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4000명이 건넌 게임 밖의 포털
GAME / OFFLINE FESTIVAL 2026.10.06 · 호요랜드 2026 결산
34,000 TICKETS, FIVE WORLDS, FOUR DAYS

3만4000명이 건넌
게임 밖의 포털

호요랜드 2026이 나흘간 3만4000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막을 내렸다. 숫자만 보면 ‘대형 팬 행사’다. 하지만 현장을 뜯어보면 더 흥미로운 변화가 보인다. 게임사는 이제 화면 속 콘텐츠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캐릭터·음악·굿즈·창작자·팬의 동선을 하나의 오프라인 경험으로 설계하고 있다.

킨텍스 제2전시장5개 대표 게임티켓 완판지스타 2026 예고
대형 게임 축제 전시장으로 입장하는 관람객의 모습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대형 단독 게임 축제는 이제 여러 게임을 한곳에 전시하는 차원을 넘어, 팬이 세계관 사이를 이동하도록 설계하는 ‘경험의 포털’에 가까워지고 있다. 재구성 이미지.
34,000호요버스코리아가 밝힌 나흘간 총 방문객 수
4 DAYS10월 2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행사 기간
5 IP붕괴3rd·원신·미해결사건부·붕괴: 스타레일·젠레스 존 제로
3rd2024년 시작 이후 세 번째로 열린 통합 오프라인 축제

완판은 결론이 아니라 질문이다. 왜 이용자는 게임을 이미 집에서 즐길 수 있는데도, 돈과 시간을 들여 오프라인 행사장으로 이동했을까.

호요버스코리아는 10월 6일 ‘호요랜드 2026’에 나흘 동안 총 3만4000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10월 2일부터 5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7·8홀과 후면 광장에서 열렸다. 참여작은 ‘붕괴3rd’, ‘원신’, ‘미해결사건부’,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5종이다. 개막 당일 보도에서도 4일치 3만4000장의 티켓이 이미 매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숫자의 의미는 단순한 흥행 성적표에만 있지 않다. 모바일과 PC, 콘솔에서 상시 접속 가능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오히려 오프라인 접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용자는 행사장에서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하러 온다기보다, 평소 화면 속에서 접하던 세계와 캐릭터를 현실의 공간·사람·물건·음악으로 다시 확인하러 온다. 그 순간 게임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문화 행사와 팬 커뮤니티의 형태를 띤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하나의 게임만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5개 작품이 서로 다른 테마와 체험 장치를 유지하면서도 같은 입장 경험 안에 배치됐다. 좋아하는 작품을 따라 들어온 이용자가 다른 작품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지나고, 무대와 창작 전시, 굿즈와 푸드존까지 연결해서 경험하는 구조다. ‘게임별 팬덤’과 ‘회사 전체 IP 팬덤’ 사이의 경계를 오프라인 동선으로 부드럽게 이어 붙인 셈이다.

01

3만4000장의 티켓이 만든 첫 번째 게임, ‘입장 경험’

QUEUE, MOBILE TICKET, CROWD DESIGN

대형 오프라인 게임 행사는 전시장 안 콘텐츠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하나의 게임처럼 작동한다. 예매, 입장 시간 확인, 이동, 대기, 티켓 인증, 팔찌 수령 같은 과정이 연속된 미션이 되기 때문이다. 호요랜드 2026 공식 안내는 입장권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했고, 티켓링크 계정당 일자별 최대 1매로 제한했다. 모바일 티켓은 행사 당일 자정에 활성화됐고, 스크린샷이나 사진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했다. 입장 후에는 재입장이 불가능하다는 규정도 공지됐다.

모바일 티켓을 확인하고 입장 팔찌를 받는 게임 행사 관람객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모바일 티켓·시간대별 대기·팔찌 확인 같은 운영 장치는 ‘콘텐츠 이전의 경험’을 좌우한다. 재구성 이미지.

