구됩니다.

딥테크 시제품을 검사하는 밝은 클린룸
딥테크 사업화는 발명 이후에도 수율·신뢰성·현장조건 검증이 길게 이어집니다.
실험실에서 파일럿 제조라인으로 이어지는 긴 개발 경로
지분은 긴 개발주기를 함께 견디는 발명자와 회사의 이해를 묶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ADVICE, KNOWLEDGE, POSITION

자문과 직위 취임의 근거가 생기면 기술이전 이후 ‘설명 공백’이 줄어든다

기술이전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끝나지 않습니다. 기업이 기술을 넘겨받아도 실험실에서 축적된 암묵지까지 한 번에 이전되지는 않습니다. 특허 명세서에 적히지 않은 공정 순서, 어떤 변수에 민감한지, 실패가 발생했을 때 어떤 신호를 먼저 봐야 하는지, 다음 버전의 설계를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는 발명자와 연구팀의 경험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술일수록 연구자의 합법적이고 투명한 자문 경로가 사업화 성공률을 좌우합니다.

기존 입법자료는 출연연·과기원 연구자가 공공기술 기반 기업에 노무·조언·자문을 제공하거나 직무 관련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기업의 직위를 맡는 행위를 허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9월 10일 과기정통부 발표도 출연연과 4대 과기원 직원의 외부 자문·직위 취임 근거가 마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기관에서 만든 기술이 기업으로 넘어간 뒤 발명자의 설명과 후속 협업이 ‘애매한 외부활동’으로 남지 않도록 법률상 통로를 만든 셈입니다.

이 변화는 기업에도 실무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자에게 자문을 요청하면서도 기관 규정상 가능한지 불확실하면 계약 자체가 늦어지고, 투자자 역시 핵심 연구자가 어느 정도까지 회사에 관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느라 시간을 씁니다. 반대로 허용 근거와 절차가 명확하면 회사는 기술자문 계약, 겸직 또는 직위 취임, 연구소와의 후속 공동연구를 서로 다른 계약으로 분리해 설계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지부터 묻는 시간’이 줄고 ‘어떤 조건으로 투명하게 할지’를 논의하는 시간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시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익명 기술자문 회의
법적 근거가 명확해지면 기술자문·겸직·후속 공동연구를 서로 다른 책임과 계약으로 분리해 설계하기 쉬워집니다.
THE GUARDRAIL

특례는 ‘백지수표’가 아니다…오히려 내부 통제의 설계가 더 중요해진다

연구자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는 두 목표를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하나는 국가 연구개발 성과가 시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 연구기관의 장비·예산·인력·정보가 특정 기업의 사익을 위해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법 개정은 첫 번째 목표를 위해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지만 두 번째 목표까지 없애는 구조가 아닙니다. 입법 제안이유도 ‘공직윤리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합리적 범위의 특례를 마련한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시행 전 기관들이 가장 세밀하게 손봐야 할 부분은 ‘허용’보다 ‘경계’일 가능성이 큽니다. 창업기업의 지분을 가진 연구자가 그 회사와 관련된 기술가치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지, 기관 장비 사용료나 공간 제공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지, 같은 분야의 경쟁 기업과 기술이전 협상에 관여할 수 있는지, 창업기업의 후속 연구과제를 직접 평가할 수 있는지는 각각 다른 이해충돌 위험을 가집니다. 어떤 경우에 신고하고 어떤 의사결정에서 회피·제척해야 하는지, 기관 차원의 기록은 어떻게 남길지 같은 운영규칙이 법 취지를 현실로 만듭니다.

기술보안도 별도의 축입니다. 연구자가 기업에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해서 기관이 보유한 모든 미공개 연구정보를 자유롭게 넘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술이전 계약의 범위, 영업비밀, 국가핵심기술이나 보안과제 규정, 공동연구 참여기관의 권리, 아직 출원하지 않은 발명 등은 각각 기존의 보호 체계를 따릅니다. 연구성과 확산을 빠르게 만드는 제도일수록 ‘어떤 정보까지 합법적으로 이동했는지’를 명확히 남기는 문서화가 중요합니다.

CONFLICT

의사결정 분리

지분을 가진 연구자가 기관의 계약·평가·구매 등 기업 이익과 직접 연결된 결정을 어디까지 맡을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IP

권리 범위 확인

창업기업이 쓰는 기술과 후속 발명의 소유권·실시권·개선기술 조건을 계약에서 분명히 나눠야 합니다.

