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레벨테스트 금지,
무엇이 달라지나
학원 입학과 분반을 위한 필기·구술·실기·면접 평가가 금지되고, 등록 뒤 교육 지원을 위한 관찰·면담형 진단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4세 고시·7세 고시’ 논란에서 출발한 제도 변화가 학원, 교습소, 개인과외, 보호자에게 어떤 기준을 남기는지 법과 시행령의 경계를 중심으로 짚었다.
오는 10월 1일부터 유아 사교육 시장의 오래된 관행 하나가 법적 경계 안으로 들어온다. 학원이나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가 유아를 뽑거나 반을 나누기 위해 시험을 보게 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레벨테스트’, ‘입학상담’, ‘적성진단’, ‘준비도 확인’처럼 이름이 무엇이든 모집 또는 수준별 배정을 위한 시험·평가라면 규율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부는 2026년 9월 22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고, 개정 법률은 이미 3월 31일 공포돼 시행일을 10월 1일로 정해 두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와 9월 22일 보도에서 시행 시점과 금지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필기시험 금지’에 그치지 않는다. 시행령은 필기·구술·실기·면접시험을 포함하고, 특정 능력을 검증한 외부 시험 결과나 경력 자료 등을 활용해 평가하는 방식, 특정 능력의 수준을 서열화하는 시험·평가까지 금지 범위에 넣었다. 따라서 시험지를 치우고 대화를 길게 나누거나, 이미 다른 곳에서 받은 성적을 제출하게 하거나, 아이의 수행을 보고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이름만 바꾼다고 자동으로 허용되는 구조가 아니다. 반대로 모든 관찰과 상담이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등록이 끝난 뒤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고 관찰·면담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금지되는 것은 ‘시험지’가 아니라 선발과 서열화다
법률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개정된 학원법 제12조의2는 학원설립·운영자, 교습자, 개인과외교습자가 유아를 대상으로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을 목적으로 시험 또는 평가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시험의 과목이나 난이도, 장소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목적이 ‘누구를 받을 것인가’, ‘어느 반에 넣을 것인가’에 연결돼 있는지가 먼저다. 법제처가 공개한 개정 이유도 유아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모집시험과 사교육 조기 과열을 문제로 들며, 불필요한 경쟁을 완화하고 발달 단계에 맞는 학원 운영 환경을 조성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법제처 개정 이유는 제도 취지를 확인하는 1차 자료다.
후속 시행령이 중요한 이유는 현장에서 ‘시험’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종이에 답을 쓰는 전형적 필기시험만 제한하면 구술 질문, 과제 수행, 짧은 실기, 면접, 외부시험 점수 제출 같은 대체 수단이 남을 수 있다. 9월 22일 공개된 시행령 설명은 이 지점을 넓게 잡았다. 필기·구술·실기·면접뿐 아니라 특정 능력 검증 결과를 활용한 평가와 능력 수준을 서열화하는 평가까지 포함했다. 즉 형식보다 기능을 본다는 뜻에 가깝다. ‘상담’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실제로는 아이를 통과·탈락시키거나 상·중·하 반으로 나누기 위한 평가라면 규제 취지와 충돌할 수 있다.
입학 가능 여부를 가리기 위한 평가
정원을 채우기 위해 점수, 수행 결과, 면접 반응 등을 비교해 유아를 선발하는 구조라면 금지 규정의 중심에 놓인다. 외부 시험 성적이나 이력 자료를 활용한 우회 평가도 주의 대상이다.
반 편성을 위한 서열화
같은 학원 안에서 상위반·중간반·기초반처럼 수준별 배정을 하기 위해 시험이나 평가를 치르게 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이다. ‘입학시험’이 아니더라도 분반 목적이면 규율된다.
등록 뒤 교육 지원을 위한 관찰
이미 등록한 유아의 수업 적응 상태나 지원 필요를 살피는 관찰·면담형 진단은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보호자 사전 동의와 교육활동 지원이라는 목적이 전제다.
점수·순위가 아닌 서술형 기록
후속 시행령 설명에 따르면 진단 결과는 학습 진행 상황이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서술하는 방식이 기준이 된다. 점수·순위·합격 여부를 표시하는 방식은 예외 취지와 맞지 않는다.