이런 규정은 딱딱한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행사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설계다. 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특정 시간과 공간에 몰릴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동선이다. 줄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어느 시점에 입장할 수 있는지, 앱 화면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짐과 굿즈를 들고 이동할 때 다시 나갔다 들어올 수 있는지 같은 정보가 불명확하면 체험의 감정은 금세 ‘기대’에서 ‘피로’로 바뀐다.

호요랜드 2026은 개막 전부터 시간대별 입장과 온라인 티켓, 주의사항을 비교적 세분화해 안내했다. 행사장 안에서는 실내 7·8홀과 후면 광장을 나눠 여러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이것은 화려한 무대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게임 팬 행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전시했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무리 없이 흐르게 했는가’가 성패를 가르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BEFORE

예매에서 기대감이 시작된다

온라인 전용 판매와 일자별 수량 제한은 접근 방식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행사 수용 인원을 미리 통제하는 장치가 된다.

GATE

입구가 병목이면 콘텐츠도 보이지 않는다

모바일 티켓 활성화, 팔찌 확인, 대기 구역 분리는 대규모 팬 행사의 체감 품질을 결정한다.

AFTER

재입장·수령 규정까지 경험의 일부다

관람객이 다음 행동을 쉽게 예측할수록 굿즈 구매와 체험, 휴식 사이의 이동이 덜 스트레스가 된다.

02

한 전시장에 다섯 세계, ‘회사 부스’가 아니라 ‘세계관의 군도’

IP PORTFOLIO AS PHYSICAL SPACE

올해 호요랜드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호요버스 게임 5종이 모인 행사’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 경험은 단순한 합동 전시보다 복잡하다. 각 작품은 이미 서로 다른 미술 스타일과 캐릭터 관계, 전투 구조, 음악, 팬 문화, 굿즈 취향을 갖고 있다. 이 차이를 한 회사 로고 아래 평평하게 정렬하면 팬은 금방 ‘기업 홍보관’처럼 느낀다. 반대로 각 세계를 지나치게 분리하면 굳이 통합 행사를 열 이유가 약해진다.

서로 다른 테마의 다섯 게임 공간이 한 전시장에 이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통합 팬 축제의 디자인 과제는 ‘다름’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IP로 이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 재구성 이미지.

호요랜드 2026은 작품별 테마를 분명하게 나눴다. ‘원신’은 ‘달빛에 전하는 세레나데’, ‘붕괴: 스타레일’은 ‘환락, 상상 그 이상으로’, ‘젠레스 존 제로’는 ‘구름 너머로 내려앉은 시’라는 별도 콘셉트를 사용했다. ‘붕괴3rd’와 ‘미해결사건부’도 야외 공간에서 각자의 체험과 테마를 운영했다. 한 행사 안에 있지만 팬이 느끼는 세계는 서로 다르게 유지됐다.

달빛과 판타지 건축물을 활용한 게임 체험 부스를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화면 속 지역과 임무를 현실의 구조물·소품·미션으로 번역하면 팬은 ‘관람객’보다 ‘세계의 방문자’에 가까워진다.
미래형 취재 미션을 체험하는 게임 행사 공간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체험은 캐릭터를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게임의 규칙과 역할을 현실에서 짧게 수행하도록 설계될 때 기억에 남는다.

이 구조의 장점은 ‘교차 노출’이다. 예매 단계에서는 원신·붕괴: 스타레일·젠레스 존 제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웰컴 키트를 받더라도, 입장 뒤에는 다른 게임 부스와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었다. 한 작품을 좋아해 들어온 팬이 다른 작품의 장면과 음악, 체험을 자연스럽게 접한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흔히 쓰는 배너 광고나 추천 영상보다 훨씬 느리지만, 훨씬 깊은 방식의 크로스 프로모션이다.

중요한 것은 ‘5개 게임을 보여줬다’가 아니라 ‘5개 게임 사이를 걷게 했다’는 점이다.

라이브 서비스 시대에 게임사는 하나의 작품만 운영하지 않는다. 여러 IP를 동시에 키우고, 팬이 어느 작품에서 시작해 다른 작품으로 이동하는지를 관리한다. 온라인에서는 런처와 계정, 이벤트 배너가 그 연결을 담당한다면, 오프라인에서는 전시장 자체가 런처 역할을 한다.

