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부족은
채용만으로
풀릴까
교직의 미래.
사람을 뽑는 일에서
계속 가르칠 조건으로.
연속성
2026년 10월 19일 OECD가 발표한 교직의 미래 보고서는 교사 부족을 채용 숫자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UNESCO의 세계 교사 수요와 한국의 학생 감소·대체인력 지표를 함께 읽으면,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교실 운영의 설계다.
교사를 더 뽑아야 한다는 소식과 학생이 줄어든다는 소식은 서로 모순처럼 들린다. 그러나 두 문장이 가리키는 장소와 시간, 교육 단계가 다르다면 둘 다 사실일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는 학교에 처음 들어올 아이를 가르칠 사람이 필요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기존 교사가 퇴직한 자리를 채워야 한다. 전국 학생 수가 줄어드는 나라에서도 특정 과목이나 학교의 시간표는 비어 있을 수 있다. 국제 교사 수급 논의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큰 숫자를 우리 교실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의 대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OECD가 10월 19일 공개한 『Co-constructing Visions for the Future of Teaching』은 이 문제에 한 가지 중요한 관점을 더했다. 교사를 부족한 자리에 투입할 인원으로만 보지 말고, 경력을 발전시키고 동료와 협력하며 교육의 변화를 설계하는 전문직으로 보자는 것이다. 보고서가 다룬 것은 앞으로 실제로 일어날 일을 맞히는 예언이 아니다. 여러 교육 관계자가 바라는 미래를 함께 만들고, 그 미래에 가까워지려면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찾는 작업이다.
이번 기사는 그 새 보고서를 출발점으로, 10월에 공개된 UNESCO의 교사 자료와 9월 29일 발표된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6』의 한국 자료를 대조했다. 서로 다른 조사에서 나온 수치를 하나의 순위표에 섞지 않고, 세계의 신규 수요와 한국의 인력 운영을 구분해 살펴본다. 아래에서 제시하는 정책 평가 질문과 가상의 학교 사례는 이 자료를 읽기 위한 설명이며, 특정 학교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FOCUS 01새 보고서가 바꾼 질문: 몇 명을 뽑을까에서 어떻게 오래 가르칠까로
교사 부족에 대한 가장 빠른 대답은 모집 인원을 늘리는 것이다. 당장 교실을 담당할 사람이 없다면 필요한 조치다. 다만 채용 이후의 조건을 그대로 두면 새로 들어온 사람도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양성기관을 확대하는 정책과 현직 교사가 계속 일하도록 돕는 정책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한쪽은 유입을, 다른 쪽은 유지와 성장을 담당한다. 둘 중 하나만 계산하면 인력 계획은 사람을 뽑는 데 성공하고도 수업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할 수 있다.
OECD의 새 보고서는 교직의 미래를 세 가지 바람으로 정리한다. 개인과 집단의 성장을 통한 경력의 충족, 교사의 웰빙, 교실 안의 혁신이다. 여기서 웰빙은 잠시 쉬는 프로그램 하나를 뜻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있는 업무, 신뢰할 수 있는 동료 관계, 전문성을 발휘할 여지와 생활을 지속할 조건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혁신도 새로운 기기를 더 들여놓는 일에 한정하지 않는다. 교사가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연구하고 수업 방식과 역할을 바꾸는 능력이 중심에 있다.
세 목표가 함께 제시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경력 개발을 강조하면서 연구 시간을 주지 않거나, 협업을 요구하면서 회의만 늘리는 방식은 목표끼리 충돌하게 만든다. 새로운 역할을 맡은 교사에게 기존 업무를 그대로 남기면 그 역할은 성장의 기회보다 추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의 의미는 좋은 교사의 덕목을 더 길게 나열했다는 데 있지 않다. 좋은 수업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조직의 조건을 교사 정책의 중심으로 옮겼다는 데 있다.