SECURITY

정보 경계 유지

외부 자문이 허용돼도 미공개 연구정보와 보안대상 기술의 이전 규칙까지 자동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공 연구자산과 창업 시제품의 균형을 상징하는 연구실
규제가 완화될수록 공공자산과 사적기업의 경계를 투명하게 기록하는 거버넌스는 더 중요해집니다.
WHY DEEP TECH CARES

딥테크는 ‘기술이전 한 번’보다 긴 동행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번 개정을 ‘연구자 딥테크 창업 지원’이라고 부른 이유는 딥테크의 사업화 방식과 연결돼 있습니다. 딥테크는 연구 성과가 제품이 되기까지 시간이 길고 실패 비용이 큽니다. 실험실에서 우수한 결과가 나온 뒤에도 대량생산 공정, 품질 편차, 안전성, 규제 인증, 가격 경쟁력, 공급망 안정성을 넘어야 합니다. 시장에 내놓기 전까지 기술적 질문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발명자의 지식이 기업 내부에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구조가 자연스럽습니다.

이때 연구자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일정한 자문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면 연구와 사업 사이의 피드백 회전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기업은 고객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연구자에게 빠르게 되돌리고, 연구자는 후속 연구에서 실제 시장조건을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공 연구가 특정 회사의 주문형 연구로 종속되지 않도록 공동연구의 목표와 비용, 지식재산권 배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연구-창업-후속연구’의 선순환과 ‘공공연구의 사유화’ 사이에는 운영규칙이라는 경계선이 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딥테크 투자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핵심 기술의 권리가 회사에 안정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발명자가 회사에 얼마나 오래 관여할 수 있는지입니다.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면 연구자의 겸직·자문 가능성이 투자 실사 때 위험요인으로 잡힙니다. 새 법이 시행되고 기관별 규정이 정비되면 투자자는 ‘관여 가능 여부’보다 ‘허용된 범위와 계약이 제대로 설계됐는지’를 확인하는 쪽으로 실사를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딥테크의 병목은 기술이 ‘발명’된 뒤부터 더 선명해집니다.

시제품→실증→인증→양산→고객검증으로 이어지는 긴 구간에서 발명자와 기업의 합법적 협업 통로가 확보되면 기술이전 계약의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딥테크 스타트업의 소규모 파일럿 생산라인
딥테크는 연구실 성능과 산업 현장 성능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파일럿 단계가 길고 비쌉니다.
FOUR INSTITUTES

KAIST·GIST·DGIST·UNIST까지 함께 고친 이유

4대 과기원은 교육기관이면서 동시에 대형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는 연구기관입니다. 교수와 연구자가 창업자로 나서는 사례가 많고 학생 창업,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 연구소기업 등 다양한 경로가 한 공간에서 교차합니다. 출연연에만 예외를 만들고 과기원 연구자는 기존 규제에 그대로 묶어 두면 같은 공공기술 사업화 활동을 놓고 기관 형태에 따라 제도가 달라지는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공개된 개별 과기원 법안의 제안이유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연구자의 공공연구자 지위와 공직유관단체 소속 공직자 지위가 겹치는 특수성, 사적이해관계 신고·관리와 외부활동 제한이 연구성과 사업화에 주는 제약, 사립대 교수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함께 언급됐습니다. 그래서 4대 과기원 각각의 설립법에 기술이전·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특례 근거를 넣는 방식이 선택됐습니다.

현장에서는 대학형 창업과 출연연형 창업의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교수는 학생 교육과 연구실 운영, 연구자는 장기 프로젝트와 장비 공동활용, 기관은 특허·기술료·공동연구 수익을 각각 관리합니다. 법의 방향이 같더라도 신고 절차와 겸직 승인, 지분 공개, 연구실 자원 사용, 학생 참여 기준까지 기관별 세부규칙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2027년 3월이 되면 네 과기원의 내부 지침이 얼마나 일관되면서도 각 기관의 특성을 반영했는지가 실제 체감도를 좌우할 것입니다.