‘4세·7세 고시’가 제도 문제로 올라온 배경
이 규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영유아 사교육이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입학시험과 조기 선행학습, 장시간 수업, 비교·서열화로 확대됐다는 문제 제기가 누적돼 왔다. 교육부가 2026년 4월 발표한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은 과도한 모집시험, 비교·서열화, 장기간 주입식 수업과 정서적 부담을 정책 대응의 배경으로 들었다. 같은 자료는 2024년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에서 7~9월 석 달간 총지출이 8,154억원, 1인당 월평균 지출이 33만2천원, 참여율이 47.6%였다고 제시했다. 연령별 참여율은 3세 50.3%, 4세 68.9%, 5세 81.2%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전국 유아 전체의 장기 추세를 확정한 본조사가 아니라 ‘시험 조사’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교육부 2026년 4월 자료가 출처다.
교육부는 같은 자료에서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수가 2019년 615곳에서 2025년 814곳으로 32% 늘었다고 설명했고, 2024년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의 월평균 사교육비를 154만5천원으로 제시했다. 이런 지표는 모든 유아 사교육이 고강도 시험 경쟁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과 일부 유형에서 비용과 선행 경쟁이 빠르게 집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은 그중에서도 ‘선발시험과 서열화 평가’처럼 아동에게 직접 경쟁 압력을 주는 행위를 먼저 법적 규율 대상으로 삼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25년 8월 교육부 장관에게 유아기 사교육 실태조사와 정보 공개, 과도한 레벨테스트와 시험 기반 유아교육기관 규제, 놀이·탐색 중심 교육 강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민간 학원 자체를 직접 조사해 제재하는 기관은 아니어서 관련 진정을 각하했지만, 영유아기 휴식·놀이·발달권과 조기 사교육의 충돌을 별도의 정책 쟁점으로 제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2025년 8월 의견표명은 규제 논의가 교육비 문제뿐 아니라 아동 발달권 논의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등록 후 진단은 가능하다, 그러나 조건이 붙는다
현장에서 가장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그렇다면 학원이 아이의 현재 수준을 전혀 살필 수 없는가’라는 질문이다. 법은 전면 금지를 택하지 않았다. 유아가 학원 등에 등록한 이후라면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관찰·면담 방식의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이 예외는 수업을 아이에게 맞추기 위한 교육적 필요와 선발 경쟁을 구분하려는 장치다. 핵심은 네 가지다. 등록이 먼저 이뤄졌는가, 교육활동 지원이 목적이었는가, 보호자가 사전에 동의했는가, 방식이 관찰·면담 중심이었는가다.
9월 22일 시행령 설명을 전한 보도들에 따르면 진단 전에 보호자에게 목적과 방식, 결과에 따른 지원 내용을 안내하고 서면 또는 전자 방식으로 동의를 받도록 하는 세부 기준이 마련됐다. 결과 역시 점수·순위·합격·불합격이 아니라 아이의 학습 진행 상황이나 필요한 지원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는 방향이다. 이런 기준은 ‘교육 지원 진단’이 다시 선발시험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개별 사례가 위법인지 여부는 명칭 하나만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교육청의 지도·감독 과정에서 구체적 목적과 운영 실태를 함께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담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모집 전에 아이에게 여러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그 결과로 등록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면, ‘상담’이라는 간판과 실제 기능이 다를 수 있다. 반대로 등록이 끝난 뒤 수업 중 아이가 어떤 설명을 어려워하는지 관찰하고 보호자와 대화해 지원 방법을 조정하는 것은 법이 열어 둔 진단 예외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보호자는 “시험을 보나요?”만 묻기보다 “이 결과가 등록 여부나 반 배정에 쓰이나요?”, “등록 후 교육 지원 목적의 관찰인가요?”, “점수나 순위를 매기나요?”처럼 결과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편이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는 데 더 정확하다.