출처: OECD, 2026년 10월 19일 보고서 및 요약. 공식 자료
FOCUS 02네 교육체계의 미래 구상은 세계 전체의 여론조사가 아니다
보고서는 2024~2026년 오스트리아, 벨기에 플랑드르, 영국 웨일스, 몰타에서 진행한 작업을 종합한다. 교사와 학교 지도자뿐 아니라 정책 담당자, 연구자, 교사교육 관계자 등이 연구 근거를 검토하고 설문과 워크숍을 거쳐 바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연구 세미나에서 논의를 다듬고, 설문으로 중요도와 변화 필요성을 살피고, 워크숍에서 구체적인 미래를 구성한 다음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다. 설문 응답만 모아 곧바로 정책 처방을 만든 것과는 다르다.
이 방법의 장점은 평균적인 교사 한 사람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신규 교사, 경력 중간 단계의 교사, 전문 분야를 더 깊이 연구하고 싶은 교사에게 필요한 지원은 같지 않다. 보고서의 ‘교사 페르소나’는 이런 서로 다른 조건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토론 도구다. 실제 개인의 전기를 모아 놓은 자료나 그 나라 교사 모두를 통계적으로 대표하는 인물로 읽으면 안 된다. 정책을 설계할 때 누가 혜택을 얻고 누가 제약을 받는지 점검하는 장치에 가깝다.
대표성에도 명확한 선이 있다. 보고서의 관련 표는 설문이 비대표성 자발적 참여 표본이라고 명시한다. 네 교육체계의 사례에서 공통 주제가 나왔다고 해서 전 세계 교사의 일정 비율이 같은 정책에 찬성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대표성 있는 대규모 조사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실무적 가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통계는 문제의 크기를 보여주고, 참여형 논의는 실행할 때 부딪힐 조건을 드러낸다. 두 종류의 근거가 서로 다른 일을 한다는 점을 아는 것이 제대로 된 활용의 시작이다.
출처: OECD 보고서 제1장, 표 1.2와 그림 1.1. 공식 자료

FOCUS 03‘교사 5천만 명 필요’는 오늘 빈 교실 5천만 개라는 뜻이 아니다
UNESCO는 10월 5일 공개하고 13일 갱신한 설명에서 세계 교사가 약 1억700만 명이며, 취학 전부터 초등·중등교육의 보편적 접근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약 5천만 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망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필요 교사의 58%가 교직을 떠나는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수요라는 설명이다. 전체를 순수한 정원 확대로 읽거나 현재의 미충원 자리만 세어 놓은 숫자로 읽으면 인력 문제의 구조가 달라 보이게 된다.
퇴직자를 대체하는 채용은 신규 학급을 만드는 채용과 기능이 다르다. 전자는 기존 수업을 이어 가고, 후자는 교육에 접근하지 못하던 학생에게 기회를 넓히거나 늘어난 수요를 감당한다. 두 채용 모두 필요하지만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는 달라야 한다. 새 교사를 많이 채용했다는 발표만 보고 교육 여건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결론 내릴 수 없는 이유다. 같은 기간 얼마나 많은 교사가 떠났는지와 어떤 학교에 배치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또한 2030년까지의 국제적 목표를 특정 연도의 한국 채용 목표로 환산할 수는 없다. 전망은 교육 단계와 인구 구조, 현재의 참여율, 교직 이탈 등 여러 조건을 담는다. 세계 합계에는 교육 기회를 빠르게 넓혀야 하는 지역과 이미 폭넓게 취학한 지역이 함께 들어 있다. 여기서 한국 독자가 가져올 질문은 ‘세계가 부족하니 한국도 같은 비율로 늘려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의 유입·유지·복귀·배치 가운데 어느 부분이 취약한가’다.
UNESCO의 다른 설명에서 보이는 4천400만 명과 이번 5천만 명을 비교할 때도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교사 주제 페이지의 4천400만 명은 초등·중등교육의 보편화를 위한 수요로 설명되고, 10월 자료의 5천만 명은 취학 전 교육을 함께 포함한다. 두 숫자의 차이를 곧바로 최근 몇 주 동안 부족이 급증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없다. 범위가 다른 전망을 시간의 변화로 바꾸는 오류는 국제통계에서 특히 조심할 부분이다.