네 개 과학기술 연구캠퍼스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징 이미지
네 과기원의 법률을 함께 손본 것은 기관 형태에 따른 제도 차이를 줄이려는 선택으로 읽힙니다.
대학형 연구실에서 시제품을 검토하는 익명 연구팀
과기원에서는 교육·연구·학생창업·기술이전 규칙이 동시에 맞물리므로 세부 운영지침이 특히 중요합니다.
MARCH 2027

시행까지 남은 약 6개월, 진짜 승부는 가이드라인과 기관 규정이다

법이 통과됐다고 오늘부터 곧바로 모든 창업자문과 지분 보유가 새 기준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개정안이 공포 후 6개월 뒤인 2027년 3월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시행 전까지는 현행 규정이 적용되고, 기관별로 새 법을 실제 업무 절차에 어떻게 옮길지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창업휴직 중인 연구자, 이미 기술이전 기업 지분을 받은 연구자, 자문계약을 맺으려는 연구자는 전환기 규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법 시행 전 ‘출연연 연구원 창업 가이드라인’을 개정·안내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가이드라인에는 지분 보유를 어떤 절차로 신고할지, 창업기업의 직위를 맡을 때 기관장 승인이나 심의가 필요한지, 자문 대가와 시간 사용을 어떻게 관리할지, 기관 장비·공간·인력을 기업이 이용할 때 어떤 계약을 거칠지 같은 실무 질문이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가 현장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 만큼 연구자와 기술사업화 담당자, 감사·법무부서,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서로 다른 위험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기관 입장에서는 기존 규정 가운데 새 법 취지와 충돌하는 조항을 찾아내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복직 시 지분 처분을 일률적으로 요구하거나 직무 관련 외부활동을 넓게 금지하는 규정이 남아 있다면 법률상 특례가 생겨도 현장 체감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규제를 너무 빨리 풀어 신고·회피 절차가 비어 있으면 감사·분쟁 위험이 커집니다. 시행 전 6개월은 단순한 대기기간이 아니라 ‘허용 범위와 통제 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준비기간입니다.

AUG 20국회 본회의 의결

5개 법률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SEP 8국무회의 의결

개정 공포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BEFORE EFFECT가이드라인 정비

과기정통부는 현장 의견을 받아 창업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MAR 2027시행 예정

공포 후 6개월을 거쳐 새 특례가 현장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시행 전 가이드라인 정비를 상징하는 연구기관 행정 책상
법 시행 전까지 필요한 것은 ‘허용’ 한 문장보다 신고·승인·회피·기록 절차를 구체화하는 일입니다.
WHO SHOULD CHECK WHAT

연구자·기관·스타트업·투자자가 지금부터 확인할 것

이번 제도 변화는 연구자 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뉴스가 아닙니다. 연구성과의 권리를 가진 기관, 기술을 받아 사업화하는 스타트업, 자금을 투입하는 투자자, 후속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기업이 모두 같은 계약망 안에 있습니다. 새 특례가 실질적인 사업화 속도로 이어지려면 각 주체가 자신의 역할과 경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POLICY CONTEXT

정부가 말한 ‘7대 SEED’와 연결되는 이유

과기정통부는 이번 법 개정이 첨단 분야 연구성과가 실험실에서 시장으로 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7대 SEED’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정부가 8월 발표한 7대 SEED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 공급망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육성하는 구상입니다. 공통점은 대규모 연구개발과 실증,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분야에서는 국가 연구기관과 대학이 기초·원천기술의 중요한 공급자가 됩니다. 연구개발 예산만 늘려서는 산업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기술을 보유한 기관이 권리를 이전하고, 발명자가 회사에 지식을 전달하고, 민간자본이 들어와 파일럿과 양산을 만들고, 다시 현장 데이터가 연구로 돌아오는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이번 법 개정은 그중 ‘연구자와 기업이 합법적으로 오래 연결되는 규칙’을 손보는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모든 분야가 이번 법의 직접 지원대상이라는 뜻이 아니라, 공공 연구성과의 사업화 경로가 특히 중요한 장기·고위험 첨단기술군이라는 정책 맥락에서 함께 언급됐습니다.