위반하면 과태료, 반복될수록 금액이 커진다
개정 학원법은 유아 대상 모집시험 금지 조항을 위반한 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9월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은 횟수별 기준을 구체화해 1회 위반 100만원, 2회 200만원, 3회 300만원으로 정했다. 과태료는 형사처벌과 다른 행정질서벌이다. 동시에 학원법은 위반을 행정처분 사유에도 추가했다. 따라서 과태료만 내면 모든 제재가 끝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사안과 반복 여부, 관할 교육청의 처분 기준에 따라 행정처분이 함께 문제될 수 있다. 법제처는 제12조의2 위반을 제17조의 학원·교습소·개인과외 관련 행정처분 사유에 연결하는 개정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신고 포상금 근거다. 시행령은 금지된 시험·평가 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 범위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장치는 규제가 문서상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 집행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수단이다. 실제 포상금의 지급 절차와 세부 운영은 관할 교육청의 집행 체계와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정책 시행 직후에는 ‘어떤 자료가 위반 입증에 필요한지’, ‘상담 자료나 안내문을 어떻게 해석할지’ 같은 실무 기준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학원만이 아니다…교습소와 개인과외도 관리 범위에 들어온다
이번 제도 변화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부분이 있다. 10월 1일부터 유아가 학원법상 ‘과외교습’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유아 대상 개인과외교습자와 교습소에도 신고 의무가 적용된다. 그동안 제도 밖 또는 경계선에서 운영되던 소규모 교습 형태까지 행정 관리의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유아를 대상으로 개인과외를 하거나 교습소를 운영하려는 사람은 관할 교육청에 신고해야 한다. 교육부는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변화는 레벨테스트 금지와 맞물린다. 규제 대상이 대형 학원에만 한정되면 수요가 소규모 교습이나 개인과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법은 학원, 교습소, 개인과외교습자를 같은 금지 조항의 주체로 묶었다. 다만 각 사업 형태는 등록·신고 절차와 운영 요건이 다르므로, 개별 사업자는 관할 교육청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기존에 유아만 가르치던 개인과외나 교습소는 자신이 새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지, 신고 시기와 서류가 무엇인지 시행 직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법 공포에서 시행까지, 여섯 달의 준비 기간
기준일인 2026년 9월 22일 현재 가장 중요한 구분은 ‘이미 공포된 법률’과 ‘시행을 앞둔 상태’다. 개정 학원법은 3월 31일 법률 제21501호로 공포됐고, 부칙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10월 1일 시행하도록 정했다. 따라서 9월 22일은 금지 규정이 아직 시행되기 전이지만, 시행일과 핵심 법률 조항은 확정된 상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후속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금지되는 시험·평가의 구체적 유형과 과태료 기준, 진단 방식 등 세부 내용도 시행 직전 단계까지 정리됐다.
유아기 사교육 실태조사와 시험 기반 유아교육기관 규제, 놀이·탐색 중심 교육 강화 등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유아 대상 모집·수준별 배정 목적 시험·평가 금지 조항과 과태료·행정처분 근거가 법률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레벨테스트 규제와 함께 실태조사, 보호자 교육, 인식 개선 등 종합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필기·구술·실기·면접과 외부 결과 활용, 서열화 평가 등 금지 유형과 횟수별 과태료 기준이 구체화됐다.
유아 대상 모집시험 금지, 등록 후 관찰·면담 진단 예외, 개인과외·교습소 신고 의무가 실제 현장에 적용된다.
유아 사교육 통계는 이제 본조사 단계로 간다
규제를 시행했다고 해서 곧바로 사교육 경쟁이 줄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레벨테스트 금지는 시장의 한 관행을 겨냥한 규칙이고, 가정의 사교육 선택에는 돌봄 시간, 교육 기대, 지역별 프로그램 공급, 비용, 초등학교 입학 준비에 대한 불안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그래서 교육부는 2026년부터 부모 인식 조사 등을 포함한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처음 실시하고,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와 연계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이 의도한 방향으로 작동하는지 판단하려면 시험 횟수 감소만이 아니라 비용, 참여율, 수업 시간, 우회 선발 방식의 확산 여부 같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기존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와도 구분이 필요하다. 국가데이터처와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서 전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5천억원, 참여율은 75.7%,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8천원이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여서 유아 사교육 규모를 그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유아 시장은 별도의 본조사가 이제 시작되는 단계다. 국가데이터처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와 교육부의 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은 서로 다른 조사대상을 다루므로 숫자를 섞어 해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를 읽을 때 놓치면 안 되는 구분