출처: UNESCO·UIS, New UNESCO data: For every two teachers, the world needs one more. 공식 자료
관련 범위 확인: UNESCO Teachers. 공식 자료

FOCUS 04부족을 세는 방법부터 네 갈래로 나눠야 한다
첫 번째는 모집 계획에 비해 사람이 부족한 경우다. 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필요한 채용 규모를 추정하고, 그 수요를 충족했는지 확인한다. 두 번째는 실제로 채워지지 않은 직위를 세는 경우다. 시작 시점의 빈자리 수는 명확해 보이지만, 학교가 애초에 몇 자리를 승인받았는지가 결과에 영향을 준다. 필요한 수업이 있어도 정원이 잡히지 않았다면 공식 공석에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공석이 적다는 사실과 교육적 필요가 충분히 충족됐다는 판단은 같은 문장이 아니다.
세 번째는 자격과 전문성의 문제다. OECD는 각국 규정에 따른 완전한 교사 자격 요건을 아직 충족하지 않은 교사를 별도로 살핀다. 해당 범주에는 학력은 있지만 필수 훈련이나 자격을 마치지 않은 경우 등 서로 다른 경로가 포함된다. 그러므로 외국 통계의 이 범주를 한국의 기간제 교사와 곧바로 같은 뜻으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 계약 기간과 법정 자격은 서로 다른 축이다. 짧은 계약이라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며, 정규 직위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교과의 전문성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네 번째는 일시적 부재와 배치의 불일치다. 명부에 재직자가 있어도 휴직 기간에 수업을 이어 갈 사람은 별도로 필요하다. 전국 총원이 맞아도 과목과 지역, 수업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학생이 체감하는 공백이 생긴다. 이 네 가지를 구분하면 해법도 달라진다. 모집 홍보, 양성·자격 지원, 대체인력 체계, 지역별 배치 개선을 하나의 ‘충원율’에 모두 맡기지 않게 된다. 정책을 평가할 때는 어느 종류의 부족을 줄이려는 대책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6 한국 국가보고서의 교사 부족 측정 설명. 공식 자료

FOCUS 05한국 자료에 함께 등장한 ‘부족 없음’과 ‘장기 부재 8.8%’
OECD의 한국 국가보고서는 한국이 예상 채용 수요를 기준으로 부족을 측정하며, 2024/25학년도 시작 전 또는 시작 시점의 중등교육에서 부족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초·중등교육의 완전한 자격 요건 미충족 교사가 보고되지 않은 나라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이 문장을 읽을 때는 조사 범위와 측정 방식을 함께 붙여 두어야 한다. 이를 ‘한국의 모든 학교와 과목에서 인력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결론으로 넓히면 보고서보다 더 큰 주장을 하게 된다.
같은 자료는 초·중등 교사의 8.8%가 두 달 이상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제시한다. 장기 병가, 육아휴직, 일시적인 파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수업 8.8%가 취소됐다는 뜻이 아니고, 해당 교사들이 교직을 영구적으로 떠났다는 뜻도 아니다. 대체교사가 수업을 담당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숫자가 알려 주는 것은 권리로 보장된 휴직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 그에 맞는 대체 역량도 운영상 중요하다는 점이다.