전시장 동선이 곧 포트폴리오 전략이 되는 셈이다. 한 작품의 성공을 다른 작품의 관심으로 옮기는 데 ‘광고’가 아니라 ‘호기심’을 쓰는 방식이다.

03

게임을 하는 팬에서, 세계에 흔적을 남기는 팬으로

PARTICIPATION, COSPLAY, SECONDARY CREATION

오프라인 게임 행사의 힘은 개발사가 제공한 콘텐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람객이 코스프레를 하고, 직접 만든 창작물을 보여주고, 메시지를 남기고, 물건을 꾸미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무대에 반응하면서 비로소 공간이 살아난다. 호요랜드 2026의 여러 부스는 이런 참여를 전제로 설계됐다. 단순 전시보다 미션과 체험, 메시지 작성, DIY, 코스프레와 무대 프로그램이 강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온 도시 콘셉트의 참여형 게임 부스를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팬 행사에서 ‘참여’는 미니게임 점수를 내는 것뿐 아니라, 사진을 찍고 공유할 장면을 스스로 만드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재구성 이미지.

예컨대 ‘미해결사건부’ 관련 현장 보도에서는 관람객이 네 명의 남자 주인공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이런 장치는 게임의 핵심 자산이 전투 시스템이나 그래픽 기술만이 아니라 ‘캐릭터와 이용자가 쌓아온 감정적 관계’라는 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화면 속 선택과 대사가 쌓아온 관계를 현실의 종이, 꽃, 카드, 메시지 같은 물성으로 옮겨 놓는 것이다.

코스프레와 2차 창작도 마찬가지다. 과거 게임쇼에서 코스프레는 회사가 고용한 모델 중심의 볼거리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의 팬 축제에서는 일반 이용자가 스스로 캐릭터를 재현하고, 다른 팬의 사진을 찍고, 창작물을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핵심 프로그램이 된다. 개발사가 만든 정식 설정과 팬이 확장한 해석이 같은 장소에서 공존한다.

게임 팬 축제 야외 광장의 코스프레 퍼레이드를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코스프레는 무대 위 퍼포먼스이면서 동시에 관람객이 직접 만드는 현장 콘텐츠다.
게임 행사 DIY 공간에서 팬이 소품을 만드는 모습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만들기 체험과 창작 전시는 팬에게 ‘소비자’ 이상의 역할을 준다.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행사 기억의 일부가 된다.

이 변화는 게임사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팬이 생성하는 콘텐츠가 많을수록 회사는 모든 것을 통제하기보다 안전 규칙, 촬영 규정, 동선, 창작물 전시 범위처럼 ‘참여가 가능한 경계’를 설계해야 한다. 좋은 팬 행사는 공식 콘텐츠가 강한 행사인 동시에, 비공식적인 팬 활동이 불편 없이 일어날 여지가 많은 행사다.

게임의 세계관이 오래 살아남으려면, 팬은 그 세계를 보는 사람에서 그 안에 자신의 기억을 남기는 사람으로 이동해야 한다.
04

무료 체험과 유료 체험 사이, ‘팬 경험 경제’의 민감한 균형

EXPERIENCE ECONOMY WITHOUT BREAKING TRUST

호요랜드 2026은 입장권만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었다. 공식 안내와 현장 보도에 따르면 게임별로 무료 체험과 유료 체험이 함께 배치됐고, 굿즈존과 푸드존, DIY 프로그램 등도 운영됐다. 팬 입장에서는 하루 동안 ‘어디에 시간을 쓰고, 어디에 돈을 쓸지’를 계속 선택하게 된다. 게임 안에서 재화를 관리하는 것과 묘하게 닮은 경험이다.

게임 행사 굿즈존에서 상품을 살펴보는 관람객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티켓 이후의 지출은 팬에게 즐거운 선택이 될 수도, 과도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가격·대기·수량 정보를 명확히 보여주는 운영이 중요한 이유다. 재구성 이미지.