2024년 유아 사교육비 ‘시험 조사’는 제도 설계를 위한 기초자료 성격이 강하다. 2026년부터 추진되는 본조사는 국가승인통계 지정을 추진하며 지속성과 비교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보호자가 10월 이후 확인할 것은 ‘점수’보다 사용 목적이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새 제도를 단순히 “시험이 없어졌다”라고 이해하면 오히려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학원은 여전히 교육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아이와 보호자를 만나 상담할 수 있다. 등록 후에는 교육 지원을 위한 관찰·면담형 진단도 가능하다. 달라지는 것은 그 과정이 모집과 분반을 위한 평가로 기능하는지 여부다. 따라서 상담 과정에서 아이에게 과제 수행을 요구한다면, 그 결과가 입학 결정이나 반 편성에 쓰이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에 제출하라는 외부시험 점수나 경력 자료가 있다면 왜 필요한지, 이를 근거로 선발하거나 서열화하는지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등록 후 진단을 한다면 보호자의 사전 동의가 전제다. 진단 목적과 방식, 결과가 어떻게 교육 지원에 연결되는지 설명받고, 결과표가 점수·순위·합격·불합격 같은 선발형 표현으로 작성되는지 여부도 살펴볼 수 있다. 반대로 아이의 흥미, 수업 참여,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서술하고 수업 조정 계획을 설명하는 방식은 새 규정이 허용하려는 교육 지원 진단의 취지와 가깝다. 다만 개별 학원의 실제 운영이 법에 맞는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되므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관할 교육청의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등록 전이라면
아이의 수행 결과가 등록 가능 여부 또는 반 배정에 쓰이는지, 외부시험 점수나 별도 과제를 요구하는지, 평가 결과로 순위나 등급을 매기는지 확인한다.
등록 후라면
진단 목적이 교육 지원인지, 보호자 사전 동의 절차가 있었는지, 관찰·면담 방식인지, 결과가 점수보다 학습 진행과 지원 필요를 설명하는지 확인한다.
학원가의 변화는 ‘시험 삭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도 시행 이후 관찰해야 할 첫 번째 지점은 우회 선발 방식이다. 필기시험을 없앤 뒤 상담, 체험수업, 과제 수행, 외부 공인시험 결과, 이전 교육 이력 등을 조합해 사실상 선발을 계속한다면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시행령이 ‘특정 능력의 검증과 관련된 시험 결과 등을 활용한 평가’와 ‘특정 능력의 수준을 서열화하는 시험·평가’를 포함한 것은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치다. 그러나 어떤 자료 제출이 단순 참고인지, 어떤 상담이 선발 평가인지 경계 사례는 생길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교육청 안내와 현장 사례가 축적되면서 해석이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반 편성 방식이다. 유아를 수준별로 나누는 것 자체가 언제나 불법이라고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법이 직접 금지하는 것은 ‘수준별 배정을 목적으로 시험 또는 평가를 실시하는 행위’다. 등록 후 교육 지원 과정에서 관찰·면담으로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는 예외도 있다. 다만 점수나 순위를 만들어 사실상 경쟁반을 구성하는 방식은 규정 취지와 충돌한다. 결국 현장에서는 반을 어떻게 구성했는지뿐 아니라 그 결정을 위해 어떤 평가 절차를 사용했는지가 함께 중요해진다.
세 번째는 비용과 프로그램 구조다. 레벨테스트가 없어져도 고비용 유아 사교육 수요 자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학원은 선발 대신 선착순, 추첨, 대기명단 등 다른 모집 방식을 택할 수 있고, 보호자는 입학시험 준비 대신 다른 형태의 사전 학습에 지출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선발시험 준비 수요가 줄면서 특정 준비반이나 평가 대비 프로그램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어느 방향이 실제로 나타날지는 시행 이후 시장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이 때문에 2026년부터 시작되는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와 교육청의 현장 점검 결과가 중요하다.
시행 뒤 지켜볼 다섯 가지
- 입학시험이 체험수업·상담·외부성적 제출로 이름만 바뀌는지
- 분반 과정에서 점수·등급·합격선 같은 서열화가 유지되는지
- 선착순·추첨·대기명단 등 대체 모집 방식이 어떻게 자리 잡는지
- 개인과외·교습소 신고가 실제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지
-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에서 참여율·비용·수업시간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책 목표와 현장 우려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비교적 명료하다. 어린 연령부터 시작되는 선발시험과 서열화 경쟁을 줄이고, 영유아의 발달권과 놀이 시간을 보호하며, 과도한 사교육 압력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인권위 의견과 교육부 대응 방안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반면 현장에서는 실효성, 단속 기준의 명확성, 우회 평가 판별, 과태료 수준, 교육적 진단과 선발 평가의 구분 같은 쟁점이 남는다. 이런 쟁점은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실제 집행에서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다.