부재를 줄이는 것만을 성과로 삼으면 필요한 휴직을 쓰지 못하게 하는 잘못된 유인이 생길 수 있다. 더 적절한 질문은 자리를 비우는 것이 예정됐을 때 인수인계와 대체인력 확보가 얼마나 빨리 이뤄졌는지, 복귀 뒤 수업과 업무가 무리 없이 이어지는지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교사의 개인 사정을 공개하는 일이 아니라 수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체계다. 인력 통계를 학교 구성원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바꾸지 않고 서비스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자료로 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6: Korea, Highlights 및 Teacher shortages. 공식 자료

FOCUS 06학생이 줄어도 교사 수요가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
OECD 한국 자료에서 2015~2024년 초등학생 수는 8% 감소했지만 초등교사 수는 8% 늘었다. 교사 수는 전일제 환산 기준이며 공·사립을 포함한다. OECD 평균에서는 같은 기간 초등학생이 2%, 교사가 13% 증가했다. 이런 차이는 학생 수와 교사 수 사이에 하나의 자동 계산식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학급 규모, 교사의 근무시간, 학생의 수업시간과 교육정책이 필요한 인원을 함께 결정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5~14세 아동 수가 2024~2033년 4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실제로 이미 일어난 감소가 아니라 해당 기간을 대상으로 한 전망이며, ‘교사도 40% 줄여야 한다’는 권고가 아니다. 다른 정책이 그대로라는 조건에서는 교사 수요를 낮추는 요인이 되지만 지역별 인구 이동과 교육 제공 방식을 함께 봐야 한다. 전국 인구의 평균적인 방향만으로 각 학교의 학급 수와 교과 시간표를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다.
가상의 두 학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학교는 여러 학급에서 학생이 조금씩 줄고, 다른 학교는 새 주거지로 학생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전국으로 합치면 학생 감소가 이어져도 두 번째 학교에는 추가 배치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작은 학교가 학생 수 감소만큼 모든 교과를 비례 축소하면 학생이 배울 수 있는 과목 자체가 줄 수 있다. 이 예시는 실제 지역의 현황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인구 전망을 운영계획으로 바꿀 때 공간과 교육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6: Korea, 표 7 관련 설명. 공식 자료

FOCUS 07교직 이탈률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근무환경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한국의 2024/25학년도 공립기관의 완전한 자격을 갖춘 초·중등교사 교직 이탈률은 퇴직과 사직을 포함해 1.9%로 제시됐다. OECD 평균은 6.4%다. 이 수치는 현직 인력의 유지라는 면에서 중요한 비교점이다. 다만 이탈에는 정년퇴직도 포함되므로 전부 불만족 때문에 떠난 사람으로 셀 수 없다. 교직의 연령 구조, 노동시장 조건, 직업 문화도 영향을 준다. 동일한 이탈률이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경험을 뜻하지 않는 이유다.
계속 근무하는 사람의 경험을 알려면 별도의 질문이 필요하다. OECD의 TALIS 2024 한국 자료는 중학교 단계 교사들이 자신의 근무조건과 협업, 학습 기회 등을 어떻게 보고했는지 다룬다. 이 조사는 인사기록에 있는 퇴직자 수와 다른 종류의 근거다. 현재 직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과 충분한 지원을 받는다고 느끼는지는 동시에 측정해야 한다. 만족도를 실제 퇴직으로 간주해서도 안 되지만, 실제 퇴직이 적다는 이유로 만족도 자료를 버려서도 안 된다.
정책의 시간차도 있다. 채용 인원이나 퇴직자 수는 비교적 분명하게 집계되지만, 숙련된 교사가 어떤 업무를 포기했는지, 신규 교사가 도움을 구할 곳을 찾았는지는 그 숫자만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당장 사람이 남아 있어도 수업 준비와 전문적 성장에 쓸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유지 정책의 목표는 이직을 막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 일하는 동안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경력 중간에 역할을 바꿀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6 한국 자료 및 TALIS 2024 한국 국가보고서. 공식 자료

FOCUS 08교사의 시간표에서 수업시간과 총근로시간을 혼동하지 않기
교사 업무를 수업시간만으로 평가하면 준비와 평가, 학생 지원, 협업이 빠진다. 반대로 서로 다른 조사에서 나온 총근로시간을 한 줄로 나열하면 실제보다 정밀한 비교처럼 보일 수 있다. 법정 또는 예정된 연간 근무시간, 설문 응답자가 기억하는 주당 근무시간, 특정 교육 단계의 전일제 교사 시간은 각각 범위가 다르다. 같은 ‘시간’이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모두 같은 분모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TALIS 2024의 한국 자료에서 전일제 중학교 단계 교사가 보고한 주당 총근로시간은 43.1시간이며, 그 가운데 행정업무는 주당 6시간으로 제시된다. 이 수치는 2024년 설문에 대한 응답이다. 2026년 어느 학교의 한 주를 실측한 기록이 아니다. OECD의 다른 교육통계에 실린 연간 순수 수업시간이나 성인역량조사의 근무시간과 직접 빼기를 해 ‘남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업무 조정을 검토할 때도 이름만 바꾸는 방식은 효과가 약하다. 서류 작성 시간을 줄였지만 새로운 시스템에 같은 정보를 다시 입력하게 한다면 교사의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 협업 시간을 확보하겠다고 회의를 추가한 뒤 기존 업무를 줄이지 않으면 총부담은 늘 수 있다. 평가에 필요한 것은 프로그램을 몇 개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이 없어졌고 누가 어떤 일을 맡게 됐는지다. 수업의 질과 책임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인 작업을 덜어 내는 구체적인 재배치가 핵심이다.