유료 체험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팬은 좋아하는 작품의 한정 경험과 기념품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문제는 ‘무엇이 입장권에 포함되고 무엇이 추가 결제인지’, ‘돈을 내도 다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랜덤 보상의 확률이나 수량이 어떻게 되는지’가 불투명할 때 생긴다. 특히 오프라인 행사는 한정된 시간 안에 움직여야 하므로, 체험 하나에서 예상보다 오래 기다리면 다른 콘텐츠를 포기해야 한다. 비용보다 시간의 손실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좋은 유료 체험의 조건

입장료와 별개라는 사실이 사전에 명확하고, 가격과 참여 횟수·소요 시간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체험 자체가 단순 상품 수령 이상의 기억을 남겨야 한다. 팬이 ‘샀다’보다 ‘해봤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신뢰를 깎는 순간

현장에 도착해서야 추가 비용을 알게 되거나, 긴 대기 뒤 품절을 확인하거나, 유료 체험이 무료 체험보다 지나치게 유리해 보일 때다. 오프라인 팬 행사의 신뢰는 한 번의 불쾌한 경험으로 쉽게 손상된다.

호요랜드 공식 FAQ는 스페셜 굿즈의 일별 수량과 1인 구매 제한, 카드 결제 방식, 유료 체험의 현장 참여 원칙 등을 안내했다. 이런 정보 공개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소비자 경험을 지키는 장치다. 앞으로 대형 팬 행사가 더 커질수록 ‘좋은 콘텐츠를 많이 준비하는 것’과 ‘팬이 감당 가능한 시간·비용 안에서 선택하게 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진다.

05

대기열도 콘텐츠가 되려면, 운영은 보이지 않게 정교해야 한다

THE INVISIBLE GAME SYSTEM

게임에서는 좋은 인터페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 버튼을 어디서 눌러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다음 목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때 플레이어는 UI가 아니라 세계에 집중한다. 오프라인 행사도 같다. 안내 표지, 스태프 배치, 입장 그룹, 대기열, 휴식 공간, 물품 보관, 화장실과 푸드존 위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팬은 운영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는다. 반대로 하나라도 끊기면 행사의 ‘몰입’이 사라진다.

여러 대기열과 동선을 관리하는 게임 행사 운영 현장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수만 명 규모 행사의 핵심 기술은 무대 연출만이 아니다. 대기 시간을 예측하고 사람의 흐름을 분산시키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경험 전체를 지탱한다. 재구성 이미지.

올해 현장 기사들은 개막 첫날 평일 아침부터 긴 대기열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것은 흥행의 증거이면서 동시에 운영 부담의 신호다. 사람이 많다는 사실 자체를 성공으로만 소비하면 안 된다. 팬이 원하는 것은 ‘긴 줄을 섰다는 추억’이 아니라,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는 납득이다. 줄을 서는 동안 예상 시간이 보이고, 대체 콘텐츠가 있고, 품절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체험 종료 뒤 다음 구역으로 이동하기 쉬워야 한다.

1 / KNOW기다릴 시간을 안다

예상 대기와 마감 가능성을 알면 팬은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2 / MOVE줄과 줄 사이를 이동한다

입구·체험·굿즈·푸드존의 동선이 교차하지 않을수록 피로와 충돌이 줄어든다.

3 / REST쉬는 곳도 콘텐츠다

장시간 체류형 행사에서는 앉을 곳, 물, 짐 정리 공간이 체험 만족도를 지키는 인프라가 된다.

4 / RECOVER놓친 경험을 보완한다

품절·마감이 생겨도 다른 무대나 전시, 포토존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단계는 ‘대기열의 데이터화’다. 앱이나 현장 전광판에서 부스별 혼잡도를 보여주고, 특정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면 무대·DIY·푸드존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이 가능하다. 팬이 줄을 서기 위해 휴대전화를 계속 새로고침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 전체가 한 개의 잘 설계된 라이브 서비스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수만 명이 같은 장소에 모이는 순간, 게임 운영과 이벤트 운영의 언어는 생각보다 가까워진다.