예를 들어 교사가 아이의 언어 발달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것과, 그 대화 결과를 점수화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겉모습이 비슷해도 목적과 결과 사용 방식이 다르다. 짧은 체험수업 역시 프로그램 소개를 위한 참여 경험인지, 사실상 선발을 위한 실기평가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제도는 이런 경계에서 ‘목적’과 ‘실질’을 보도록 설계됐지만, 교육청이 현장에서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 사업자와 보호자 모두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과태료의 억제력이 충분한지도 시행 후 점검 대상이다. 1회 100만원에서 3회 300만원으로 올라가는 구조가 대형 학원과 소규모 교습자에게 동일한 행동 변화를 만들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과태료 외에 행정처분 근거가 함께 신설됐고 신고 포상 제도도 도입되므로, 제재 효과는 여러 수단이 결합해 작동하는지를 봐야 한다. 반대로 신고가 과도한 갈등이나 경쟁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사실 확인 절차와 명확한 안내도 필요하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문구의 강도보다 예측 가능한 집행과 투명한 기준에 달려 있다.
학원과 교습자에게 필요한 것은 ‘명칭 변경’이 아니라 절차 재설계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존 레벨테스트의 이름을 상담이나 체험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모집 안내문, 상담 절차, 체험수업, 외부 성적 제출 요구, 반 편성 기준, 진단 결과표, 보호자 동의서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상담 때 아이에게 문제를 풀게 하고 그 결과를 내부적으로 점수화한 뒤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면, 대외적으로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도 실질은 선발 평가일 수 있다. 반면 등록 후 수업 지원을 위해 관찰한 내용을 서술형으로 기록하고 보호자에게 지원 방안을 설명하는 절차는 법이 허용한 예외와 가까워진다.
따라서 시행 전에는 ‘어떤 질문을 하는가’보다 ‘그 답을 어디에 쓰는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모집 결정에 사용하는 자료와 교육 지원에 사용하는 자료를 분리하고, 보호자 사전 동의가 필요한 진단 절차를 명확히 하며, 결과표에서 점수·순위·합격 판정처럼 선발 기능을 띠는 요소를 걷어내는 방식이 중요하다. 유아 대상 개인과외나 교습소는 신고 의무가 새로 적용되는 만큼 관할 교육청에 등록·신고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홍보 문구도 실제 운영과 맞아야 한다. “시험 없음”이라고 안내하면서 내부적으로 체험수업 결과를 선발에 활용하거나, “상담형 진단”이라고 하면서 등급표를 만들어 분반에 쓰면 규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교육 내용과 수업 난이도를 보호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일반적인 프로그램 소개를 하는 행위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새 제도는 교육 서비스의 정보 제공 자체를 막는 규정이 아니라 유아를 선발·서열화하기 위한 평가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다.
헷갈리기 쉬운 네 장면, 법 문언은 어디를 보나
같은 ‘상담’과 ‘체험’이라도 목적과 결과의 사용처가 다르면 법적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가장 많은 질문은 전형적인 시험보다 경계 사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종이 시험지를 배부해 점수를 매기고 합격자를 가리는 상황은 비교적 판단하기 쉽지만, 상담 중 몇 가지 과제를 시키거나 체험수업에서 아이의 반응을 보고 등록 여부를 정하는 경우는 겉모습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개정 학원법과 시행령을 함께 읽으면 판단의 축은 크게 세 가지다. 평가가 등록 전인지 등록 후인지, 목적이 모집·분반인지 교육 지원인지, 결과가 선발·서열화에 쓰이는지를 연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건의 위법 여부는 관할 교육청의 사실관계 확인과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아래 장면은 판정표가 아니라 법 문언을 읽는 순서를 보여주는 예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2026년 10월 1일 시행 법률이 기준이 된다.
아이의 수행을 보고 ‘받을지 말지’ 정한다면
체험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활동을 진행하더라도 그 결과를 비교해 등록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면 모집 목적의 평가라는 요소가 강해진다. 문제지가 없고 점수를 보호자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선발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내부 체크리스트나 등급을 만들어 정원을 배분한다면 ‘시험의 명칭’보다 실제 사용 목적이 중요해진다.