출처: OECD, TALIS 2024 한국 국가보고서의 Working hours 및 Sources of stress. 공식 자료
FOCUS 09교실을 떠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는 경력 경로
OECD의 미래 보고서에서 경력 발전은 관리직 승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정 교과나 수업 방법의 전문가가 되고, 동료 교사를 지원하고, 연구자와 함께 현장의 문제를 탐구하는 수평적 성장도 포함한다. 교사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길 때는 이름보다 시간이 중요하다. 멘토라는 직함을 줬지만 상담할 시간이 없고, 연구 담당으로 정했지만 연구 내용을 검토할 동료가 없다면 역할은 서류에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가 소개한 오스트리아의 ‘Seitenwechsel’ 사례는 다른 분야를 경험한 뒤 교실로 돌아오는 경로다. 참여 교사는 기업에서 1년을 일한 다음 학교로 돌아와 그 경험을 수업에 연결한다. 이는 모든 교사에게 적용되는 의무나 세계적으로 검증된 만능 해법이 아니라, 학교 밖 경험을 경력의 일부로 설계한 프로그램 사례다. 이 기사에서는 그 취지를 소개할 뿐 한국에서 같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비슷한 방향을 논의한다면 ‘외부 경험이 좋다’는 찬성 문장보다 운영 조건을 먼저 물어야 한다. 참여 기간의 대체수업은 누가 맡는지, 돌아온 교사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지, 참여 기회가 일부 학교에만 몰리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외부 조직과의 관계에서 교육 목적과 이해관계도 분명히 해야 한다. 경력의 유연성은 교실을 비우는 자유만이 아니라 나가고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학생의 학습을 지키는 설계를 포함한다.
출처: OECD 보고서 제3장, 상자 3.2. 공식 자료

FOCUS 10멘토링은 ‘프로그램 있음’과 ‘내 멘토 있음’이 다르다
TALIS 2024 한국 자료에는 신규 교사를 둘러싼 흥미로운 구분이 있다. 경력 5년 이하 교사 중 담당 멘토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인 반면, 어떤 형태로든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에서 일한다는 비율은 88%였다. 두 지표는 서로 모순이 아니다. 학교에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과 특정 교사에게 실제로 멘토가 배정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 평균과 단순 순위를 매기기 전에, 같은 조직에서도 제도의 존재와 개인의 접근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을 필요가 있다.
제도를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이 간격이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뀐다. 신규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다 막혔을 때 누구에게 언제 도움을 구할 수 있는가. 멘토와 대화할 시간은 정해져 있는가. 관찰과 피드백이 평가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형식적인 대화로 끝나지는 않는가. 도움을 주는 교사의 노력도 업무로 인정되는가. 이런 조건이 없으면 좋은 의도로 만든 프로그램이 개인의 친절과 야근에 기대게 된다.
멘토링의 결과를 행사 횟수만으로 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실제로 질문할 관계가 형성됐는지, 수업 준비에서 어떤 어려움이 줄었는지, 지원을 받지 못한 신규 교사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이를 확인한다며 교사와 학생의 민감한 사례를 무분별하게 모으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운영 지표와 안전한 의견수렴을 함께 설계하면 프로그램의 실질을 점검하면서도 신뢰를 지킬 수 있다.