06

2025년 3만2000명에서 2026년 3만4000명, 숫자보다 중요한 ‘밀도’

GROWTH IS NOT ONLY ABOUT SCALE

호요버스코리아가 밝힌 지난해 호요랜드 2025 방문객은 약 3만2000명이었다. 올해는 3만4000명이다. 단순 비교로는 2000명이 늘었다. 그러나 팬 축제의 성장을 판단할 때 관람객 숫자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전시장의 물리적 수용 인원, 티켓 정책, 운영 시간, 무료·유료 구역의 범위가 달라지면 방문객 수치의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질문은 ‘한 명의 관람객이 행사 안에서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만들었는가’다. 좋아하는 게임의 부스만 보고 나갔는지, 다른 IP를 처음 경험했는지, 무대를 보고 음악을 다시 들었는지, DIY를 했는지, 팬 창작물을 봤는지, 굿즈를 샀는지, 사진을 공유했는지, 이후 커뮤니티에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는지가 중요하다. 이 행동들은 회사 입장에서 서로 다른 지표지만 팬에게는 하나의 추억으로 묶인다.

2025 · 32K

이미 ‘팬 축제’의 틀을 만들었다

지난해 행사 역시 4일간 약 3만2000명이 방문했다. 각 게임 체험과 무대, 굿즈, 창작·DIY 콘텐츠가 결합된 형태가 자리 잡았다.

2026 · 34K

완판과 운영 구조가 함께 주목받았다

올해는 3만4000장의 티켓이 조기에 주인을 찾았고, 시간대별 입장과 공간 분리, 무료·유료 체험의 세분화가 눈에 띄었다.

NEXT

다음 경쟁은 체류 품질과 재방문 이유

관람객 수를 더 늘리는 것보다, 같은 팬이 다음 해에도 찾아올 이유와 처음 온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길 구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진다.

특히 ‘매진’은 양면적이다. 수요가 강하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행사에 오고 싶어도 못 온 팬이 있다는 뜻이다. 수용 인원을 무작정 늘리면 혼잡과 안전 문제가 커진다. 반대로 규모를 고정하면 접근성이 떨어진다. 온라인 생중계, 사전 예약형 프로그램, 지역별 팝업, 굿즈 온라인 판매, 일부 체험의 디지털 연동처럼 물리적 한계를 분산할 방법이 필요하다. 오프라인 행사의 성공이 곧 ‘더 큰 전시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07

호요랜드 다음은 지스타, ‘팬 축제’와 ‘산업 쇼케이스’가 이어진다

KINTEX TO BEXCO, OCTOBER TO NOVEMBER

호요랜드 2026이 끝났지만 호요버스의 국내 오프라인 일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스타 공식 안내에 따르면 지스타 2026은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호요버스는 참가사로 등록돼 있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00부스 규모 공간을 마련해 4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다.

게임 음악 공연과 커뮤니티 무대가 열리는 대형 행사장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팬 축제에서 무대는 발표를 듣는 곳만이 아니다. 음악, 퀴즈, 퍼포먼스와 관객 반응이 하나의 공동체 경험을 만든다. 재구성 이미지.

두 행사는 목적이 다르다. 호요랜드는 이미 작품을 좋아하는 팬이 깊게 체험하는 ‘홈 경기장’에 가깝다. 지스타는 여러 회사와 신작, 플랫폼, 산업 관계자가 함께 모이는 넓은 시장이다. 같은 회사가 한 달 간격으로 두 공간에 참여한다는 사실은 오프라인 전략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연속된 퍼널로 설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요버스는 지스타에서 ‘젠레스 존 제로’ 부스 이벤트와 함께 개발 중인 ‘붕괴: 넥서스 아니마’, ‘쁘띠플래닛’의 국내 첫 오프라인 시연을 예고했다.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무대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확정된 일정과 프로그램은 행사 주최 측 및 회사의 후속 공지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10월에는 기존 IP 팬덤의 결속을 높이고, 11월에는 신작 체험과 더 넓은 대중 노출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다음 대형 게임 전시를 준비하는 국제 게임쇼 전시장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호요랜드의 팬 경험이 지스타의 신작 시연과 대중 노출로 이어지며, 오프라인 접점은 하나의 연속된 마케팅·커뮤니티 전략이 된다. 재구성 이미지.
08