SMR핵융합재생에너지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 공급망
에너지·양자·우주·바이오·첨단소재가 어우러진 미래 연구 생태계
장기 연구와 대규모 실증이 필요한 첨단기술일수록 연구기관과 기업 사이의 인력·지식 연결이 중요합니다.
WHAT THIS DOES NOT MEAN

“창업하면 무조건 지분 허용”도, “연구소 자산을 자유롭게 사용”도 아니다

제도 변화가 실제보다 과장되면 현장에서 오히려 혼란이 생깁니다. 첫째, 이번 개정은 연구자 개인의 모든 투자와 영리활동에 포괄적 예외를 주는 법이 아닙니다. 공개된 입법자료와 정부 발표의 초점은 공공기술을 활용한 창업 또는 기술이전 기업과 연구자의 관계에 있습니다. 둘째, 이해충돌방지법 전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특정 지분의 사적이해관계 판단과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에 특례를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와 장비, 공간, 인력, 연구비를 창업기업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술실시 계약, 장비 공동활용 계약, 공간 입주 규정, 공동연구 협약 등 각각의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넷째, 연구자가 기업에 직위를 맡는 것이 가능해져도 근로시간, 보수, 연구책임, 학생·연구원의 이해관계, 기관장의 승인 같은 세부 절차는 기관 규정에 남을 수 있습니다. 법률이 ‘가능성’을 열어도 실행은 계약과 내부통제로 완성됩니다.

다섯째, 기술사업화의 성공을 보장하는 제도도 아닙니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인지, 경쟁기술보다 우수한지, 양산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고객의 규제·품질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다만 좋은 기술이 있어도 연구자가 지분 때문에 복직을 포기하거나, 기술이전 뒤 필요한 자문이 불명확한 규정 때문에 끊기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 사업화 실패의 원인 가운데 ‘제도적 마찰’ 한 축은 낮출 수 있습니다.

열린 연구단지 게이트 뒤로 여러 투명한 체크포인트가 이어지는 장면
새 법은 하나의 게이트를 여는 조치입니다. 이후의 계약·승인·보안·이해충돌 통제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NOT THE FIRST STARTUP RULE

기존 창업휴직·겸직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공공 연구자의 창업을 돕는 제도가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은 공무원이 아닌 공공연구기관 연구원이 소속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 ‘연구소기업’의 대표자 또는 임직원으로 일하기 위해 휴직하거나 겸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에는 휴직기간을 3년 이내로 두고, 기관장의 허가를 받으면 추가로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근거도 있습니다. 연구자가 연구실을 떠나 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는 이미 일부 존재해 온 셈입니다.

그런데 휴직이나 겸직 허용과 ‘지분을 가진 연구자가 복직한 뒤 어떻게 취급되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회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있어도 복직 뒤 창업기업 지분 때문에 사적이해관계 규제가 넓게 적용되거나, 기술이전 기업에 자문하는 행위가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과 충돌한다면 연구자의 장기 참여는 끊길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은 바로 그 두 번째 단계, 즉 창업의 문을 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구자와 기업이 법적으로 어떤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정비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기존 제도와 새 특례는 서로 대체하는 관계라기보다 사업화의 서로 다른 구간을 잇는 장치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휴직·겸직 제도가 연구자가 기업 안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제공한다면, 이번 5개 법률 개정은 공공기술 기반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지식·자문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해충돌 규제의 마찰을 낮추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실제 연구자 한 사람에게 어떤 제도가 적용되는지는 회사의 형태, 소속 기관, 맡는 직위, 사용하는 기술의 권리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제도 변화의 효과도 더 현실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가 반드시 회사를 떠맡아야만 사업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기술은 연구자가 대표로 창업하는 것이 적합하고, 어떤 기술은 전문 경영자가 회사를 이끌면서 발명자가 지분과 자문 역할을 통해 참여하는 편이 낫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기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연구자는 기관에 남아 후속 연구를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새 특례가 중요한 이유는 이런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를 강요하기보다, 공공기술의 특성과 팀 구성에 맞는 관계를 선택할 여지를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지원의 질문이 “연구소를 나갈 수 있나”에서 “연구소와 회사를 어떻게 투명하게 연결할까”로 이동합니다.