출처: OECD, TALIS 2024 한국 국가보고서의 Induction and mentoring. 공식 자료

FOCUS 11협력은 책임을 모두에게 흩뜨리는 일이 아니다
새 OECD 보고서는 교사의 미래를 뒷받침할 주체로 정책 담당자, 다른 부문의 협력자, 학교 공동체, 리더십을 제시한다. 이 구분은 문제를 교사 개인의 의지에 맡기지 않도록 한다. 교육과 복지, 지역사회가 만나는 문제에는 여러 전문성이 필요하고, 학교가 모든 기능을 내부에 갖출 수는 없다. 동시에 기관이 많이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원이 자동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연결의 과정 자체에도 담당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기관의 수업 지원 프로그램이 생겼다고 가정하자. 학교와 기관이 각자 다른 양식을 요구하고 일정이 맞지 않으면 교사는 조정 업무를 추가로 떠안을 수 있다. 반대로 문의 창구, 역할, 일정, 학생 보호 기준을 미리 합의하면 외부 전문성을 활용하면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협력 기관의 수보다 경계에서 생기는 마찰을 줄이는 방식이다. 여기서 리더십은 모든 결정을 한 사람에게 모으는 권한이 아니라, 구성원이 일할 조건을 정리하고 충돌을 조정하는 역할로 이해할 수 있다.
학교 공동체의 참여 역시 모든 전문적 판단을 다수결로 결정하자는 뜻이 아니다. 교사의 전문성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자의 의견, 행정의 책무가 서로 어떤 관계인지 명확해야 한다. 의견을 듣는 절차와 최종 결정의 책임을 구분하면 참여가 책임 회피의 통로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학생과 보호자에게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리고, 교사에게는 어떤 판단의 여지가 주어지는지 설명하는 것이 협력의 실질이다.
출처: OECD 보고서 제2장, 그림 2.2. 공식 자료

FOCUS 12AI 도입에서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절약한 시간이 어디로 가는가다
교사 부족 논의에 AI가 등장하면 사람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가 주목받기 쉽다. OECD 보고서의 관련 논의는 기술이 전문적 판단을 보완해야 한다는 방향에 가깝다. 초안 작성이나 자료 분류를 도와주는 도구가 있어도 학생의 이해를 확인하고 맥락을 판단하며 피드백의 책임을 맡는 일은 남는다. 한 업무가 빨라진다는 사실만으로 교사 한 사람의 역할 전체가 사라진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학교가 도구를 도입할 때는 작업을 작게 나눠 검토할 수 있다. 자료 초안 만들기, 사실 확인하기, 학습자에게 맞게 고치기, 실제 수업에 사용하기, 결과를 평가하기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자동화가 첫 단계를 줄여도 검증과 수정 시간이 크게 늘면 총절약은 작을 수 있다. 사용법을 익히는 시간과 오류를 처리하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는 도구의 출력량이 아니라 사람이 최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과까지 도달하는 전체 과정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 하나의 기준은 절약한 시간의 사용처다. 줄어든 시간이 학생 피드백이나 공동 수업 준비로 돌아가면 교육적 의미가 생긴다. 반대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면 업무의 압축일 뿐 부담의 감소가 아닐 수 있다. 학생 정보와 교사의 평가 자료를 어떤 시스템에 입력할지, 결과의 오류를 누가 확인할지, 사용하지 않을 선택지가 있는지도 운영 규칙의 일부다. 기술은 인력 계획을 생략하는 지름길이 아니라 교직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검토해야 한다.