한국 게임업계가 읽을 세 가지: IP, 운영, 그리고 팬의 시간

WHAT THE MARKET CAN LEARN

호요랜드 2026을 특정 회사의 팬 행사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한국 게임시장에서도 라이브 서비스 장기화, 서브컬처 장르 성장, 글로벌 팬덤 확대, 캐릭터 상품과 공연·전시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오프라인 행사는 ‘홍보 예산을 쓰는 곳’이 아니라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운영 채널이 될 수 있다.

LESSON 1

IP를 전시하지 말고 걷게 하라

게임별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을 경험하도록 동선을 설계하면 포트폴리오 전체의 팬 접점이 넓어진다.

LESSON 2

운영은 콘텐츠와 같은 수준으로 디자인하라

예매·대기·입장·결제·품절·휴식 정보가 명확해야 화려한 세트와 굿즈가 제대로 평가받는다. 불편은 가장 강한 기억이 된다.

LESSON 3

팬의 시간을 가장 비싼 자원으로 보라

행사 참가자는 돈보다 먼저 하루를 투자한다. 줄을 줄이고 선택을 쉽게 하며, 기다림마저 납득 가능한 경험으로 만드는 회사가 장기 신뢰를 얻는다.

첫째, IP 확장은 ‘캐릭터 상품을 더 많이 만든다’는 뜻만이 아니다. 세계관을 공간으로 번역하고, 음악을 공연으로 옮기고, 캐릭터 관계를 체험 미션으로 바꾸고, 팬 창작물을 공식 행사 안에 배치하는 과정 전체가 IP 확장이다. 작품이 화면 밖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둘째, 대형 행사의 운영 경험은 곧 브랜드 경험이다. 팬은 회사의 조직도를 보지 않는다. 앱이 먹통인지, 줄이 잘 움직이는지, 스태프 안내가 일관적인지, 품절을 미리 알려주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이 빠른지로 회사를 판단한다. 게임 내 고객지원과 오프라인 현장 운영이 서로 다른 팀의 일이라 해도 이용자에게는 같은 브랜드다.

셋째, 팬 커뮤니티를 ‘관객 수’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팬이 서로 만나는 공간, 사진을 찍는 장소, 창작물을 공유하는 장면,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 순간은 게임 서비스가 직접 제공하기 어려운 사회적 경험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게임을 잠시 쉬는 시기에도 IP와의 관계는 완전히 끊기지 않는다. 라이브 서비스의 수명은 업데이트 주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다음 호요랜드에서 확인할 지점

  • 매진 이후 접근성을 어떻게 넓힐지: 더 큰 장소, 회차 확대, 온라인 연동 가운데 어떤 해법을 택하는가.
  • 부스별 대기 정보를 얼마나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혼잡을 다른 콘텐츠로 분산하는가.
  • 무료와 유료 체험의 비중, 한정 굿즈 수량과 구매 제한이 팬의 체감 공정성을 얼마나 높이는가.
  • 팬 창작과 코스프레가 단순 부대 프로그램을 넘어 행사 핵심 콘텐츠로 얼마나 더 깊게 들어오는가.
  • 호요랜드에서 구축한 팬 경험이 지스타 신작 시연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가.
09