동의를 받고 관찰해 지원 계획을 세운다면
이미 등록한 유아를 대상으로 보호자에게 목적과 방식을 설명하고 사전 동의를 받은 뒤, 교사가 자연스러운 놀이·대화·활동을 관찰해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는 구조는 법이 둔 예외의 형태와 가깝다. 이때 결과가 합격·불합격이나 순위가 아니라 “어떤 활동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조정할지”를 설명하는 서술형 기록이라면 교육 지원 목적이 더 분명해진다.
다른 시험 결과로 선발·분반한다면
학원이 직접 시험을 치르지 않고 외부 영어시험 성적, 인증 결과, 과거 평가표처럼 특정 능력을 검증한 자료를 제출받아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에 활용하는 방식도 시행령이 겨냥한 범위에 들어간다. 직접 출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를 피하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후속 규정이 ‘시험 결과 등을 활용한 평가’를 포함했기 때문이다. 단순 행정서류와 능력 검증 자료는 목적과 내용이 다르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평가 없이 수업 정보를 설명하고 선택한다면
보호자에게 연령별 프로그램, 수업 시간, 활동 방식, 준비물과 같은 정보를 설명하고 아이를 시험·평가하지 않은 채 신청 가능한 과정을 안내하는 행위까지 새 조항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법의 직접적인 금지 대상은 유아를 대상으로 모집 또는 수준별 배정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시험·평가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안내와 아동 평가를 분리하고, 선택 과정에 숨은 점수화나 서열화가 개입하지 않도록 절차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네 장면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외형보다 기능을 본다는 데 있다. “레벨테스트”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아이의 수행을 비교해 등록과 반 배치에 활용하면 금지 규정과 맞닿을 수 있고, 반대로 교사가 아이와 대화를 나누더라도 등록 후 교육 지원을 위한 관찰·면담이고 보호자 사전 동의를 거쳤다면 허용 예외의 틀 안에서 검토할 수 있다. 현장에서 새로운 명칭이 계속 생기더라도 보호자와 사업자가 먼저 확인할 질문은 복잡하지 않다. 누구를 고르기 위한 것인지, 어느 반에 넣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등록한 아이를 더 잘 지원하기 위한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이 제도를 “유아의 수준 차이를 말하면 안 된다”는 규정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 과정에서 아이마다 다른 흥미와 발달 속도,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관찰할 수 있고, 보호자와 그 내용을 소통할 수 있다. 금지의 초점은 그 차이를 시험·평가로 수치화하거나 서열화해 모집 또는 수준별 배정의 문턱으로 사용하는 데 있다. 반대로 “교육 지원”이라는 표현만 붙인다고 자동으로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절차와 기록, 결과 사용 방식이 교육 지원 목적과 일치하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10월의 변화는 ‘시험 하나 폐지’보다 더 넓다
유아 레벨테스트 금지는 어린 연령의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정책이 아니다. 학원과 교습 자체는 계속 가능하고, 등록 후 교육 지원을 위한 관찰·면담형 진단도 허용된다. 대신 아이를 받기 위해 시험을 치르거나, 반을 나누기 위해 점수와 서열을 만드는 관행에 법적 선을 긋는다. 여기에 개인과외·교습소 신고 의무와 신고 포상 근거가 더해지면서 관리 범위도 넓어진다.
시행 직후에는 ‘무엇이 시험인가’보다 ‘무엇을 위해 평가했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보호자는 결과의 사용 목적을 확인하고, 학원은 모집과 교육 지원 절차를 분리하며, 교육청은 경계 사례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발달권 보호 목표가 실제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지, 반대로 다른 형태의 조기 사교육으로 수요가 이동하는지는 2026년 이후 유아 사교육 본조사와 현장 집행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제도의 평가는 시행 전의 기대가 아니라 시행 후의 데이터와 경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확인한 1차 자료와 보도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2026년 10월 1일 시행 예정본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법률 제21501호 개정 이유와 주요 내용
- 교육부 —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 2026년 4월 1일
- 국가인권위원회 — 7세 고시·선행 사교육 관련 의견표명, 2025년 8월 25일
- 연합뉴스 — 유아 대상 학원 레벨테스트 금지 후속 시행령, 2026년 9월 22일
- 뉴스1 — 유아 선발시험·서열화 평가 금지와 과태료·신고 의무, 2026년 9월 22일
- 국가데이터처 —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2026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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