출처: OECD 보고서 요약 및 제11장 Human-AI collaboration 논의. 공식 자료

FOCUS 13자율성과 공통 기준은 반대말이 아니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말은 수업의 결과를 확인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학생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 기준이 있어야,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모든 절차를 세세히 고정하면 현장의 조정이 어려워지고, 아무 기준도 없으면 학생이 받는 교육의 일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공통 목적과 현장의 판단 사이의 경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UNESCO와 ILO는 1966년 교원 지위 권고의 개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권고는 교사의 권리와 책임, 양성, 채용과 근무조건을 다루는 국제적인 준거다. 2026년 10월 현재 확인되는 것은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지, 새로운 최종 규범이 이미 완성돼 한국의 제도를 자동으로 바꿨다는 사실이 아니다. 국제기구의 권고와 국내의 구체적인 법령·행정지침은 구분해야 한다.
이 논의를 실무로 가져오면 ‘교사에게 맡길 것’과 ‘조직이 제공할 것’을 함께 써야 한다. 교육과정에 맞는 수업을 설계할 재량을 주면서도 자료와 연수, 동료 검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생 보호와 공정한 평가는 공통 책임으로 분명히 하고, 어떤 증거로 개선을 확인할지도 정해야 한다. 자율성은 지원 없이 책임만 넘기는 방식이 아니고, 책무성은 매일의 행동을 모두 기록하게 만드는 방식만 있는 것도 아니다.
출처: UNESCO, 1966·1997년 권고 개정 안내와 1966년 권고 설명. 공식 자료
FOCUS 14지원정책의 비용에는 ‘누가 대신 맡는가’가 들어가야 한다
교사에게 연수와 협업 시간을 주려면 그 시간에 수업과 학생 지원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계산해야 한다. 좋은 제도를 발표하는 비용과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비용은 다르다. 대체인력, 일정 조정, 공동 자료, 지원 담당자의 전문성이 함께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조건을 제외한 채 프로그램 참가비만 계산하면 시행 뒤 학교에 숨은 부담이 남는다. 인력 정책은 사업 목록이 아니라 하루의 운영을 바꾸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든 학교에 똑같은 사업을 제공하는 것이 언제나 형평성 있는 방식도 아니다. 작은 학교와 큰 학교, 교과별 담당자가 충분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는 지원을 활용할 여건이 다르다. 동일한 연수 기회라도 대체수업을 구하기 어려운 학교에서는 참여가 제약될 수 있다. 학교별 조건을 확인하지 않으면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 오히려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도의 총량뿐 아니라 실제 접근 가능성을 함께 보는 이유다.
재정을 평가할 때도 채용 비용과 유지 비용을 단순히 맞바꿀 수는 없다. 필요한 새 교사를 뽑지 않은 채 현직의 노력만 늘리는 것은 유지 정책이 아니다. 반대로 지속 가능한 근무환경을 손보지 않고 모집 규모만 늘리는 것도 장기적인 수급 계획이라고 보기 어렵다. 어떤 기능에 새 인력이 필요한지, 기존 인력의 전문성이 어디서 막히는지, 보조 업무를 다른 전문인력이 담당할 수 있는지 나눠 검토해야 제한된 자원을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출처: OECD 보고서 제3~5장과 결론의 실행 조건을 바탕으로 한 정책 평가 관점. 공식 자료
FOCUS 15국제협력에서도 건물과 장비 다음의 교사를 봐야 한다
세계 교사 수요를 한국의 국내 정원 논쟁으로만 읽으면 국제적 의미가 줄어든다. 교육협력의 관점에서는 학교 시설과 교재, 디지털 장비를 제공하는 일 이후에 누가 그 자원을 사용해 교육을 이어 갈지까지 살펴야 한다. 학교가 생겼다는 사실과 학생이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배운다는 사실은 같지 않다. 교사의 양성, 근무 지속, 전문성의 갱신이 시설의 효과를 뒷받침한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의 교직을 한국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정답이라는 뜻도 아니다. 교육 언어, 교사 자격 체계, 지역의 생활조건과 재정은 다르다. 특정 프로그램을 옮길 때는 현지 교사와 교육 당국이 정의한 필요에 맞는지, 사업이 끝난 뒤 운영 주체와 비용이 남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제기구 자료는 비교를 위한 출발점이지만, 개별 지역의 우선순위를 대신 정해 주지는 않는다. 현지의 전문성을 협력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지속성의 조건이다.