매진 다음에 봐야 할 지표, ‘몇 명 왔나’에서 ‘무엇이 남았나’로

MEASURING THE FESTIVAL AFTER THE SOLD-OUT SIGN

팬 행사에서 가장 쉽게 기사 제목이 되는 숫자는 관람객 수와 매진 여부다. 명확하고 비교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사가 오프라인 행사를 장기 전략으로 운영하려면 그보다 더 세밀한 질문이 필요하다. 어떤 시간대에 가장 혼잡했는지, 어느 부스의 체류 시간이 길었는지, 한 게임을 선택해 입장한 팬이 다른 게임의 체험까지 얼마나 이동했는지, 무대가 끝난 뒤 특정 굿즈나 음원·영상에 관심이 이어졌는지, 처음 방문한 사람과 재방문자의 만족도가 어떻게 달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특히 호요랜드처럼 여러 IP를 한곳에 묶은 행사는 ‘교차 경험’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원신을 보고 온 관람객이 붕괴: 스타레일 부스를 지나며 새로운 캐릭터를 알게 되고, 젠레스 존 제로의 무대에 머물렀다가 집에 돌아가 게임을 설치한다면 오프라인 동선은 실제 이용 전환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특정 인기 부스에만 사람이 몰리고 다른 공간이 비어 있다면 통합 행사의 장점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다. 전시장의 열지도와 대기시간, 체험 완료 수, 행사 뒤 신규·복귀 이용 흐름을 연결해서 보면 ‘공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게임 행사 관람객 흐름과 체류 데이터를 검토하는 분석 테이블을 표현한 재구성 이미지
다음 세대 팬 행사는 관람객 수뿐 아니라 대기시간, 체류, 교차 방문, 재방문 의향 같은 ‘경험의 데이터’를 함께 읽는 운영이 중요해진다. 재구성 이미지.

운영 품질도 계량화할 수 있다. 평균 대기시간이 짧았는지, 가장 긴 대기 구간이 어디였는지, 품절이나 마감 안내가 실제 현장과 얼마나 빨리 동기화됐는지, 안전 요원이 반복해서 같은 문의를 받는 지점이 어디였는지 같은 정보는 다음 해 공간 설계를 바꾸는 근거가 된다. 게임에서 특정 스테이지의 이탈률을 보고 난이도를 조정하듯, 행사도 병목 구간을 찾아 동선을 수정할 수 있다. 한 번의 대형 행사가 다음 행사의 패치 노트가 되는 방식이다.

팬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기록 역시 중요한 성과다. 코스프레 사진, DIY 결과물, 공연 직캠이 아니라 공식 규정 안에서 공유되는 현장 후기, 친구에게 추천하는 문장, 커뮤니티에서 이어지는 팁과 동선 정보는 광고비로 그대로 살 수 없는 자산이다. 다만 공유량이 많다고 무조건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긴 대기나 결제 불편, 품절 문제 역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된다. 그래서 ‘언급량’보다 어떤 감정이 남았는지, 불만이 반복되는 지점이 무엇인지, 운영팀이 이를 얼마나 빨리 고쳤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독립 팬 축제와 대형 게임쇼의 역할 분담도 측정 대상이 된다. 호요랜드에서 기존 팬의 충성도와 커뮤니티 참여가 높아지고, 지스타에서 신작 체험과 신규 관심이 늘어난다면 두 행사는 서로 다른 목적을 수행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10월의 팬 축제와 11월의 지스타가 각각 성공했는지를 따로 보는 것보다, 두 접점 사이에서 팬의 관심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중요하다. 오프라인 전략이 성숙할수록 ‘행사 하나의 흥행’이 아니라 ‘접점 전체의 연결성’이 경쟁력이 된다.

결국 3만4000명이라는 숫자는 출발점이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편하게 움직였는지, 얼마나 다양한 세계를 경험했는지, 무엇을 만들고 나눴는지, 그리고 다음 행사와 다음 게임으로 어떤 기대를 가져갔는지가 더 긴 이야기를 만든다. 관람객 수가 규모를 말해준다면, 이런 지표는 관계의 깊이를 말해준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업데이트 하나로 끝나지 않듯 팬 행사도 폐장과 함께 끝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다음 접점을 준비하는 장기 운영의 한 사이클로 봐야 한다.