휴직·겸직, 지분, 자문, 기술이전, 후속 공동연구는 각각 다른 계약과 승인 절차입니다. 시행 준비의 핵심은 이 경로들을 한 연구자의 생애주기 안에서 끊기지 않게 연결하면서 공공성 통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A PRACTICAL SCENARIO

한 연구팀이 센서 기술을 창업으로 옮긴다면, 달라지는 지점은 이렇게 보인다

가상의 사례로 보면 변화가 더 선명합니다. 출연연 연구팀이 새로운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고 기관 명의로 특허를 확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연구자는 기술을 직접 사업화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기관의 기술사업화 조직은 기술가치와 권리범위를 평가합니다. 창업이 결정되면 회사는 기관과 기술실시 계약을 맺고 연구자는 발명자로서 일정 지분을 갖습니다. 지금까지는 이 지분이 복직 이후 이해충돌 규제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연구자가 회사에 계속 기술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참여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새 특례가 시행되면 공공기술을 활용한 창업·기술이전과 연결된 지분을 사적이해관계 판단에서 별도로 다루고, 해당 기업에 대한 자문·직위 취임 같은 외부활동을 허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깁니다. 하지만 회사가 기관 장비를 무상으로 쓰거나 연구비로 회사 제품을 개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비사용료, 공간, 인력, 후속 연구비, 개선특허의 권리 등은 여전히 별도 계약과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연구자가 기업의 이익과 기관의 의사결정을 동시에 좌우할 상황에서는 회피·제척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제도는 연구자에게 “가능하다”는 답만 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선까지 가능하고, 어디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어떤 정보와 자산은 회사와 분리해야 하는지를 예측 가능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법 개정이 딥테크 창업 수를 실제로 늘릴지는 2027년 이후 이런 세부 절차가 얼마나 간결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게 정리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연구자가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기술이전 계약, 지분, 자문, 겸직, 복직 이후의 관계까지 한 번에 설계할 수 있어야 ‘제도적 토대’가 실질적인 인프라가 됩니다.

FAQ / QUICK READ

이번 개정을 읽을 때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질문

지금 바로 출연연 연구자가 창업기업 지분을 자유롭게 보유할 수 있나요?

이번 개정의 시행 예정 시점은 2027년 3월입니다. 시행 전에는 현행 법령과 소속 기관 규정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시행 전 출연연 연구원 창업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지분이 특례의 핵심 대상인가요?

정부 발표와 입법자료의 초점은 연구자가 소속 연구기관의 공공기술을 활용해 창업하거나 기술을 이전한 기업과 연결돼 보유하는 주식·지분·자본금입니다. 개인의 일반적인 투자 전반을 포괄적으로 예외 처리하는 제도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연구자가 창업기업의 임원이나 자문역을 맡을 수 있게 되나요?

개정 방향에는 출연연·4대 과기원 직원이 공공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에 조언·자문을 제공하거나 직위를 맡는 등 직무 관련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됩니다. 다만 실제 승인·신고·보수·시간관리 절차는 시행 법령과 기관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해충돌방지법 적용에서 완전히 빠지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공개된 입법자료는 공직윤리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연구성과 확산에 필요한 합리적 범위의 특례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특정 지분의 사적이해관계 판단과 외부활동 제한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지, 모든 이해충돌 관리 의무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KAIST만 해당하나요?

아닙니다. 한국과학기술원법뿐 아니라 광주과학기술원법, 대구경북과학기술원법, 울산과학기술원법까지 네 개 과기원법과 과기출연기관법을 함께 개정하는 5개 법률 패키지입니다.

스타트업이나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핵심 연구자의 지분 보유가 가능하다는 사실만 보지 말고 기술 실시권의 범위, 후속특허와 개선기술의 권리, 자문·겸직 승인, 기관 장비·공간 이용계약, 이해충돌 회피 절차가 함께 정리돼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딥테크 실사에서 법적 연결고리와 기술적 연결고리를 동시에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자 딥테크 창업 지원을 위한 과기출연기관법 및 개별 과기원법 5개 법률 개정」, 2026년 9월 10일 공개·9월 11일 조간.
  • 국민참여입법센터, 과기출연기관법·개별 과기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연구자 창업·기술이전 과정의 사적이해관계 및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 연합뉴스 보도, 2026년 9월 10일. 국회 본회의 8월 20일 통과, 국무회의 9월 8일 의결, 2027년 3월 시행 예정과 주요 개정 내용을 교차확인했습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부처 합동,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2026년 8월 12일. 정책적 첨단기술 분야의 범위를 확인했습니다.

연구성과를 시장으로 보내는 데 필요한 것은 좋은 특허만이 아닙니다. 발명자가 책임 있게 참여하고, 기관은 공공성을 지키며, 기업은 명확한 권리 위에서 투자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2027년 3월의 변화는 그 규칙을 다시 그리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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