성과를 보여주는 사진이나 참가자 수보다 중요한 질문도 있다. 연수를 마친 교사가 현장에 돌아가 사용할 수 있는 자료와 시간이 있는지, 배운 내용을 함께 검토할 동료가 있는지, 담당자가 바뀌어도 지원이 이어지는지다. 이런 질문은 국내 학교 정책과 국제협력을 연결한다. 환경은 달라도 교육의 질을 단발성 투입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지속적인 역량으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UNESCO의 교사 지원 방향과 OECD의 맥락 기반 협력 논의를 종합한 해설. 공식 자료
FOCUS 16다음 발표에서 확인할 지표는 한 개가 아니라 연결된 묶음이다
교사 정책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최소한 서로 다른 네 종류의 자료가 필요하다. 첫째는 유입이다. 지원자와 자격 취득자, 실제 임용자가 어떤 경로로 이어지는지 본다. 둘째는 배치다. 지역과 과목, 학교급별로 필요한 자리를 언제 채웠는지 확인한다. 셋째는 유지와 복귀다. 퇴직·사직과 일시적 부재를 구분하고, 대체 및 복귀 지원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핀다. 넷째는 수업을 지속할 조건이다. 전문적 학습과 협업을 위한 시간이 실제로 확보됐는지 확인한다.
이 네 묶음은 하나의 종합점수로 급히 합치기보다 나란히 보는 편이 낫다. 채용은 늘었지만 특정 과목의 공백이 남을 수 있고, 교직 이탈은 낮지만 신규 교사의 지원 접근은 약할 수 있다. 어느 지표가 좋아졌을 때 다른 지표가 나빠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수업 공백을 줄이겠다고 기존 교사의 부담을 과도하게 늘렸다면 단기 성과가 장기 위험을 만들 수 있다. 운영의 안정성과 교육적 질을 서로 떼어 놓지 않는 평가가 필요하다.
비교 가능한 자료를 만들려면 정의부터 공개해야 한다. 조사 기준일, 공·사립 포함 여부, 머릿수인지 전일제 환산인지, 실제 기록인지 설문 응답인지 적어야 한다. 학생과 교사의 개인적인 사유를 필요 이상으로 공개할 이유는 없다. 책임 있는 데이터 공개는 모든 사생활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분모와 방법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독자는 그래프의 큰 숫자보다 그 아래의 작은 설명을 먼저 읽을수록 잘못된 결론을 피할 수 있다.
FOCUS 17한국 독자가 가져갈 세 가지 질문
첫째, 지금 듣고 있는 ‘교사 부족’은 무엇의 부족인가. 채용 계획, 공석, 자격, 대체인력, 특정 지역과 과목 가운데 어느 문제인지 구분해야 한다. 둘째, 대책은 유입만 늘리는가, 아니면 교사가 계속 가르칠 조건도 바꾸는가. 채용 공고와 함께 멘토링, 협업 시간, 경력 경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생 수 전망을 실제 학교 운영에 반영할 때 지역과 교육과정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는가.
10월 19일 OECD 보고서의 가치는 세계 모든 학교에 적용할 단일 처방을 제시했다는 데 있지 않다. 전문직의 미래를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함께 설계하고, 바라는 모습에서 실행 조건을 거꾸로 찾았다는 데 있다. UNESCO의 교사 수요는 세계가 해결해야 할 규모를 보여주고, 한국의 자료는 우리의 문제를 다른 분모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서로 다른 자료를 맞춰 읽을 때 비로소 ‘더 뽑을 것인가, 덜 뽑을 것인가’보다 정확한 질문이 나온다.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국제 순위표의 한 줄이 아니라 다음 학기에도 필요한 수업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가다. 교사에게 중요한 것은 충원 숫자 속 한 명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협력하며 전문성을 이어 갈 수 있는가다. 두 질문은 같은 조직 설계를 가리킨다. 사람을 확보하는 일과 사람이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함께 계획해야 교실은 안정된다. 세계의 교사 부족을 읽는 가장 실용적인 출발점도 바로 그 구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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