여기에는 한 가지 원칙이 더 필요하다. 데이터가 많아져도 팬을 숫자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혼잡도와 체류시간을 분석하는 목적은 사람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는 데 있지 않고, 불필요한 기다림을 줄이고 원하는 경험에 더 빨리 닿게 하는 데 있어야 한다.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것보다 먼저 ‘다음에도 이 행사에 오고 싶은가’를 물어야 한다. 오프라인 축제는 한 번의 매출을 만드는 매장이 아니라 팬과 회사가 서로의 기대를 확인하는 공개된 약속에 가깝다. 특히 처음 온 관람객이 다음 해 다시 찾아오고 싶다고 느끼는 순간, 행사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습관이 된다. 이 약속이 지켜질 때 매진은 희소성의 기록을 넘어 신뢰의 기록이 된다.

EDITORIAL VIEW

오프라인 행사의 진짜 경쟁력은 ‘현실에서만 가능한 감정’을 만드는 데 있다

게임사는 디지털 경험을 만드는 데 누구보다 익숙하다.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이벤트를 열고, 접속 보상을 주고,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본다. 그러나 오프라인 축제는 완전히 다른 질문을 던진다. 같은 공간에 수천 명이 모였을 때 사람은 무엇을 보고, 어디서 멈추고, 누구와 이야기하고, 무엇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가.

호요랜드 2026의 3만4000명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팬은 게임을 ‘켜기’ 위해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좋아하는 세계가 현실에 잠깐 나타났다는 사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한 장소에 있다는 사실, 자신이 그 세계의 일부라는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한다. 이런 감정은 스트리밍 영상이나 온라인 이벤트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음 경쟁은 더 큰 조형물이나 더 많은 굿즈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팬의 시간을 존중하는 운영, 참여할 여백을 주는 프로그램, 작품마다 다른 감정을 살리는 공간, 처음 온 사람도 길을 잃지 않는 정보 설계가 중요하다. 세계관을 현실로 옮기는 기술은 결국 사람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호요랜드 2026, 핵심만 다시 보기

호요랜드 2026은 언제, 어디서 열렸나?

2026년 10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7·8홀과 후면 광장에서 열렸다. 공식 안내 기준 운영시간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4~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였다.

총 방문객은 몇 명이었나?

호요버스코리아가 10월 6일 밝힌 총 방문객은 3만4000명이다. 개막 시점 보도에 따르면 행사 4일치 티켓 3만4000장도 사전에 매진됐다.

어떤 게임이 참여했나?

붕괴3rd, 원신, 미해결사건부,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5개 대표작이 참여했다. 실내와 야외 공간에 게임별 테마 부스와 체험, 무대, 굿즈·푸드·DIY 등의 프로그램이 배치됐다.

호요버스의 다음 국내 오프라인 일정은?

지스타 2026 참가가 확정돼 있다. 지스타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며, 호요버스는 100부스 규모 전시와 기존 작품 이벤트, 개발 중 신작 2종의 국내 첫 오프라인 시연을 예고했다.

자료 출처

  1. HoYoLAND2026 공식 통합 주의사항 — 행사 일정·장소, 티켓 및 입장 운영 기준.
  2. HoYoLAND2026 공식 FAQ — 재입장, 굿즈 구매, 유료 체험 등 현장 운영 기준.
  3. Inven Global, 2026.10.06 — 호요버스코리아 발표를 인용한 3만4000명 방문 결산.
  4. 연합뉴스, 2026.10.02 — 개막 현장 및 3만4000장 티켓 매진 보도.
  5. 게임메카, 2025.10.13 — 호요랜드 2025 약 3만2000명 방문 발표.
  6. 연합뉴스, 2026.08.31 — 호요랜드 개최 계획, 지스타 4년 만의 복귀와 신작 시연 계획.
  7. G-STAR 2026 공식 전시 안내 — 11월 19~22일 부산 벡스코 개최 일정.
화면 안에서 오래 살아온 세계가, 이제는 팬이 직접 걷고 만나고 기억하는 현실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댓글

많이 본 기사

호르무즈 해협 6개월째 불안|미·이란 재충돌과 세계 에너지·해운의 다음 고비

이태원 참사 특조위 1년 연장|오늘 본회의 쟁점과 2027년 조사 과제

WTO 공공포럼 2026 개막, 서비스·디지털 경제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통상 질서

2026년 9월 인사청문회 일정 총정리|6명 장관 후보자와 핵심 쟁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